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따뜻한 어느 봄 날.
나백지 씨는 문국현의 일자리 정책으로 취직을 했다. 그는 문국현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출근하는 첫 날 그는 문국현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어떻게든 하고 싶을 정도로 기쁜 마음이었다. 한창 일할 때만 해도 행복했다. 그러나 그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나타났다. 잠시 방심한 사이 그가 만지던 기계에 손가락이 잘린 것이다. 병원에서 그에게 주는 의료서비스를 받으면서 그는 문국현을 지지한 것을 후회하기 시작한다.
국민, 한미FTA 그리고 문국현(1) - 미국 의료 교육 개방 못해 아쉽다? 노무현 대통령과 문국현 후보, 두 사람 모두 한미FTA에서 의료와 교육을 개방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경쟁력 강화’였다. 오늘 필자는 미국인 마이클 무어를 소개한다. 문국현 후보의 인식에 정면으로 ‘아니다!’고 당당히 외쳐 줄 수 있는 그의 작품<앓던 이(SiCKO)>를 통해 미국의 의료체계를 우리에게 왜 개방하면 안 되는지를 잘 보여줄 것이다.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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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의료보험 체계를 통렬히 공박한 마이클 무어의 <앓던 이(SiCKO)> © 마이클 무어 필름 |
<앓던 이(SiCKO)>는 미국의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교통사고를 당해 난 상처를 직접 봉합하는 애덤, 릭은 나무 절단 중 두 손가락이 잘려나갔는데 의료보장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병원은 중지 봉합에 6만, 약지 봉합에 12만 달러니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 래리와 도나 스미스는 심장발작과 암으로 잘 살던 집마저 파산하고 딸의 창고에서 사는 처지가 되었다.
프랭크 카딜 씨는 79세라는 나이에 의료보장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약값 충당이 어려워 약을 무료로 받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 로라 버넘 씨는 교통사고로 엠뷸런스를 타게 되었으나 보험회사는 사전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엠뷸런스 값 보험처리를 거부당했다. 미국의 환자들은 엠뷸런스 부르기 전에 잃었던 정신에서 깨어나 보험사에 전화하여 승인받아야 하는 셈이다. 그 외에도 신장과 몸무게 때문에 가입을 거부당하고 한 어린 여아에겐 달팽이관을 한 군데만 이식해주겠다고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의사가 권하는 신약을 보험회사가 거부하고 골수 이식을 보험회사가 거부해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미국 국민들의 의료서비스 이야기는 “건강유지기구 놈들”, “HMO라면 신물이 난다”, “망한 시스템”이다. 물론 치료를 제대로 받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이미 보험회사와 싸운 뒤에서였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또 다른 횡포로 보험사가 피보험자가 사용하겠다는 약을 허락하지 않았으나 그 사람들이 주는 건 그들이 허락하지 않았던 그 약이었다. 다른 나라 의사가 뇌종양이라고 하는 것을 보험사는 뇌종양이 아니라고 억지 부리기도 한다.
전 ‘휴매나 생명’사의 의학고문이었던 린다 피노 씨는 이렇게 말한다. 훌륭한 의학전문가란 곧 회사 재정을 부유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며 “예외란 없어요”, “전문가가 안된답니다”는 말로 보험처리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거부 처리 비율이 높은 의사는 보너스가 있으며 이런 행동은 의학고문의 간판 유지와 승진을 보장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이 한 업무가 사람들 치료 거부가 아니라 보험 보장 거부하는 것이었다고 고백한다.
보험회사가 수술비 보장할 판국이면 회사가 부르는 사람이 있다. 리 아이넘 씨로 청부업자인 셈이다. 그가 보험회사를 보상의 길에서 건져내는 방법은 가입양식에서 보험자가 못 본 잘못 들춰내기, 있는 줄도 몰랐던 사전조건 밝혀내기 그리고 예전의 보험금을 탔던 기록을 뒤지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예전에 보험금을 타먹은 증상은 더 이상 그런 증상이 못 된다”고 말이다. 이것 역시 보험회사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 한다.
이런 ‘쓰레기’같은 제도는 어디서 시작한 건가? 누가 이 제도를 만들었을까 하는 물음에 도착한다. <앓던 이>에서는 에일리크만과 닉슨의 녹음테이프에서 찾았다. 그 내용은 ‘카이저 종신보험’을 건강유지기구에 포함시킬지 문제인데 ‘카이저 종신보험’은 이익창출 목적으로 경영하며 사기업 경영에 모든 인센티브는 더 작은 보험에서 보장되며 더 적게 지출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 다음 날 닉슨은 미국인을 세계 최상의 보건 정책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 곤경에 처한 모든 미국인의 치료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모든 의료체제를 의료사기업계에 양도했다. 그러나 몇 년간 환자들이 얻는 혜택은 떨어지고 보건소의 접수환자가 늘었으며 질은 떨어졌다. 의료보험회사들이 부유해지는 동안 체제는 망해간다. 그 결과 세계보건복지순위 37위까지 떨어졌다.
마이클 무어는 2003년에 제정된 ‘의료보장제도 의약품 개선 및 현대화에 대한 법’에 대해 혈세 800억 달러를 제약업계와 보험업계에 제약회사가 갖다 바쳤으며 제약회사가 요구하는 값에 살수 밖에 없는 법이며 개인의료보험 회사들은 악덕마름으로 변하는 법이라고 주장한다. 정부와 의회가 생략한 사실로 노인들이 약을 타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쓰게 됐고 노인 인구의 66%가 매년 2천달러 이상을 써야한다고 말한다.
여러분은 ‘거부’의 대상입니다 국내 최대 건강유지기구인 ‘카이저 종신보험사’에 가입한 도넬 키 씨. 18개월된 딸 ‘마이셀’이 40도의 고열이 나자 911을 불러 가까운 병원으로 갔으나 카이저 사는 병원의 진료와 항생제 처방을 ‘불가’ 방침을 내렸다. 그리고는 카이저 산하의 전문병원으로 오라고 요구한다. 몇 시간만에 카이저 산하의 전문병원으로 갔으나 결국 그녀의 딸은 숨졌다. 가까운 병원도 마음대로 갈 수 없고 진료도 보험회사의 허락이 떨어져야 되고 여러분은 말 그대로 ‘거부’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것으로 끝나는가? 아니다. 돈 낼 여력이 없는 환자는 버려진다. 병원비 못 낸다는 이유로 국민을 쓰레기 버리듯 처분한다.
경쟁력 있는 의료가 성적표는 저것밖에? 문 후보와 노 대통령은 미국시장의 의료를 개방하여 경쟁력을 높여야 된다고 말한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경쟁력이 높은 미국의 의료 성적표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서구세계에서 최악의 유아사망률이란 상장과 디트로이트 아기보다 엘살바도르 아기의 생존확률이 높다. 다른 성적표들은 2편에서 다른 나라의 사례를 들면서 제시하겠다.
경쟁력은 커녕 인정도 없는 ‘이윤’의 의료 지금까지 말한 미국 의료의 모습들에서 ‘경쟁력’은 온데 간데도 없다. 그저 국민들이 전부 ‘돈’으로 보일 뿐이다. 두 손가락이 잘려도 병원은 한 손가락만 택하라고 한다. 의료고문들은 환자 치료를 담당하는게 아니라 회사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존재였다. 병원비를 낼 재력이 없다고 병원에서 쫓겨나 버려진다. 프랭크 카딜 씨는 말년에도 약값 때문에 일을 한다. 여기서 국민이란 말은 어디에도 없다.
미국은 대략 5000만 명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만 8천명이 보험이 없어 죽는다. 가난한 사람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보험이 없어 죽는 것이 경쟁력인가? 이러고도 문국현 후보가 민생을 살리는 후보인가? 필자가 보기엔 민생을 ‘파탄 낼’ 인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러분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일자리 복지를 택하고 병원가기 무서워 간단한 수술도구를 사서 집에서 하기를 바라는가? 미국의 의료, 교육 개방을 말하는 그에게 ‘사람 중심’은 어디에도 없으며 ‘희망새’라는 말이 아깝다. 그 역시 ‘사람 중심의 진짜 경제’가 아니라 ‘사람과 복지가 없는 가짜 경제’에 불과하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가 나아갈 의료 복지의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의료 복지가 잘 되어있는 여러 나라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 문국현 홈페이지의 메일 보내기를 통해 몇 번째 인터뷰와 정치 설문조사 요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답이 없습니다. 문 후보 측은 홈페이지에 캠프 사무실의 전화번호는 물론이며 우편번호까지 적힌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언론의 한 필진이 요청에 답하지 않는 행위야말로 차별과 무시에 지나지 않습니다. 문국현 후보 측의 빠른 답이 나올 수 있도록 <대자보>측의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 글쓴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