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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식 '속도 축구', 한국축구 흐름 바꿨다
나이지리아전 평가전 승리, 전술적 변화 빠른패스, 스페인축구 모델 시도
 
김병윤   기사입력  2010/08/13 [11:59]
8월11일 ‘조광래 축구’가 첫 선을 보였다. 나이지리와의 평가전(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조광래 축구’는 2 : 1 승리를 거두면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 16강 진출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평가전을 통하여 나타난 ‘조광래 축구’는 ‘허정무 축구’와 상이하게 달랐다. ‘허정무 축구’가 조직력 보다는 선수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한 측면공격에 초점을 맞춘 축구였다면, ‘조광래 축구’는 개인능력과 패스를 위주로 한 섬세함을 꾀한 조직력 축구였다.

두 축구를 비교한다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다. 그러나 현대축구가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한 스피드와 패스 위주의, 조직력 축구가 대세라는 점을 간과한다면 ‘조광래 축구’는 미래에 희망을 던져준다. 그 희망에는 조광래(56)감독의 선수 선발이 자리 잡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감독 선임 후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 멤버에, 윤빛가람(20. 경남 FC), 조영철(21.알비렉스 니가타), 김영권(21. FC 도쿄), 홍정호(21. 제주Utd), 최효진(27. FC 서울) 등등 신예를 선발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출전시켰다. 이는 조광래 감독의 지도력의 모험인 동시에 자신감 및 신예 선수들에 대한 무한 신뢰를 뜻한다.

여기에 윤빛가람과 최효진은 각 각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리며 ‘조광래 축구’를 빛냈다.
특히 최효진은 측면 윙백임에도 골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한국축구 수비 지향적인 전술 흐름을 변화시키겠다는 조광래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그동안 대표팀 국내 감독들은 윙백의 적극적인 공격가담 축구를 구사하는데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이 공격적인 '변형 스리백'으로 전환했다는 점은 획기적이며, 세계축구와의 경쟁력 강화에도 매우 고무적이다.

또한 ‘조광래 축구’는 3 - 4 - 3 포메이션을 선택 미드필더의 짧은 패스로, 정교한 축구를 구사해 조직력을 극대화시킴은 물론 공격의 다양화를 꾀했다.그 중심에는 신예 윤빛가람이 있었다. 윤빛가람은 기술과 지능이 뛰어나 현대축구 미드필더로서 조직력 축구를 구사하는데 ‘안성마춤’인 선수다.

조광래 감독은 수비 포메이션도 포백이 아닌 이정수(30. 알 사드), 곽태휘(29. 교토상가),  김영권으로 스리백을 선택, 스리백을 미드필더까지 전진시켜 공격에 포인트를 둔 작전을 펼쳤다.

2 : 1이라는 결과론으로 조광래 감독의 스리백 수비 포메이션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한국축구 수비 포메이션으로 굳어졌던 포백을 버리고 스리백 포메이션을 선택한, 조광래 감독의 수비 포메이션은 선수 상호간 호홉과 후반 측면 공격력면에서 아쉬움을 던져줬다.

분명 나이지리아전을 통하여 나타난 ‘조광래 축구’는 기존의 한국축구와는 다른 체질개선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짧은 패스, 빠른 볼터치, 빠른 경기템포, 미드필더의 과감한 공격 침투, 양 측면 윙백의 적극적 공격가담, 전원공격, 전원 수비에 가까운 토털축구, 상황에 따른 압박, 선수 상호간 유기적인 플레이 전개 등등

선수시절 ‘컴퓨터 링커’라는 애칭을 얻었던 조광래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는 동안, 선수들에게 기술과 지능적인 플레이에 포인트를 둔 축구 지도에 온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실은 서울 FC를 거쳐 경남 FC에서 꽃을 피웠고, 대표팀 사령탑 선임 후 ‘조광래 축구’ 심기에 나서 일단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A매치 데뷔전을 가진 약관 20세의 윤빛가람은 박지성, 기성용을 제치고,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사실은 분명 획지적인 사건이다. 이는 조광래 감독의 선택의 탁월함이기 하다. ‘조광래 축구’는 이런 당돌한 축구를 구사하는 신예들의 활약 덕분에 기대심리가 증폭됐다.

조광래 감독은 나이지리와의 평가전을 통하여 체력과 투지, 기동력 양 측면 공격에 의한 조직력 축구의 한국축구 패러다임을, 선수 개인의 창의적 플레이와 패스 게임을 바탕으로 한 ‘기술축구’로 바꿨다.

출범과 동시에 축구 전문가들은 조광래 감독에게 2014년 브라질 FIFA월드컵을 염두에 둔 준비와, 한국축구 고질적인 문제점인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이 세 가지 조언에 조광래 감독은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선수들을 적극 발굴 경기력 향상과 더불어 골 결정력 부족을 해결했고, 수비 시 수비수 숫자를 늘리고 공격 때는 공격에 가담하는 선수 수를 많게 하는 스리백을 선택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을 통하여 나타난 현대축구 트렌드는, 스피드와 한 박자 빠른 패스에 의한 ‘속도축구’였다. 우승 및 준우승을 차지한 스페인과 네덜란드, 3위 독일은 이런 ‘속도축구’의 대변자였다. 그래서 조광래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스페인축구를 룰 모델로 거론했다.

‘조광래 축구’는 지능적 플레이와 감각적인 패스능력, 탁월한 경기운영에 의한, 보기 좋고 아름다운 조직력 ‘토털축구’를 완성하기까지에는 아직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조광래식 축구’는 발전 가능성을 보여줘 기대되는 바 크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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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8/13 [11:5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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