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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눈에 노무현정권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시론] FTA 반대하면 '좌파' 딱지, FTA 강행하는 노대통령은 우파인가
 
양문석   기사입력  2006/07/18 [14:14]
신문법 위헌소송에서 대부분 합헌 판결이 난 지난 달 29일 이후부터 조중동이 '자기들과 다른 입장을 가진' 거의 모든 집단을 향해 총공세에 나섰다. 헌법재판소가 언급한 '신문의 사회적 책임'은 '씹던 껌'인 모양. 문제는 그 행위 하나하나에 '일관된 노림수'가 엿보인다는 점. 특히 조선일보는.
 
먼저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무차별공격이다. 6년 전에는 '홍위병'이니 '정권의 2중대'로 매도한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에 대해서 '땃벌떼' '백골단'이라고 머리띠를 감아준다. 겨우 우리 나이로 마흔 초반이어선지 40-50년 전에 유행한 '땃벌떼'라는 용어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감정적인 언사에 다름 아님은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참여연대의 사무실 이전을 두고도 '시민단체의 도덕성' 운운하며 '좋은 사무실, 쾌적한 환경은 시민단체의 자랑이 못된다.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할 면이다"라고 사설을 통해 맹공이다. 또한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이 졸지에 '친여매체'로 매도한다.
 
이에 덧붙여 '방송'에 이르면 이 신문의 '분노'는 아주 노골적이다. 7월6일자 사설 <자기가 키운 怪物 방송에 거꾸로 물린 정권>은 조선일보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4일 “요즘 방송사들이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최소한의 공정성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살다보니 세상에 별일이 다 있다. 정권과 정권방송이 서로 물어뜯고 있으니...방송을 左派좌파 이념의 보급基地기지로 만들어 재미를 볼대로 봐 온 이 정권이 그 방송에 한번 물리고 나니 갑자기 정신이 든 것일까...지난 3년 동안 방송은 이 정권의 경호원이자 선전원이었고 忠犬충견이자 몽둥이였다...갖가지 다큐들로 대한민국 건국세력을 욕보이는 것도 모자라 주말 드라마까지 左派的좌파적 역사선전도구로 동원해 왔다...이렇게 정권이 좌파 이념으로 飼育사육한 방송이 모처럼 FTA를 해보겠다는 정권의 발뒤꿈치를 좌파의 이빨로 물어뜯은 것이다... 
 
'서로 물어뜯고...좌파이념의 보급기지...경호원이자 선전원...충견이자 몽둥이...좌파적 역사선전도구...좌파이념으로 사육한 방송...정권의 발뒤꿈치를 좌파의 이빨로 물어뜯은 것.' 조선일보 논설위원실이 아예 작심하고 쓴 모양.
 
FTA반대범국민운동본부의 대규모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린 지난 12일, 이른바 ‘애국우익’도 '한미FTA 추진지지 국민대회'를 열었다. 일당을 주고 노인들을 동원한 '애국우익'의 무리수가 비난 받았던 집회. 조중동은 이를 감춰줬지만. 이 집회의 연사 박근 한미우호협회장이라는 사람의 발언이 재미있다. "내가 FTA에 찬성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 김정일과 친북세력들이 이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2차 본 협상이 시작된 지난 10일, 동아일보는 <정부 의지 시험하는 한미 FTA 반대 ‘총궐기’> 사설에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반미 좌파세력’으로 몰아붙이며 12일 총파업 계획에 대해 “‘무조건 반대’의 구호만 난무하니 협상의 장래가 불안하다”고 썼다. 또 FTA협상 개시를 선언하고도 하루가 지나서 겨우 첫 공청회를 여는 등 한국 정부가 저지른 절차상의 문제들은 아예 침묵한 채 엉뚱하게도 공청회마저 “극렬한 반대세력 때문에 열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중앙일보도 11일자 <한미 FTA 반대 주도세력은 농민·노동자에 반미단체 섞여>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에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범대위에서 핵심 역할을 한 반미 성향의 단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한미FTA 반대 운동이 반미 운동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비아냥거린다.
 
이쯤 되면 '한미FTA저지=좌파'에 대한 혐오감은 그 도를 넘는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모든 이 땅의 농민들은 좌파다. 영화배우와 감독도 좌파다. 변호사 회계사들도 좌파다. 온통 좌파세상이다. 문제는 이들이 한국에서 평범한 국민이라는 사실. 이념보다는 생존의 문제로 거리에 나선 사람들이다.
 
일본의 '대북선제공격론'까지 옹호하는 그들, 그들은 분명히 우파다. 본격적으로 '좌우전선'을 만들려는 의도다. 뿌리 깊은 '레드콤플렉스'를 자극하려는 '작전'이 동시에 발동한 듯. 내년 대통령선거까지 이들은 지속적으로 '좌우전선'에서 '우파의 선봉장'을 자임할 터. 잣대는 단순하다. 좌파는 악, 우파는 선.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저들이 끊임없이 좌파정권으로 규정했던, 현재 한미FTA를 강행하고 있는 현 정권, 지금 저들의 눈에 노정권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 본 기사는 <시민의신문>(www.ngotimes.net)에도 기고했습니다.

* 글쓴이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입니다.
언론학 박사이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과
대자보 논설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블로그 : http://yms7227.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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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7/18 [14:1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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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이반 2006/07/21 [17:36] 수정 | 삭제
  • 걔네들 원래 그런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저 본능에 충실할 뿐이다.
    그저 몽둥이가 약이다.
    레닌이 말했던가 누가 권력을 잡는가 그게 모든걸 결정한다고. 그러니 우리가 정권 잡아야 한다. 쟤네들이 북한한테 미사일 쏘는 거 구경하고 싶지 않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