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토지의 무대 평사리를 가다
 
이명옥   기사입력  2005/05/09 [00:10]
섬진강가에는 뽀얗게 물안개가 피어나고 있었다. 지리산 옆에 있어 늘 역사의 핏물과 한이 끊이지 않던 강이라서 일까? 민족의 한, 좌우익의 갈등, 양반과 상민의 갈등, 분단의 고통, 무엇보다 오랜 세월 인고와 인종의 세월을 살아내야 했던 이 땅의 가난한 아낙들의 한이 깊이 배어서인지 섬진강은 한없는 운무로 가득 차 시야를 어지럽힌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동편제와 서편제라는 양대 소리가 갈라지고 산세, 성격, 음식과 언어까지 다른 문화를 형성해서 영남과 호남의 분기점이 되는 곳. 또 민물과 바닷물인 짠물이 만나 물이 맑고 깨끗해 재첩이라는 조개가 그곳에서만 나온다고 한다.

섬진강은 한, 고통, 삶의 질곡이 녹아든 강이고 역사의 갈등을 풀어내는 강이며 문학의 산실이 되기도 했다. 하동군의 평사리 마을을 무대로 쓰여진 박경리는 <토지>에는 등장 인물만도 600~700여명에 이른다.

▲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난다는 제첩     © 이명옥

시대적 배경도 동학농민항쟁부터 일제 말 식민지를 지나 해방까지 60년 동안 한 가족이 몰락해 가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부침에서부터 가족, 이웃, 사회, 민족, 지난한 역사의 굴곡들을 광대하게 담아냈다.

박경리를 비롯해 남부군의 이태, 지리산의 이병주, 태백산맥의 조정래 등 대작을 집필한 작가들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지리산이 자리하기 때문이고 한편으로는 섬진강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들은 한의 정서, 삶의 고통, 원망과 회한의 정서를 섬진강에서 풀어낸 게 아닌가 싶다.

'물길', '꽃길', '소리길'이라는 아름다운 하동은 섬진강의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영남과 호남이 갈라지고 언어, 음식, 사상 등 많은 차이를 가져 왔다. 지금은 그곳에 화합의 다리가 놓여졌고 행정 구역을 하나로 묶어 지역감정을 없애려 하는 중이라 한다.
 
평사리에는 토지민속마을을 만드는 중이고 평사리 문학관,  최참판댁 등
토지 세트장이 만들어져 있다.

▲  물길, 꽃길 소리길로 불리는 섬진강     ©  이명옥

 
▲ 표지판도 아름다운 평사리 문학과 표지판     © 이명옥



▲   박경리   
1927년 10월 28일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6년 진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0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5년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단편 《전도(剪刀)》 《불신시대(不信時代)》 《벽지(僻地)》 등을 발표하고, 이어 1962년 장편 《김약국의 딸들》을 비롯하여 《시장과 전장》 《파시(波市)》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들을 잇달아 발표함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1969년 6월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1995년에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土地)》는, 한국 근·현대사의 전과정에 걸쳐 여러 계층의 인간의 상이한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영어·일본어·프랑스어로 번역되어 호평을 받았다.

1957년 현대문학 신인상,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1972년 월탄문학상, 1991년 인촌상 등을 수상하였고, 1999년에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주최한 20세기를 빛낸 예술인(문학)에 선정되었다.

그밖의 주요작품에 《나비와 엉겅퀴》 《영원의 반려》 《단층(單層)》 《노을진 들녘》 《신교수의 부인》 등이 있고, 시집에 《못 떠나는 배》가 있다. 6·25전쟁 때 남편이 납북되었으며 시인 김지하가 사위이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스케일이 큰 대하 소설 <토지>를 통해 한민족의 역사를
장대하게 담아내었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4번이나 추천된 바 있다.



1926년 경남 충무 출생
1944년 진주여고 졸업
1955년 김동리의 눈에 띄어 단편 '계산'과 '흑흑백백'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1957년「불신시대」로 현대문학 신인상 수상
1958년「평화신문」근무
1959년「서울신문」근무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수상
1969년 6월 대하소설 「토지」집필 시작
1972년 월탄문학상 수상
1991년 인촌상 수상
1994년 이화여자대학교 명예문학박사
1994년「토지」완성
1996년 제6회 호암상 예술상 수상
1997년 연세대학교 용제 석좌교수
1999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주최 20세기를 빛낸 예술인에 선정


수상경력


1957년 현대문학 신인상 수상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수상
1972년 월탄문학상 수상
1981년 인촌상 수상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5/05/09 [00:10]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