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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사고파는 남성들, 가위를 조심하라://pic.ghtt
'성매매안하기100만인선언' 시작돼,인사동에서 선포식 열려
 
김주영   기사입력  2003/09/19 [20:54]

우리나라는 성을 자유롭게 사고 팔리는 나라다.
성인남성들의 대부분은 3차 술자리로 룸살롱을 가며, 4차는 여관으로 가는 식의 코스가 필수로 자리잡다. 그리고 이것은 '다들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라는 말과 '남성들의 성욕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다'라는 말로 정당화되고 있다.

▲100만인 서명운동 플랜카드     ©대자보

한소리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성매매에 사용되는 돈은 연간 24조원에 이르며, 이는 국내 총생산의 4.1%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그리고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 또한 전국 33만명 정도이며, 신고되지 않은 수치까지 합하면 대략 100만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 형태 또한 다양해 원조교제, 주부매춘, 티켓다방까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어디서든 마음만 먹으면 성매매가 가능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선언해라 남성들이여

이러한 현실인식 속에서 성매매 근절을 위해 여러 가지 캠페인을 벌여왔던 한소리회(http://han-sori.org)가 '성매매안하기 100만인 선언'을 시작했다. 9월 19일 인사동 남인사 마당에서 '100만인 서명'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로 선포식을 가졌다. 100만인 서명은 전국단위로 시행되며, 9월 19일을 시작으로 12월 19일까지 3달간 계속된다. 현재 한소리 홈페이지를 통해서 온라인상으로도 서명을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온라인 서명자만 8470여명이 될 정도로 참여가 활발하다.

이번 선포식에서는 식전행사로 반성매매 퍼포먼스가 열려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총 6마당으로 구성돼 있는 퍼포먼스는 성매매여성이 처한 현실과 성매매를 이용하는 남성을 날카롭게 비판해 행사장에 모인 500여명의 시민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대자보
본 행사에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은 격려사를 통해 "우리나라처럼 성매매가 급진화 된 나라는 드물다. 이러한 지금의 모습을 더 이상은 두고 보기가 힘들다. 이번 백만인선언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으며,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며 백만인 선언을 격려했다. 또한 이명박 시장은 "우리 나라에 성매매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떳떳하게 성매매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5개의 지역이 있는데, 앞으로 이 5개 지역에 대한 개발을 통해 성매매 시장을 없애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해 개발계획을 통해 성매매 근절에 서울시가 어느정도 역할을 할 것임을 밝혔다.

이옥정 한소리회 대표는 선언문을 통해 ▲정부가 성산업의 확대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즉각 마련할 것, ▲성매매는 결코 직업이나 사회적 필요악의 형태로 이해할 수 없으며, 이것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고 착취임, ▲성매매는 사람의 생명과 영혼을 짓밟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함을 선언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성매매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고, 성매매행위시에는 처벌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불법이 합법화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날이 발전(?)해가는   성매매, 이대로 방치돼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성매매에 있어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의 책임으로 전가하거나, 악덕포주만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있으니까 한다'라는 식의 사고를 지닌 남성을 용납하고 있는 사회구조와 제대로 확립돼 있지 못한 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100만인 선언이 그러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100만인 선언에 서명하는 한 시민     ©대자보

성이라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중의 하나다. 그 기본적인 욕구를 좀더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아무데나 욕구를 해소하는 것은 짐승에 불과할 뿐이다. 남성을 짐승으로 만들지 않도록 사회의 날카로운 감시와 제도마련이 절실하다. / 사회부 기자

▶ '성매매안하기 선언하기' 바로가기

[사진으로 보는 퍼포먼스]

ㆍ여는 마당:
비닐 옷은 억압된 여성의 세계를 의미한다. 그 비닐 옷이란 껍데기를 벗으면 자신도 몰랐던 자신이 나온다.

ㆍ오래된 미래: 가위는 성매매구조를 자르고 싶은 마음을, 연꽃은 깨끗해진 세상을 의미한다.

ㆍ닥쳐 퓨처: 세갈래의 비닐끈은 성을 구매하는 남성, 소개업자와 숙박업주, 포주 등을 의미한다. 성구매자인 남성은 성매매 업소에서 벗어나면 평범한 얼굴을 한 우리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성이다.

ㆍ베밀이 춤: 성매매구조 속에서 힘들어하는 여성을 표현. 비닐은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든 성매매업소의 굴레를 의미한다. 성매매여성들은 그 굴레 속에서 지쳐간다.

ㆍ비닐막 걷어내기: 성매매 근절을 위하여 성적묘사가 되어있는 줄들을 끊어낸다. 그 줄들이 끊기면서 나무여인은 깨끗한 나무여인으로 바뀐다. 성매매 장소도 없어진다.

▲빨간색과 노란색의 줄무늬의 텐트는 성매매의 장소를 의미한다. 이 장소를 들어냄으로써 성매매의 장소를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대자보

ㆍ휘날레: 성매매가 없는 세상에서 자유를 느끼는 여성을 표현. 한지치마를 빨래줄에 거는 것은 깨끗하게 빨아진 옷, 밝은 세상을 의미한다. 이제 여성들은 자유롭다. 

▲퍼포먼스의 마지막 장면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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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9/19 [20: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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