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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왜 초고유가 시대로 치닫나
[김영호 칼럼] 달러약세로 유가급등, 자원외교에 관심둔 대선후보 없어
 
김영호   기사입력  2007/11/10 [12:50]

 국제유가가 1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50%나 뛰면서 세계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데 공급은 정체상태에 머물러 구조적인 수급차질이 예상된다. 여기에 중동지역의 정세불안, 달러약세에 따른 투기수요가 가세하여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점에서 초유가가 시대가 예견되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이 원유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석유를 찾아 중동, 중앙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 석유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국이 공업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수요는 더욱 팽창할 전망이다. 세계석유수요가 10년 전에는 하루 7,100만배럴이었는데 최근에는 8,300만배럴로 늘어났다.
 
 석유메이저가 주도하던 공급체제가 깨졌다. 다국적기업의 지배력은 6%로 격감하고 산유국국영기업이 공급량의 80%를 장악할 만큼 시장판도가 바뀐 것이다. 산유국의 정치체제는 공통점이 있다. 대의정치를 표방했더라도 전제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국영기업은 효율성이 낮은데 정치비용은 과중하여 개발투자가 부진하다. 지난해 하루 8,100만배럴인 공급량이 해마다 7%씩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이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카스피해는 중동에 뒤이은 세계 에너지 공급처로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 자원 획득 경쟁의 무대가 되고 있기도 하다     ©ALJAZEERA.NET
오일쇼크 배경에는 지정학적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핵개발을 둘러싸고 빚는 이란-미국의 갈등도 잠재적 요인이다. 최근의 급등세는 터키의 이라크 북부 공격계획이 촉발제로 작용했다. 자국내 소수민족인 쿠르드족 독립운동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본거지인 이라크 북부를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그곳은 세계최대의 유전지대다. 국토를 잃은 쿠르드족은 터키, 이라크, 이란, 시리아에 걸쳐 산재해 있다. 사태진전에 따라 그 일대가 화약고로 돌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달러약세가 유가앙등을 압박하고 있다. 석유거래의 결제통화는 달러다. 달러약세는 산유국의 실질수입 감소를 의미한다. 손실보전을 위해 가격인상에 나선다. 서브프라임 여파에 따라 미국이 잇달아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달러의 지속적인 가치하락이 우려되는데 중동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투기자금이 실물투기로 몰리면서 유가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 안보의식이 희박한 나라이다. 그런데 생물연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 이상 석유를 합리적 가격에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중국도 생물연료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자원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대선주자들이 초고유가 시대의 의미를 모르는지 엉뚱한 소리나 하고 있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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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1/10 [12:5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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