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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뒤통수 친' 정운찬 총리…MB는 "잘했다" 칭찬
총리실장 '용산 발언' 뒤 정운찬 진정성 도마…靑 '가이드라인'제시 의혹도
 
이석주   기사입력  2009/10/06 [16:47]
용산참사와 관련한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의 '국감 발언'과 관련, 시민사회단체가 6일 정운찬 총리와 권 실장을 향해 "단 이틀만에 채 아물지도 않은 유족의 상처를 다시 칼로 도려내는 언행을 일삼았다"며 강도높은 비판을 가하고 나섰다.
 
지난 3일 정 총리가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 앞에서 '눈물'까지 보였으나, "철거민들의 폭력시위가 참사를 불러 일으켰다"는 식의 총리 '대리인' 발언은 정 총리의 '원만한 해결' 약속이 단지 정치적 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와대, 정운찬 총리 용산 방문 전 가이드 라인 제시?…"정치쇼 아니길"
 
앞서 권 총리실장은 5일 국무총리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용산 문제는 재개발조합측과 세입자 간의 문제"라고 못박은 뒤, "자기들의 주장을 합법적인 기관에서 해결하기 보다 불법.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문제"라며 참사 희생자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는 어렵게 살아 가난한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라고 말하면서도,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정부차원의 해결방안에 대해선 "제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원론적 답변 만을 제시했다. 
 
▲ 지난 5일 서울 도렴동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 참석한 권태신 실장.     © CBS노컷뉴스

'용산 범대위'는 6일 이와 관련한 논평을 발표, "국정감사에 국무총리를 대신해 나온 권 총리실장의 말은 곧 정 총리의 말과 같다"며 "정 총리의 (용산현장) 조문이 정치쇼가 아니길 바랐으나, 돌아온 것은 철거민 폭력시위 운운하는 이야기였다"고 개탄했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은 용산 현장을 방문한 정 총리의 진정성 여부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심지어 청와대가 정운찬 총리의 남일당 건물 방문에 앞서 사전에 '용산 참사 가이드라인'을 주문했다는 의혹 마저 제기되고 있다.
 
6일 <내일신문>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신문과의 통화에서 "중앙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서울시와 조합이 직접 당사자이므로 이를 지원하는 방향에서 방문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국무총리실에) 제시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남일당 건물 방문 당시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정 총리는 대정부 대화채널 마련과 검찰의 수사기록 공개 등 유가족들의 핵심 요구사항에 대해선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고 사실상 불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결국 인사청문회와 현장 방문을 통해 눈물까지 보였던 정 총리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였으나, 향후 정부의 '개입 불가' 방침이 변하거나 유족들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은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범대위 "권태신 실장, 파면해야"…민노 "정운찬, 뒤통수 치는 일 없어야"
 
범대위는 "강제철거를 자행해 왔던 정부의 뉴타운, 도시개발 정책이 살인철거를 야기했다"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어떠한 노력도 하지도 않은 채, 단 하루 만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하여 살인진압을 강행한 것이 누구란 말이냐"고 정부책임론을 강조했다.
 
▲ 추석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3일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을 방문한 정운찬 국무총리.     © 국무총리실

범대위는 "용산을 방문한 정운찬 총리는 총리실의 직접적인 대화채널과 총리실 초청을 약속했다. 이를 즉시 이행해야 한다"며 "단 이틀만에 돌아온 답변이 철거민 폭력시위 운운한 것이라면 약속을 이행할 의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권태신 총리실장의 파면을 촉구하며 "권 실장이 그 자리에 있는 한 용산참사 문제는 단 한발도 진척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앞서 권 실장은 지난 7월 총리실을 방문한 야당의원들이 "용산참사 문제를 주관하는 단위가 어디냐"고 묻자, "총리실 차원에선 한차례도 대책회의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주무부서도 없다", "한번 알아나 보겠다"는 답변으로 물의를 빚었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권태신 실장의 이번 발언은 용산참사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을 또 다시 고통스럽게 만든 것"이라며 "이는 분명 정운찬 총리의 용산참사 해결 약속에 정면으로 반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총리가 용산참사 해결의 진정성을 보여주려한다면 반드시 권태신 실장을 파면해야 옳을 것"이라며 "이번 일로 더 이상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뒤통수를 치고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일이 없도록 단호한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오전 정운찬 국무총리로 부터 첫 주례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가서 위로를 잘해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청와대

MB "용산 방문, 참 잘했다"…정운찬 "정부 개입 어렵다는 점 설명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운찬 국무총리로 부터 첫 주례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정 총리가 지난 3일 남일당 건물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가서 위로를 잘 해줬다"라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자리에서 정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서 유족들을 위로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원칙적으로는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내각 운영과 관련해선 "대통령님의 중도실용 친서민 국정철학을 구현하고 변화와 개혁, 사회통합을 이뤄나가는 것이 선진인류국가를 앞당기는 최우선 과제"라며 "내각의 역량을 극대화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전반의 법제도 선진화가 참 중요한 과제"라고 답했으며, 정 총리는 "구체적으로 사회안전망 강화, 고용 및 일자리창출, 사교육비 절감 등 이러한 서민생활 안전방안을 주도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정 총리는 또 "미래대비를 위한 기반강화라는 것은 이미 녹색성장 4대강 사업, 신성장동력 발굴 등인데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고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패러다임전환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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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0/06 [16:4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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