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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구가 아닌 액자, 작품에 맞는 액자들 보세요
임기연 '꼴' 액자 대표, 작품에 맞는 수공예 생활 액자 전시회 눈길
 
김철관   기사입력  2008/10/02 [06:59]

▲ 임기연 액자 작가     © 김철관
“작품 성격에 맞는 생활 속의 수공예 나무 액자를 만들어 줍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액자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지난 1일부터(오는 1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31’에서 열리고 있는 임기연(44) 꼴 액자 대표의 ‘액자이야기 전시회’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곳 전시장을 찾는 한 관람자는 “가끔 인사동에 나와 여러 전시회를 관람했지만 액자를 전시한다고 해 궁금해서 찾았다”면서 “막상 관람을 해보니 작가의 솜씨에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가 전시하고 있는 액자는 100%의 수작업의 순수 자연목재이다. 하지만 액자 전시회라서 액자만 전시한 것이 아니다. 액자 속에는 그의 작품을 비롯한 20여명의 유명 화가 및 작가 작품 110여점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날 인사동 전시장과 주변에 있는 작업장(꼴 액자)을 오가면서 바쁜 행보를 보인 그를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눴다. 그는 고객들이 직접 작품에 맞는 액자를 요구해 오면 목재(나무)를 이용해 100% 수작업으로 액자를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액자를 제작할 때는 장갑을 쓰지 않는다. 사포로 문지른 후 손으로 직접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갑을 끼지 않기 때문에 손에 상처가 자주 난다. 채색이 된 작품은 조화가 중요 하기 때문에 결(나이테)이 있는 나무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액자를 만들 때 절대 못을 이용하지 않는다. 대신 100% 목재 쐐기를 밀착시켜 고정을 한다. 다만 튼튼하게 고정을 시키기 위해 아교풀을 사용할 뿐이다. 그림이나 작품 성격에 맞는 완벽한 액자를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액자이야기'전     © 김철관

실제 그의 양손은 군데군데 상처로 얼룩져 있었고, 거친 손 그리고 손톱 사이에는 검은 때가 끼어 있었다.

이날 임 대표는 입체, 반입체(부조), 평면 등 작가의 작품에 따라 각자 성격에 맞는 액자를 골고루 전시했다고 강조했다. “입체 작품은 진열장 형식의 액자이다. 부조는 여백선을 내 작품을 부각시킨 액자이고 평면작품은 테두리 두께를 얇게 해 그림을 부각시켰다.”

그는 철제, 알루미늄, 아크릴, 목재 등 액자 재료가 많지만, 방향을 넓게 잡기보다는 목재 하나만을 가지고 각각 작품에 맞는 다양한 액자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자신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 '액자이야기'전     © 김철관

“작품에 맞은 액자, 액자에 맞는 작품을 추구하고 있다. 액자와 작품과의 호환성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작품과 액자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다.”

임 대표는 20년 전부터 고향인 부산에서 화실과 화방에서 일했다. 당시 그림을 잘 그려 디자인 기초작업인 '구성'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88년 서울로 상경해 홍익대 앞 현대화방을 거쳐 인사동 로뎅액자전문점에서 근무했다. 지난 97년 IMF 이후 공장장으로 근무했던 로뎅액자전문점을 그만두고 지난 98년 4월부터 인사동에서 '꼴 액자'를 설립해 대표로서 현재까지 액자를 만들고 있다.

한편, 임 씨의 액자에 '미송'이라는 반입체 작품을 전시한 최대식 작가는 "규격을 정하지 않고 나무가 자라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액자 전시"라면서 "그동안 다듬고 깍고 모아둔 각종 꼴의 기술과 디자인으로 제작한 액자들을 가지고 한국에서 최초의 액자 디자인 발표를 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액자 안에 수묵화를 전시한 장정덕 화가는 "액자 전시회는 전통 표구와는 전혀 다르다"면서 "순수 목재를 이용해 100% 수작업으로, 작품에 맞는 액자를 전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 '액자이야기'전     © 김철관

임씨의 작품을 평한 박종철 '화가 미술 평론'의 G.B. 수석큐레이터는 "미학적 액자공예에 대한 잠재력은 그의 열정과 굿디자인에 대한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터득됐다"면서 "액자가 생활공예품으로서의 그 복잡한 기능을 가질 수 있다는 작품을 처음 보여줌으로서 액자 공예의 영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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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0/02 [06:5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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