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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박살내기 위해 전 민중 총반격 나서자"
[현장] 노동절대회, 3만 참가…'사회연대운동 제안', 민노총 자성 목소리도
 
이석주   기사입력  2009/05/01 [20:06]
▲ 119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1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범국민대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 시민사회진영, 학생 등 주최측 추산 3만 여명이 참가했다.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특히 등록금 인상 반대를 외치며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규탄하는 대학생들들이 대거 참가했다.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노동절 대회가 민주노총 단독으로 열리지 않고 온 국민들이 모여 함께 열었다. 이는 공동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회찬 대표)
 
"이명박 정권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않고 있다. 삽으로 일어선 자 삽으로 망한다. 이명박 정부를 향해 해고 명령을 내리자. 확실하게 끝장내자" (강기갑 대표)

 
119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 등이 1일 주최한 범국민대회의 키워드는 단연 '반 MB연합'과 '제2촛불'이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중앙무대에 올라 이같은 말로 '사회연대운동'을 제안했다.
 
민주노총과 '119주년 세계노동절 범국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MB정권 심판 범국민대회'를 열고, 각계를 망라한 시민사회진영의 연대를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심판하겠다는 투쟁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이날 범국민대회는 노동절에 맞춰 치러진 대회 성격상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민생민주국민회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노동-진보단체들이 주축을 이뤘으나,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장애인 단체 등 시민사회진영 관계자들도 대거 참가했다.
 
특히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며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성토한 대학생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면서, 이날 범국민대회 참가인원 규모는 주최측 추산 3만 여명에 달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여의도와 종로 일대에 총 150 여개 중대의 경력을 투입했으며,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본대회 종료 이후 지하철을 타고 종로 방향으로 이동, 종로3가와 을지로 일대에서 산발적 가두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극심한 충돌을 빚었다.
 
민노-진보신당-민노총 '손' 맞잡아…"MB정부-신자유주의 박살내자"
 
이날 진보양당 두 대표와 국내 노동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여당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시민사회진영의 '연대'를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단상에 올라 손을 맞잡고 진보진영의 단결을 강력 호소하기도 했다.
 
▲ 노회찬대표와 임성규 위원장, 강기갑 대표가 중앙무대에 올라 손을 맞잡은 모습. 이들은 이날 대회에서 이른바 '사회연대운동'을 제안했다.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재보선 승리는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에 종지부를 찍으라는 노동자 서민 모두의 승리"라며 "하지만 한나라당은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30일 투기세력의 세금을 감면하는 법을 국회에서 만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의 위기는 운동의 위기가 아닌, 4천만 국민의 위기"라며 "벼랑 끝에 서있는 상황에서, 전민중이 총단결 해야 한다. 119주년 노동절을 기점으로 이명박 정부를 끌어 내리고 신자유주의를 작살내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기갑 대표 역시 "서민들과 노동자 농민들의 삶은 눈물과 한숨, 고통의 질곡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국민들이 재보선을 통해 이명박 정권을 심판했음에도 이 정권은 정신을 차리지 않고 어제 국회에서 재벌 곳간 채우기용 감세법안을 통과했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국민들의 냉혹한 질책에도 눈을 감는데 급급하다"며 "이곳에 모인 노동자, 서민들의 힘으로 이명박 정권에 해고명령을 내리자. 일하지 않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고 했는데, 일할 권리를 박탈하는 이명박 정권을 확실하게 끝장내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사회연대선언', 10대 요구안 제시…"사회연대 총파업 나설 것"
 
'사회연대선언문'을 낭독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극에 달한 빈부격차를 더 키워야만 돌아가는 경제, 중소영세 자영업자들 줄줄이 무너져도 재벌만 살찌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야만공화국인 대한민국을 역대정권과 현정권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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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위원장은 자성의 목소리도 함께 제시, "노동진영과 진보진영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다"며 "민주노총은 조직혁신을 수없이 외쳤지만 불신만 키우고 있다. 새로운 운동으로 발전하고 새로운 가치를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이제부터 연대를 혁신의 증표로 삼아 사회연대노총으로 나가자"며 "각급의 사회연대요구를 아래로 부터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사회연대헌장을 만들겠다"고 공동투쟁의 기치를 올렸다.
 
나아가 "정부가 노동자 서민에게 고통전담을 강요한다면 민주노총은 강력한 사회연대총파업에 나설 것"이라며 "사회연대총파업은 급격히 빨라질 수도 있다. 사회연대를 기치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온 국민의 힘으로 깃발을 높이 치켜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정부에 '10대 요구안'을 제시, △노동자-서민을 위한 경제정책 시행, △전국민 실업안전망 구축, △한미FTA 국회비준 중단, △용산 문제 해결, △'MB악법' 즉각 폐기, △PSI참여 중단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들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제2촛불, 용산 참사 목소리도…한국노총은 '마라톤대회' 개최
 
한편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민주노총이 선언한 '사회연대운동'과 대정부 10대 요구안 이외에도 용산 참사에 대한 정부 비판이 강력하게 울려퍼졌으며,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반MB' 촛불을 다시 들자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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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당시, 고 이성수 열사의 부인 권명숙씨는 "죽은 자는 있는데 죽인 자가 없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경찰은 영정마저 짓밟고 있다. 당신(희생자들)의 억울함이 영원히 묻히지 않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말이지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싶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거리를 헤멜 수는 없지 않느냐. 저희 남편, 아버지, 할아버지의 영원한 안식처를 구해드리고 싶다"고 정부에 대한 분노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른바 '촛불 소녀'도 마이크를 잡았다. '다함께' 소속 송조은 학생은 "지난해 미친소 수입을 반대하며 촛불을 든 것이 오래 전 같은데 이제 1년이 지났다"며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1년은 마치 10년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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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매달 시험을 보며 미친 교육 때문에 정말로 힘들다"며 "이명박 정부의 미친 교육에 맞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서, 제2의 촛불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참가자들은 본대회 시작 시간인 오후 3시 이전 부터, 행사장 인근에서 '장자연 리스트 특검 추진', '등록금 인상 반대', '조중동 구독 거부' 등의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대학생연합 이원기 의장은 "올해 들어서만도 벌써 5명의 청년들이 등록금과 청년실업에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과 청년인턴제 등에 분노해 삭발로 저항하던 우리의 절박한 요구를 묵살했다"고 개탄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대표는 "우리는 지난 1년 간 MB정권 하에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며 "각 부문과 계층이 싸워 쟁취한 민주주의 역량을 모아 이명박 정부의 독선을 끝장내자"고 단결 투쟁의 의지를 강력 표명했다.
 
한편 이날 범국민대회는 서울 뿐 아니라, 경기, 인천, 충북, 경남 등 전국 13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조합원과 시민 등 총 1만 5000 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절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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