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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최강 ‘원투펀치’ 탄생하나?
[스포츠] '살아있는 전설'커트 실링과 조시 베켓의 조합이 지닌 위력은?
 
이태경   기사입력  2005/11/23 [18:39]
현존하는 메이저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는 누구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원투펀치' 중 과거 최강의 '원투펀치'로 불렸던 LA다저스의 샌디 쿠팩스, 돈 드라이스데일 콤비와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랜디 존슨, 커트 실링 콤비에 필적하는 위력을 보이고 있는 '원투펀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샌디 쿠팩스, 돈 드라이스데일의 '원투펀치'와 랜디존슨, 커트 실링의 환상조합에 필적할 수 있는 '원투펀치'의 탄생을 목격할 수 있을 듯 하다.

'미래의 사이영상' 수상 후보 중 1순위로 꼽히는 플로리다 마린스의 에이스 조시 베켓이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할 가능성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우완 정통파 투수끼리의 환상조합

주지하다시피 보스턴 레드삭스에는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핏빛 투혼의 커트 실링이 있다. 비록 올해 커트실링이 작년 혹사의 후유증으로 크게 부진했지만, 여전히 그는 압도적인 스터프와 제구력, 최상급의 커맨드를 갖춘 선발투수다.

혹자는 커트 실링을 '기관총을 가진 피카소'라고 평하는데 그건 그만큼 그의 제구력과 구위가 뛰어나다는 의미이다. 물론 내년이면 만 40살에 달하는 나이가 말해주듯이 구속은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부상 후유증만 극복할 수 있다면 커트 실링의 구위와 제구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커트 실링은 빅리그 데뷔 이후 올해까지 통산 192승과 283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는데 내년에 200승과 3000탈삼진 동시 돌파가 확실시된다.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3000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들이 고작 13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볼 때 그가 얼마나 위력적인 피칭을 하는 투수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시 베켓은 또 어떤가? 잘 알려진대로 베켓은 최고 100마일에 가까운 대포알 포심과 12시에서 6시로 떨어지는 최상급의 커브를 자랑한다. 그의 통산 피안타율은 불과 0.234에 불과하며, K/BB(탈삼진/볼넷) 수치도 올해 8.36를 기록해 제구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항상 부상에 시달리던 그는 빅리그 데뷔 이후 최다 등판(29)과 최다 투구 이닝(179.2)을 기록했다. 자신의 통산 최다승인 15승을 기록한 것은 이에 따른 덤이라 할 것이다.

베켓의 또 다른 강점은 강인한 승부근성과 대담성에 있다. 이는 지난 2003년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보여준 베켓의 활약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베켓은 처음 출전한 월드시리즈에서, 그것도 극도의 중압감을 느낄 만한 양키스카디움에서 막강 양키스를 상대로 상대로 완봉승을 거둬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 마디로 해서 선발 투수 더 나아가서 위대한 투수가 될 수 있는 거의 모든 조건을 갖춘 투수가 조시 베켓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커트 실링과 '떠오르는 태양' 조시 베켓의 조합은 메이저리그 최강의 '원투펀치'의 출현이라고 해도 그리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역시 건강이 관건일 듯

그렇다면 곧 출현할 커트 실링, 조시 베켓의 '원투펀치'에게 약점은 없는가? 약점 없는 사람이 없듯이 그들에게도 약점은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약점은 그들 자신이다.

이미 위에서 지적한 대로 커트 실링의 나이는 내년이면 만 40세가 된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40세 이후에 급격히 구위가 떨어지고 결국 쓸쓸히 은퇴해 온 과거의 경험을 볼 때 커트 실링도 언제 그와 같이 조락의 길을 걸을지 알 수 없다.

더욱이 2004년에 입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장담할 수 없는 바에는 그의 건강에 더욱 의구심이 생긴다.   

베켓도 건강이 문제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해왔고,  'Mr.Blister'라는 닉네임에서 알 수 있듯이 잦은 손가락 물집부상으로 자신이 지닌 구위를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실링과 베켓이라는 환상듀오가 역대 최고로 꼽혀온 '원투펀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하게 시즌을 마쳐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모쪼록 2006년에는 실링과 베켓이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고 빅리그 역사에 지워지지 않을 신화를 창조하길 바란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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