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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거절한 '우수항공사', "앞으로 이용하지 말라"
이스타항공, 중증장애인 탑승거부 논란, "거동불편 장애인 혼자 탈수없다"?
 
이훈희   기사입력  2009/07/02 [13:07]
▲ 이스타항공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CEO 인사말     © 이스타항공
 
이스타 항공사측이 중증 장애인의 탑승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박지주(지체 1급, 38) 씨에 따르면, 7월 2일 군산에 가기 위해 전날 예매를 마치고 오전 9시경 공항에 도착했으나 이스타 항공사측 직원이 “혼자 거동할 수 없는 장애인은 이스타 항공을 이용할 수 없다”며 탑승을 막았다는 것.
 
이에 박 씨가 “장애인이라고 탑승을 막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항의하자, 항공사측은 “제주공항에는 남자 직원이 한 명 뿐이고, 군산공항에서 남자 직원이 없어서 도와줄 사람이 없다”며 탑승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박 씨는 전화통화에서 “인터넷 예약을 하는 이스타 항공사 홈페이지에 남자 직원은 없다는 내용을 알리고 처음부터 장애인은 예약도 받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 하지만 홈페이지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분개하며 “공항에서 항공사 직원은 내게 앞으로 이스타 항공을 이용하지 말라며 친절하게 당부까지 했다”고 어이없어했다.
 
이어 박 씨는 “제주도에서 군산까지 가는 항공사가 이스타와 대한항공밖에 없다. 오전에 가는 비행기는 이스타 뿐이라서 급히 예약까지 마쳤는데, 장애인이라고 타지 말라고 하니 군산에 가서 오전에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됐다”면서 “어쩔 수 없이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다른 항공사를 이용해 인근 공항인 광주공항까지 돌아 갈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답답해했다. 
 
고객 서비스팀이 없어 탑승 불가?, 다른 저가 항공사엔 서비스팀 없어도 가능
 
이스타 항공은 지난 5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서비스 만족 조사에서 신속한 탑승수속, 수화물처리 정확성·신속성, 예약·발권서비스, 정확성·신속성, 좌석 선택 편리성, 운항 안전성, 운항횟수 적정성 분야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 조사 항목에 장애인 승객에 대한 서비스는 빠져 있다.
 
이스타 항공사 고객만족부의 한 관계자는 “이스타 항공에는 장애인 등 몸이 불편한 승객을 모시는 고객 서비스팀이 없다”고 한 뒤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제주공항의 직원도 이 점 때문에 곤란했던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인터넷 예매를 하는 홈페이지에 ‘특수고객서비스’란 코너가 있으며, 이곳에서 장애가 있는 고객은 예약 후 항공사에 전화를 달라는 안내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홈페이지 하단에 국내운송약관이 있으니 참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약관 2장 25조 9항에 따르면, “여객이 제 3자의 보조 없이 단독으로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엔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

다른 저가 항공사에서도 이 약관에 따라 장애인의 탑승을 거부하는지 알기 위해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부산에 전화를 걸어 상담원과 통화를 하자, 이들 항공사측은 한결같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 장애인이라도 탑승이 가능하며, 공항에 나와 카운터에 문의하며 남자 직원이 도움을 준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이스타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특수고객서비스 코너는 항공권 예매 코너가 아닌 별도의 ‘서비스 안내’ 코너 하단의 하단에 있어 장애인의 웹 접근성이 매우 떨어져 예매와 함께 찾아보기란 불가능하며, 이 코너에서도 ‘당일 공항에서 휠체어를 대여한다’고 되어 있지 서비스팀의 부재로 탑승을 못할 수 있다는 안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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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7/02 [13:0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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