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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심화시키는 유통재벌의 독과점
[김영호 칼럼] 생존권 박탈당하는 영세상인과 재래시장, 정부 적극나서야
 
김영호   기사입력  2007/06/23 [13:48]

"구멍가게, 재래시장 다 죽는다."

새삼스럽지 않은 말이지만 정말 유통재벌이 영세상인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있다. 대형매장이 대도시의 상권을 장악한데 이어 소도시에까지 침투하고 있다. 이제는 대형 슈퍼마켓을 동원해 골목상권까지 강타하고 있다. 24시간 문을 여는 재벌계열 편의점이 구멍가게를 싹쓸이하듯이 밀어내고 있다.

 1996년 유통시장이 개방되자 거대자본-외국자본이 뛰어들어 구멍가게, 재래시장에 대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그 때만 해도 1,000평 이상의 대형매장은 34개에 불과했는데 10년 새 331개로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도 52개 점포를 더 확장하려다 중소상인들이 반발해 33개만 늘린다고 한다.

 할인점이란 대형매장은 구멍가게, 재래시장에서 파는 것은 모두 판다. 여기에다 정육점, 생선가게, 떡집, 철물점, 꽃집, 쌀가게, 세탁소, 미장원, 수선집, 수족관까지 갖췄다. 할인점이 들어서면 그 일대 지역상인들은 몽땅 타격 받는다. 농산물을 미끼상품을 내놓아 농민까지 울린다.

영업 중인 목포 롯데슈퍼, 대형할인점이 이젠 지역상권까지 초토화 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우리힘닷컴

 이제는 슈퍼슈퍼마켓이란 1,000평 미만의 중형매장이 주택가 깊숙이 파고든다. 대형매장은 주거지와 떨어져 승용차로 이동해야 한다. 그 불편을 덜기 위해 중형매장을 갖고 동네 슈퍼를 잠식한다는 전략이다. 편의점이 엔저를 틈타서 갖가지 일제 생활용품, 먹거리로 구멍가게의 고객을 유혹한다.

 힘없는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이 유통재벌한테 일터를 뺏기고 있다. 새 일자리를 얻자니 자본, 기술, 지식, 정보가 모자라고 나이도 들었다. 영세상인들이 살자고 유통재벌을 규제하라고 외치나 엉뚱한 메아리만 울린다.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에 어긋난다는 소리다. 월마트도 까르푸도 떠났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뉴욕 맨하턴에는 월마트가 없다. 파리 도심에도 까르푸가 없다. 영세상인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영국은 일요일 영업시간을 10:00-20:00시로 제한한다. 프랑스나 독일에서는 일정면적 이상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유통시장 독과점이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늦었지만 노무현 정부가 나서야 할 일이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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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6/23 [13:4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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