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앞서 가는 유권자와 뒤로 가는 범여권
[약수터 칼럼]추상적인 ‘반한나라당’ 아닌 구체적인 반한나라당 제시해야
 
우리소리   기사입력  2007/08/09 [16:32]
이른바 범여권 세력을 대표한다고 나선 대선 주자들의 지지도가 형편없이 낮아 문제가 되고 있지만, 도대체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대부분의 범여권 주자들은 자신들을 지지해주지 않는 유권자들에게 야속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원인은 자신들 내부에 있음을 알고 반성해야 그 해법이 보일 터인데 어느 날부터 배부른 돼지가 되어버린 범여권 대선 주자들에게 반성이란 단어는 잊혀진 추억의 말이 된 것 같다. 그 결과가 바로 오늘날과 같은 비참한 지지도인 것이다.
 
1. 깃발 없는 모임에 지지를 하지 않는 법
 
지금 범여권에서는 대통합 신당이라며 스스로 반한나라당 연합전선을 구축한답시고 난리를 치고 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처참할 정도로 냉담하다. 반한나라당이란 말만 내세우면 무조건 지지해줄 것처럼 판단했을지 모르지만 오판인 것이다. 유권자들은 더 이상 '반한나라당'이란 말만 내세운다고 우루루 몰려다니며 몰표를 몰아주는 핫바지가 아닌 것이다.
 
유권자들은 범여권의 대선 주자들이나 대통합신당을 만드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높은 안목을 갖고 판단하는 가운데 지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범여권 대선주자들보다 더 높고 세련된 안목을 갖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말인 '반한나라당'이란 싸구려 말에 더 이상 현혹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노무현 학습효과로 더 이상 입도선매 식의 묻지마 지지를 해주지는 않는 것이다. 쉽게 무임승차를 하고싶었던 범여권 대선주자들에게 좋은 시절은 다 지난 셈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범여권 대선 주자들은 아직도 '반한나라당'이라는 기치만 올리면 무조건 지지해줄 것으로 착각하고 유권자들을 낚으려 하는 행위만 반복하기에 유권자들은 영악하게 대응하며 지지를 해주지 않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표만 낚으려는 낚시꾼들보다 훨씬 더 깊고 정확하게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영악하게 안목이 높은 유권자들(sophisticated voters)이 등장한 셈이다.
 
더 이상 유권자들이 묻지마 지지를 해준 후 흑두루미와 백두루미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폄하를 받는 집단이 아닌 것이다.
 
범여권에서 반한나라당이라고 기치를 내세웠으면 그런 행동을 뒷받침할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현실적인 정책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무현이 국민들에게 잘 보여준 바와 같이 좌회전 깜빡이를 넣으며 우회전을 하는 양두구육의 정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더 이상 추상적이고 막연한 말에 속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더 이상 묻지마 식의 지지는 없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이렇게 똑똑하게 되었지만, 낚시꾼들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구태적으로 '우리가 남이가' 만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니까 유권자들은 냉담해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평화개혁 세력이고, 우리가 민주화 운동권 세력이고, 우리가 386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며 내가 바로 민주당 전통을 잇는 적자란 말은 더 이상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지 않는 세태가 된 것이다. 이런 구닥다리의 연고주의에 호소하는 방식은 한나라당의 영남지역에서 '우리가 남이가'하는 지역주의와 닮아 있기에 원조인 한나라당을 따라갈 수가 없다.
 
이름만 거창하게 대통합신당이라고 하지만 이 당이 논란이 되는 한미FTA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사회 양극화에 대해 어떤 처방을 갖고 있는지, 혹은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거세지고 있는 휘발유 가격의 높은 세금 인하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범여권의 주자들은 입장과 해법을 밝힌 적이 없다. 그냥 묻지마 지지를 해달라는 식이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 정책과 해법을 내놓지 않으니, 옳든 그러든 입장을 밝히고 있는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에 비해 언론 노출이 적어 인지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동시에 국가적 지도자로서의 자질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독주가 이루어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자연스런 일인 반면에,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뜨지 않고 정체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인 것이다.
 
유권자들은 똑똑하게 지금 정치현장을 목도하며 예리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허수룩한 판단 속에서 범여권 주자들을 야박하게 박대하는 것이 결코 아닌 것이다. 유권자들을 우습게 보는 정신상태를 고치지 않는 한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도는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 양극화의 고통을 겪는 서민들은 범여권의 주자 중의 한 사람인 정동영의 달나라 가는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이 결코 아닌 것이다. 한나라당이란 돼지우리에서 몸을 살찌운 손학규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의 살아갈 해법을 발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나마 많은 잠재력이 있는 추미애 전 의원은 한미FTA에 대해 찬반 입장도 표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상태이기에 지지를 해 줄래야 지지해줄 수 없는 처지이기에 답답한 국면이 계속되며 범여권 대선주자들에 대한 '양들의 침묵 정국'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태는 바로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함량미달로 인해 발생되는 일이기에 안목이 있는 유권자라면 결코 지지해줄 입장이 아닌 것이다. 지금 범여권의 처참할 정도의 절망적 상황은 바로 그들의 정체성 상실과 그로 인한 구체적 대응력 결핍에서 나오는 문제인 것이다.
 
2. 고민이 없으면 해법도 없어
 
소위 범여권 대선 주자들사이에서 시대적 요구에 대한 대응이 없는 것은 바로 고민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많지도 않은 궁물을 먹고 소인배적 생활에 빠진 배부른 돼지가 되었기 때문에 서민들과 유리된 삶을 살게 되었고 이로 인해 서민들과 중산층의 문제에 대한 대응력과 해법도출 능력이 근본적으로 소멸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 범여권 주자들이 잘 나가는 야당 대선 주자들처럼 뜨기를 바라는 것은 잠자리도 하지 않고 애를 낳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일이다.
 
제대로 된 궁물을 섭취해보지도 못한 채 몇 국자의 궁물에 배부른 돼지가 된 범여권 대선 주자들은 서민들과의 스킨쉽 결핍으로 서민들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근본적으로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스로 어떤 정책과 포부를 내세워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려 노력하지 않고 오로지 상대방의 실수와 파탄을 유도하여 자신의 승리를 얻으려 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야당의 잘 나가는 대선 주자에 대해 네거티브적인 공격을 통한 해법에 몰두할 뿐 자신들 스스로 포지티브하게 내세우는 설득력 있는 정책이 없다.
 
이명박의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가 문제가 많으면 그것은 그것대로 비판하면서 자신이 구상하는 대안적인 프로젝트를 내보여야 국민들이 지지해줄지 혹은 말지 판단을 할 것인데, 전혀 그런 것이 없다. 그러니 이명박은 정책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 인정되어도 적어도 인지도는 계속 높이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위 범여권 주자라는 사람은 그저 '나는 한방에 보낼 수 있다.' 등의 막연한 공격적 소리만 내뱉을 뿐이다. 이런 근거도 없는 막연한 네거티브에 의존하는 것은 정치적 한탕주의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범여권 주자들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다. 건전한 판단력이 있다면 지지를 해줄 수가 없는 것이다. 똑똑한 유권자들인 것이다.
 
3. 깃발을 들었으면 그 무늬와 색깔을 보여주어야
 
소위 범여권의 대통합 신당이 창당되었다고는 하지만 열린우리당 속편의 정당으로서는 성공을 할 수 없다. 1편이 성공을 해도 2편이 성공하기 힘든 세상인데, 그 1편조차도 처참하게 실패한 경우인데 아무런 실질적 내용이나 프로그램도 없이 이리저리 짜깁기하여 만든 2편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자신들을 지지해주지 않는 유권자들에게 만의 하나라도 야속하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현명하고 정확하게 정치판을 읽으며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과거의 연고주의에 의존하여 지지율을 높이려는 야무진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내가 과거의 민주당 적자이니 호남인들은 몰표를 몰아달라거나, 혹은 내가 386민주화 운동권 출신이니까 나에게 지지를 몰아달라는 식의 호소는 더 이상 잘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세상의 종말이 오는 것처럼 종말론을 퍼트리며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파렴치한 정치도 더 이상 재미보기 힘들 것이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희망을 안겨주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그저 과거의 행적과 인연에 호소하는 구태정치의 방식은 똑똑한 유권자들의 냉담한 외면을 받으며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경우처럼 실패를 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개혁 세력이라면 진정으로 이 시대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적 프로그램을 제시하여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반한나라당 세력으로 기치를 올렸으면, 막연하고 추상적인 '반한나라당'이란 말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반한나라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정책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들이 판단해보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공감을 형성하며 자연스럽게 지지도를 높여줄 것이다.
 
노무현과 유시민 정치 이후로 유권자들은 말로 하는 정치, 입으로만 하는 정치에는 신물을 내게 되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구호성의 말에 더 이상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똑똑하고 안목높은 유권자들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유권자들을 우습게 보며 구태정치 행태에 의존하는 뒷걸음치는 정치를 계속하면 범여권 주자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담한 반응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내용없는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지지율을 높이고 싶으면 국민속으로, 민심속으로 달려가야 한다. 그곳에서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에게 자문해보아 이시대, 우리 사회의 고통에 대한 확실한 해법이 없으면 출마를 중단해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있는 사람이 할 일인 것이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욕심에 눈이 어두워 자신의 처지를 살펴보지 못하는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의 이해를 일깨워주기 위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자면, 첫째  신자유주의의 광풍 속에서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양극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갖고 있는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갖고 있는가? 논란이 되는 한미FTA에 대한 확실한 입장이 정리되어 있는가?  등의 굵직한 주제에 대해서는 확실한 소신과 해법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소신과 해법이란 것은 거의 모든 구태 정치인들이 모두 갖고 있는 혼자만의 아집식 주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실현가능한 정책을 말한다. 이런 정책을 통해서만 국민들은 희망을 발견하게 되고 지지를 해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퇴를 하는 것이 그나마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일일 것이다.
 
사오정이 된 범여권 대선주자들이겠지만, 그래도 무대위에서 뛰는 사람은 유권자들이 아닌 그들이기에 그들이 듣든 말든 안타까운 상황을 타개할 방향을 제시해보는 것이다. 앞서 가는 눈높은 유권자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뒷걸음치는 대선 주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처참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8/09 [16:32]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