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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재발견, '수비가 먼저냐? 공격이 먼저냐?'
[스포츠의 눈] 축구의 키워드는 수비, 공격보다 우위에 있는 승.패의 열쇠
 
김병윤   기사입력  2009/03/27 [04:07]
축구에서 '수비가 먼저냐? 공격이 먼저냐?'
 
이 화두에서 수비가 우선되지 않으면 전술적으로 원활함을 기대하기 어렵고 아울러 선수들에게 정신적 불안감을 안겨줘, 만족스런 경기를 할 수 없는 가운데 '승리는 할 수 있어도 우승은 할 수 없는 팀'으로 남게된다.
 
축구는 양팀 11명의 선수들이 자웅을 겨뤄 승부를 결정짖는 스포츠다. 그 근본에는 선수의 개인기가 자리잡고 있다. 즉, 선수 개개인의 개인기가 상대 선수보다 열세이면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선수 개인기가 꼭, 승리의 절대 조건은 아니다. 1명 이상이 펼치는 부분전술과 11명이 펼치는 팀전술 90분을 소화해 낼 수 있는 강인한 체력, 그리고 경기에 대한 필승 의지의 정신력 등 더 많은 조건이 수반된다.
 
축구는 특정 선수에 의한 팀 의존도에 의하여 승. 패 결정 되는데 한계가 있다. 이는 축구가 W.M 포메이션(Formation) 틀을 갖추기 시작할 때 부터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유는 수비 - 공격에 대한 뚜렷한 개념이 현실화 됐고 결국 포지션 별로 이에 적합한 선수들이 경기에 기용되어 이들의 대결로 승. 패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구가 W.M, 4-2-4, 4-3-3, 4-4-2, 토털사카, 3-5-2 등 포메이션 변화를 꾀하며, 아무리 발전하고 있지만 수비 - 공격이라는 플레이 방법의 근원적 개념만은 변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수비 - 공격 단 두 장면 밖에 없는 축구에서 공격선수는 상대적으로 수비선수 보다 시간과 공간 점유의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수비 선수와의 대결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이 80% 이상이다.
 
이에 수비 선수는 더욱 향상된 신체적 조건과 스피드, 순발력, 제공권 능력, 체력을 요구하게 됐고, 또한 1명 이상의 선수들이 펼치는 조직적인 플레이와 상황에 따른 수적 수위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세계축구를 되짚어 볼 때 수비선수 보다는 공격선수에 스타플레이가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이는 수비선수들 보다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는 공격선수들의 장점 발휘속에, 공격의 화려함과 더불어 '골'이라는 축구 최후의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 선수는  기세피 미자(1910. 이탈리아), 페렌 푸스카스(1927. 헝가리), 펠레(1940. 브라질), 보비 무어(1941. 영국), 에우제비오(1942. 포루투갈), 요한 크루이푸(1947. 네덜란드), 미셸 플라티니(1955. 프랑스), 디에고 마라도나(1960. 아르헨티나), 지네딘 지단(1972. 프랑스) 등이다.
 
반면 수비선수는 세계적 선수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러나 보비 무어(1941. 영국), 프란츠 베켄바우어(1945. 독일), 프랑코 바레시(1960. 이탈리아) 등은 공격선수 못지 않은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며 자신의 명성을 과시했다.
 
특히 보비 무어는 1966년 자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수비진을 이끄는 리더로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우승을 거머쥐는 진가를 발휘했으며,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독일은 이탈리아가 구사한 '카데나치오', 즉 스위퍼 시스템(System)을 베켄바우어가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리베로'라는 새로운 축구 용어를 탄생시키며 세계축구 수비 시스템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또한 프랑코 바레시는 날카로운 패스와 게임을 파악하는 뛰어난 능력, 우수한 태클, 압박속에서의 침착함으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현대축구에서 요구하는 스위퍼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선수로 평가 받았다.
 
축구에서 마크 원칙은 '볼 가까운 곳은 맨. 투. 맨, 볼과 먼 곳에서는 존 디펜스'다. 이를 바탕으로 수비 시 마크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 마크와 골문 중심을 연결하는 직선상에 수비 위치를  잡아야하고, 또한 자신의 마크와 볼을 동시에 시야에 넣을 수 있는 곳에 자리해야 한다.
 
아울러 마크하고 있는 상대에게 볼이 넘어갔을 때 인터셉트(Intercept) 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 같은 마크 원칙은 수비라인 선수에게 필수적 실행 조건이지만, 전체 선수들에게도 수비 태세에 임하게 되면 공통적으로 이행하여야 할 사항이다.
 
결국 수비의 목적은 자신의 골문을 지키며 골'을 허용하지 않고 상대에게 볼을 인터셉트 해내는 것이다. 조직적인 틀을 갖추기 시작한 1930년경 까지 축구는 공격 대응 수단으로 수비 포지션(Position)에 2명의 선수를 포진시키는 투 백(Two Back) 시스템을 채택했고, 이어 1930년대 ~ 1950년대에 걸쳐서는 한 명의 선수를 수비에 더 두는 스리 백(Three Back) 시스템을 구사했다.
 
이렇듯 축구에서 수비는 상대 공격 숫자보다 많아야 한다는 원리에 기초한다. 그래서 브라질은 1958년 제6회 스웨덴월드컵에서 후방의 수비수를 4명을 두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포백(For Back) 시스템을 채택 우승을 차지 수비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후 1960년대 이탈리아는 골문앞 수비라인 전. 후에, 1(스위퍼) + 1(스토퍼) 선수를 포진시키는 형태의 수비 중심 '카데나치오'(빗장수비) 시스템을 선보였고, 스위스는 '리이겔'(볼트) 시스템을 고안 수비 강화를 위한 해법 찾기는 계속 이어졌다. 이는 더욱 강력해지는 상대 공격에 대한 대응 수단이었다.
 
이 만큼 공격 보다는 수비 시스템 변화는 활발하게 이어졌고 아울러 발전 또한 가속화 됐다.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는 아약스 리누스 미셸 감독이 창안해, 네덜란드가 선을 보인 '토탈사커'가 그 위력을 떨쳤다. 
 
'토탈사카'는 종전의 축구 개념을 깨뜨리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각 선수의 위치가 고정되어, 역할이 분명했던 종전의 전형이 아니라 선수의 판단력과 지능속에 개인기술, 지구력, 체력과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개인 능력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를 토대로 수시로 위치를 변경하면서 필드 플레이어 10명 선수 전원이 수비와 공격을 구사하는 획기적 수비 방법을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 축구선진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국가들을 살펴보면 뛰어난 공격선수 못지않게, 수비 선수나 탄탄한 수비력 등 3박자를 갖추고 있는 국가들이다.
 
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유럽의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는 그 대표적 국가로 손꼽힌다. 그러나 월드컵, 올림픽 등에서 4강 이내 성적을 올렸던 국가들 중, 영국, 포루투갈, 네덜란드, 가나, 나이지리아, 터키, 한국 등은 단지 4강 국가로서만 만족하고 있다.
 
이는 나름대로 재능있는 수비수 육성과 특색있는 수비 시스템 개발 및 향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에 비교되는 국가는 바로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1960년대 '카데나치오 = 빗장수비' 수비 시스템을 선보인 후, 현재까지 이 시스템을 충실히 따르며 축구 선진국으로 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한국도 2002년 한. 일월드컵에서 홍명보를 스위퍼에 가까운 중앙 수비수로, 그리고 김남일을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 수비력을 극대화시켜 급기야 4강을 성취했다.
 
현대축구는 더욱 세밀하고 정교함을 요하는 '컴팩트 사카'로 변모해 있다. 그래서 미드필드 압박이 더욱 치열해 지면서 최종 수비라인도 과거와는 전연 다르게 전진되어 수비수의 수비력과 활동폭은 한층 증대되어 있다.
 
이런 상태에서 개인의 수비력 보다는 1명 이상이 조직적으로 펼치는 수비가 더욱 효과를 발휘하는 경향이 두드러 지고 있다. 그렇다면 수비력 향상은 결국 개인 보다는 1명 이상의 선수들의 호홉에 일치로 이뤄지는 플레이, 즉 수비 조직력이 관건이다.
 
현대축구 수비 시스템은 스리백, 포백이 주류다. 그러나 최종 수비라인 선수 배치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오직 중요한 것은 자기팀 선수들의 능력과 구성 및 상대팀의 능력과 구성, 여기에 선수들에 컨디션과 경기장 여건, 환경, 날씨, 경기의 중요성 등을 고려한 시스템을 선택, 수비에 임했을 때 스리백, 포백과 함께 수적 우위를 확보하며 얼마나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치느냐가 관건이다.
 
스리백, 포백 포메이션하에서 양쪽 풀백의 공격가담 플레이는 일반화되어 있다. 그래서 스리백 경우 중앙 수비수와 포백의 경우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 수비력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 포지션 선수가 수비에 취약성을 보인다면 수비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프로축구 2009 K리그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수원 삼성이 3라운드 경기에서 제주 Utd에 패하면서 첫승 달성에 실패한 채 리그 꼴지로 추락하고, FC 서울이 광주 상무에 1 : 0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리그 2연패(AFC챔피언스 리그 포함 3연패)의 수렁에 빠진것도 결국 스리백, 포백하에서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의 수비 취약성이 원인이다.
 
2008 K 리그 챔피언 수원 삼성은 마토가 빠져나간 중앙 수비수의 수비 빈자리가 너무크고, FC 서울 또한 중앙 김진규 - 김치우와 수비형 미드필더 한태유의 수비력 부재가 승리를 챙기는데 역부족이었다.
 
그렇다면 축구에서 '수비가 먼저냐? 공격이 먼저냐?'의 화두에 답은 단연코 수비가 먼저임에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수비는 공격처럼 단 한 컷트 플레이로 궁극적 목적을 성취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황에 따라서 미드필더는 물론 포워드까지 아우르는 상호 협력 플레이를 펼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같은 협력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위해서는 팀 특색을 살려 팀에 맞는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과 달리, 수비 시스템은 2 ~3가지 시스템을 미리 정하고 수비 전술의 이해력속에 지속적인 반복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비 선수는 여러 포지션 적응에 실패하여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해서는 안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수비 선수는 스트라이커와 마찬가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야 한다는 것이 정석이다.
 
수비라인 선수에 강한 정신력에 의한 투지를 갖춘 선수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경험 많은 선수가 수비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리더로서 경기를 조율하는 가운데 수비의 안정성을 꾀하는데에 부족함이 없는 플레이를 펼친다.
 
결국 수비력 강화의 관건은 수비수들 간의 호홉 일치에 의한 조직력과 위기 대처 및 볼처리 능력, 집중력, 임기응변 플레이 향상이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오직 훈련의 방법과 실효성이 뒷받침 되는 지속적인 반복훈련 방법 밖에 없다.
 
분명 축구에 있어서 수비는 평범함을 뛰어넘는 키워드고 공격보다 우위에 있는, 승.패의 열쇠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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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3/27 [04:0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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