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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지부, 민주언론상 본상 수상
언론노조, 창립7주년 기념식·민주언론상 시상식 프레스센터에서 개최
 
박철홍   기사입력  2007/11/24 [16:43]
언론노조가 시상하는 제17회 민주언론상 본상의 영예는 <시사IN>지부에 돌아갔다. 또 보도부문 특별상으로 양상우 <한겨레신문> 사회정책팀장과 황보연, 정세라 기자가 선정됐다.
 
민주언론상은 언론 민주화 및 언론 노동운동 발전에 기여하고, 언론노조 강령을 구현하는 데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상이다.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이 23일 오후 6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시사IN>지부는 제17회 민주언론상 본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자보

민주언론상 선정위원들은 지난 11월 20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선정회의(선정위원장 최용익 새언론포럼 회장)를 열고, <시사저널>에서 발생한 삼성관련 일방적 기사 삭제 건에 맞서 편집권 독립과 언론자유 수호를 위해 투쟁을 펼쳤던 언론노조 <시사IN>지부를 만장일치로 제17회 민주언론상 본상에 선정했다.

<시사IN> 지부는 새 매체 창간으로 권력과 자본 등 성역으로부터 독립된 참언론의 정신을 실현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언론개혁의 귀감이 된 공로로 민주언론상 본상을 받게 된 것.

민주언론상 선정위원은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김평호 단국대학교 교수, 손석춘 새사연 원장, 최용익 새언론포럼 회장이 맡았다.

▲최용익 새언론포럼 회장     © 대자보
이 날 시상식에서 최용익 새언론포럼 회장은 심사평을 통해 “<시사IN>지부는 여러모로 민주언론운동의 귀감이며 투쟁목적이나 방식, 그리고 대안제시 차원에서 한국언론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새로운 전범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며 “작년 6월 <시사저널> 시절, 회사측의 삼성관련 기사 삭제에 대항한 기자들의 편집권 독립운동에서 시작된 이들의 투쟁은 이후 국민적 지지를 받으면서 ‘시사모’라는 미디어 수용자운동으로 확산됐고, 시사모를 중심으로 한 수용자들의 지지를 토대로 독립언론 <시사IN>을 창간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시사IN>은 최근 다시 점화된 삼성 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쌓은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며 “편집권 독립운동을 매개로 정치권력의 자리를 대치한 새로운 권력-자본권력과의 싸움에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끈질기게 투쟁해온 <시사IN>지부 소속 20여명의 기자들은 이 시대 참언론인의 모습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최 회장은 “<한겨레신문> 사회정책팀 기자들은 ‘차별없는 노동, 차별없는 사회’라는 제목의 8부작 시리즈로 비정규직 문제를 심층적 및 입체적으로 파헤쳤고, 한겨레팀의 보도에서는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이후 변화된 고용관행의 문제점과 해외사례를 통한 대안제시가 특히 눈에 띄었다”며 “진정한 언론인이라면 당연히 소외계층의 실태가 구조적인 원인에 대한 해부와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언론의 모범이 되었다는 차원에서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심사평에 이어 민주언론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 날 시상식에서 언론노조 <시사IN> 지부는 제 17회 민주언론상 본상을 수상했다. <한겨레신문> 사회정책팀 양상우 팀장과 황보연·정세라 기자에게 보도부문 특별상을 받았다.

“독립언론으로서 독자에게 보답하며 초심 잃지 않겠다”

<시사IN>지부는 권력과 성역으로부터 독립한 참언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시사IN>을 창간한데 이어, 최근 김용철 전 삼성법무팀장 양심고백에 대한 특종보도 등을 통해 언론자유 정신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시상식에서 정희상 <시사IN> 탐사팀장(사진 우측)이 민주언론상 본상을 수여받고 있다.     © 대자보

문정우 <시사IN> 편집국장은 이 날 시상식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파업기간 내내 종아리를 걷고 공개적으로 매를 맞는 기분이었으며 대부분 생업에 바쁜 독자들이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섰다”며 “그들은 ‘시사모’라는 모임을 만들어 우리 기자들보다 더욱 분노하며 슬퍼하고 기뻐했으며 아낌없이 호주머니를 털어 노조 통장을 화수분으로 만들었고,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창업과 창간이란 그 고통스런 길을 걸으며 어떻게 해서든 기자직을 지킬 생각을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문 편집국장은 “언론노조 동지들은 연대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고, 그들이 보내준 하나하나의 도움이 우리 기자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며 “어느덧 창간한지 두 달이 넘어 조금씩 부끄러움을 잊어가던 터에 민주언론상이라는 과분한 상을 받게 됐고, 마지막으로 호된 매질을 당하는 거다”고 덧붙였다.

▲정희상 <시사IN> 탐사팀장     © 대자보
이 날 시상식에 참석한 정희상 <시사IN> 탐사팀장은 “우리가 편집권 독립을 쟁취해서 <시사저널>로 돌아가지 못하고 끝내 국민들의 힘으로 새로운 독립언론 매체인 <시사IN>을 창간하기까지 마지막 싸움을 주도하며 산화했던 그 당시에 집행부 위원장이었다”며 “아까 심사선정 위원이 말씀해준 가운데 우리의 투쟁을 ‘언론계에 전무후무한 실험이었다’고 평가했는데, 우리가 <시사IN>을 창간한지 3개월이 되어가지만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정 팀장은 그것이 결코 우리들만의 힘과 역량으로 그런 실험을 이끌며 성공시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면서 <시사IN> 기자들이 지난 2월에서 3월까지 두 달 동안 언론노조 회의실을 둥지로 삼아 편집권 수호투쟁을 벌였던 그때 당시를 회고했다.
 
반드시 이겨서 돌아갈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그 투쟁에서 자본권력의 힘과 편집권과 관련해 사주측의 힘을 누르지 못한 채, 기자들이 거리로 나서서 3개월여 동안 거리편집국과 거리노조 사무실을 이끌다가 결국 그 모습을 지켜본 많은 국민들과 ‘시사모’ 애독자들의 힘으로 새로운 언론을 창출하는 실험을 벌였던 것이라고 정 팀장은 전했다.

정 팀장은 “1년여간의 싸움 과정에서 가장 숙원이었던 것은, 기자들 23명이 파업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우리는 취재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며 “바로 취재 현장으로 그 기자들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많은 국민들과 지지와 성원을 해준 분들, 또 언론계 동지들의 힘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는 걸어왔고 창간한지 3개월 정도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또 정 팀장은 “우리는 자본권력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언론으로서 독자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정신을 갖고 있다”며 “독자의 힘으로 계속 지속가능한 생존과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여러분도 많이 지켜봐주고 격려해주길 바라고, 우리는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별상, 언론노동자로 생활하며 지표로 삼겠다”

보도부문 특별상을 받은 <한겨레신문> 사회정책팀 양상우 팀장과 황보연·정세라 기자는 우리 사회의 큰 화두로 대두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를 ‘차별없는 노동, 차별없는 사회’라는 8부작 기획시리즈로 연재했다.
 
▲<한겨레> 사회정책팀 양상우 팀장(사진 중앙)이 보도부문 특별상을 받고 있다.     © 대자보


▲양상우 <한겨레> 사회정책팀장   © 대자보
양상우 <한겨레> 사회정책팀장은 “엊그제 민주언론상 특별상으로 선정됐다는 것을 들으면서 기뻤고 상당히 기분이 좋았고, 언론노조가 아니라면 어떤 기관이나 단체에서 ‘민주언론상’이라는 이름의 상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며 “언론노조의 과거의 역사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하면 정말 영광스러운 상”이라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쓴 보도들이 언론 노동 동지들한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흐뭇했고, 그 기사가 좋았다는 얘기를 간혹 듣기는 했지만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터의 생활상이 달라진게 있는가”라며 “우리는 보도를 해놓고도 사회적으로 하나도 변함이 없는 것 같고, 상황은 계속 악화되는 것 같기도 해서 ‘그러고도 이 상을 받아야 하는가’하는 부끄러움이 앞섰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민주언론상 특별상 상패를 준 것을 한동안 머리맡에 놓고 언론노동자로 생활하는 동안 지표로 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황보연 <한겨레신문> 사회정책팀 기자는 “<한겨레>는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벌어지고 있는 양상에 대해 더 입체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믿었다”며 “기획시리즈를 마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번 기획의 촉매제 역할을 해준 이랜드그룹의 노사갈등이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고 밝혔다.

“권력·자본 횡포에 맞선 편집권 독립은 언론노조 존재의 이유”

이 날 민주언론상 시상식에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창립 7주년 기념식이 언론노조의 주최로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언론노조 지부장과 조합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언론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다 먼저 고인이 된 선배들을 생각하면서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 대자보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맞선 편집-편성권 독립’은 언론노조의 강령 첫머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언론노조가 태동한 이유이고 존재의 이유”라며 “1년여의 파업 끝에 편집권 독립의 상징으로 우뚝 선 <시사IN> 지부는 언론노조의 강령을 온몸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올 한해 내내 언론노조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단결된 모습들을 보이지 못하며 때로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서 여러 선배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다행히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해서, 그리고 내부의 자성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새롭게 출범하며 힘을 갖춰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 위원장은 “지금 집행부가 크게 관심을 갖고 기여를 해야 할 부분이 바로 다음 세대로까지 언론개혁운동을 힘차게 연결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중요한 사업중의 하나로 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통해서 언론개혁운동이 지속적으로 뻗어 나아갈 수 있는 구조들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선배들이 닦아놓은 터 위에 새로운 성과를 얻기 위해서 우리들이 열심히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지켜봐주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매를 들고 질책을 해줄 것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형모 전 언론노련 위원장     © 대자보
이형모 전 언론노련 위원장(전 KBS 부사장)은 “민주정권으로 바뀌든, 군사독재가 하든간에 항상 언론은 정권의 이용의 대상물이고, 거기에 경영진은 물론이고 종사자들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디지털 전송방식 결정 문제를 꼽았다. 그때 당시 이 전 위원장은 KBS로 이사로 있었다.
 
그렇게 유럽식으로 외치던 전송방식이 어느날 갑자기 미국식으로 정해지는데 너무도 허망하게 무너지고, 거기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또 그는 창립기념식에서 현실과 관계없이 좋은 소리나 축하만 하고 끝내기에는 지금 현재의 우리 모습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부환경, 정권의 문제나 또 다른 언론 경영진이나 정치환경이 어떠하다고 해도, 우선 우리 내부가 튼튼하며 정직하고 투명하며 자신이 있지 않으면 견딜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회장     © 대자보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요즘 나로서는 혼란스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언론이 중심을 잡고 무엇인가 이렇게 진로를 제시해주는 역할을 잘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이것을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우리들이 그만큼 할 일이 많이 있지 않는가’라며 위안을 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 김용철 변호사 건이 터졌을 때 왜 김 변호사가 결국에는 사제단에게 갔는가, 이에 대해 언론으로서는 좀 약간 부끄럽다고 생각했다고 정 회장은 전했다.

정 회장은 “물론 오늘 상을 받은 <시사IN>, <한겨레>에서도 열심히 취재하고 보도를 했지만, 김용철 변호사는 최종적으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의탁했는데 이것은 정확히 20년 전인 87년 상황과 상당히 비슷한 것이 아닌가”라며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우리는 열심히 한다고 뛰었지만 어찌보면 20년 전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우리들에게 87년 그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잘 해보라고 말해주기 위해서 이러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우리들이 다시 기운을 내어서 누군가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하고, 그것을 피할 수도 없으며 반드시 극복하고 이겨 나아가자”면서 “그것이 87년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준호 MBC지부 조합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행사에서 심상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언론노조 창립 7주년을 축하한다”는 축전을 보내왔다. 기념식이 진행되는 동안 KBS 관현악단 지부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KBS 관현악단 지부의 축하공연 모습     © 대자보

한편, 이 날 기념식에는 김평호 단국대학교 교수, 문효상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양승동 PD연합회장, 김환균 전 PD연합회장,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해 언론노조 창립일을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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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1/24 [16:4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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