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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는 21세기에 사라져야 할 잘못된 것일까?
[책동네] 민경우 '민족주의 그리고 우리들의 대한민국', 남과북의 재해석
 
정근   기사입력  2007/04/02 [22:00]
민족주의는 21세기에 사라져야 할 잘못된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족은 오랜 역사속에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써 함께 함으로써 생겨난 아주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혈연에서 비롯된 것이기 보다도 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써 한솥밥을 먹으며 숨쉬며 일하며 함께 해온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민족주의라는 것이 좋은 것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민족을 앞세워 다른 민족을 침략하고, 압제했던 것들은 잘못 된 것이다.  히틀러의 게르만 민족주의가 대표적인 것이며, 중동에서 유대민족과 아랍민족의 갈등이 또한 그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오랜 역사를 통해 한 공동체의 성원으로써 함께 해 온 것을 상상이라느니(베네딕트 엔더슨)반역이라느니(임지현)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 점에서 나는 저자와 생각을 같이 한다.
 
또한 진보와 보수들 가운데서 이야기 되는 담론들을 비판하는 부분들에서 일정부분 동의한다.  진보와 보수에서 무수히 많은 담론들이 이야기 되지만 그러한 것들은  민족을 빼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통일운동에 매진해온 민경우 씨의 민족주의와 대한민국에 재해석을 가한 역서     © 시대의창, 2007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것이 있는 것 같다.  저자 민경우는 오랫동안 통일 운동을 해 온 이로써 통일의 관점에서 민족의 문제를 이야기 한다. 그렇기에 이 책에 대해 나는 긍정적으로 많은 것을 본다. 나는 통일을 왜, 무엇 때문에 하냐는 질문이 싫다. 통일을 하는데는 이유가 없다.  단지 이유가 있다면 하나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다.
 
민족은 모든 사상과 이념을 초월하며 그것들은 민족을 위해 존재한다.  한반도 분단의 비극은 이것을 실천하지 않는 것에 있다.  즉 한반도의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지키기만 급급하며, 그 우월성만을 강조하며, 그것을 민족앞에 내려 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로 통일이 되어야 하느니 사회주의로 통일이 되어야 하느니 하는 흡수통일론이 그것이다.
 
누가 누구를, 어떤 이념이 어떤 이념을 흡수한다는 말인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공히 모든 사람들을 잘 살게 하고자 하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을 잘 살게 하자는 것에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저자가 긍정적으로 보는 북한의 저항적 민족주의로써 북한의 핵개발을 나는 다른 시각으로 본다. 저자의 이야기 대로 미국의 대북제재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것을 위해 핵을 개발했다고 하자. 이해한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을 무는 법이다.
 
하지만 그것을 만든 북한 민중들의 실상을 보자. 미국의 대북제재가 북한 민중들을 고통을 가중시켰다지만, 핵무기 또한 그러한 북한 민중의 고통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단순하게 이야기해서 핵무기 개발을 할 돈으로 북한 민중들의 허기진 아픔을  덜어줄 수 있었을 것이나 그것이 핵무기를 개발함으로 인해서 북한민중들의 허기진 아픔이 더 해졌다는 것이다.
 
그 아픔을 외면한채 핵을 개발한 것은 나로서는 북의 민중들을 위한 것이기 보다는 북의 체제를 지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 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극복해 나갔어야 옳았다고 생각한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웰컴 투 동막골>에서의 남과 북처럼 말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만 한반도 남의 상황을 보니 힘주어 북에 대해 당신들이 잘못 했다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남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전 <월간조선> 대표였던 조갑제씨나 조선일보 고문인 김대중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나 논설에서 핵무기 개발을 공공연히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것도 북을 향해서 말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인도적 차원에서의 대북 지원까지도 반대를 하던 사람들이 아니던가? 이런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한 남과 북이 함께 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남과 북이 함께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민족이라는 이름 앞에 한쪽의 체제를 고집해서는 안된다.  그것을 버려야 한다.  체제 우월을 강조하며 서로를 적대시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체제 기득권을 가지고자 해서도 안된다.  버려라. 민족의 이름앞에 그 모든 것을 버려라.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자.  그것이 남과 북 우리 민족이 사는 길이다.
 
평화는 무기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무기는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체제 우월을 버리고,  민족의 구성원들이 잘 살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줄 때에 비로소 평화는 지켜진다.  노력하면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 내 아이들 교육 걱정을 덜게 해주고, 집 걱정 덜게 해주고, 그래 노력만 하면 떵떵거리지는 못해도 안정되게 살아 갈 수 있는 희망을 줄 수 있다면 평화는 지켜진다.  남과 북이 함께 해야 할 것은 이것이며, 이것을 위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황처사가 그러더군. 양반은 권력뒤에 숨고, 광대는 탈 뒤에 숨고, 칼잽이는 칼뒤에 숨는다고 난 그게 싫더라고-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사람사는 세상,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바라는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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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4/02 [22: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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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2007/05/23 [14:13] 수정 | 삭제
  • 민족이라는 말이 생기기 전에 있었던 일을
    민족주의를 통해 바라보는 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