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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이주노동자 위한 '이주노동조합' 출범
아노아르 위원장 ‘노동허가제, 노동3권 쟁취, 하나의 노조결성’ 포부
 
이기현   기사입력  2005/05/03 [12:45]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수가 40만을 헤아리고 있는 상황에서 드디어 한국에도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 설립된다.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위원장 아노아르, 이하 이주노조)은 5월3일 오전10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주노조 설립을 선언했다.
 
▲5월3일 오전10시 이주노조는 창립 기자회견을 했다.     © 대자보

까지만 이주노조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은 “하반기 법개정을 목표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세균 이주노동자 운동 후원회 대표는 “고용허가제를 노동허가제로 대체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또 권영구 민주노총 법률 위원장은 <이주노조 설립의 합법성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는 노동자로서 노동3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부는 노조결격사유로 정치운동을 주로 하고 있다고 한다”며 “노조 목적은 노조 규약에 의하면 근로권리확보 에 부합한다”며 노조설립의 합법성을 주장했다
 
▲이주노조 창립 선언 기자회견문을 낭독 중인 이주노조 아노와르 위원장     © 대자보

아노아르 이주노조 위원장은 “극도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 감금노동” 등의 인권유린을 지적하고 “필연적으로 연수생들을 공장에서 이탈하게 해 불법체류자 신세로 내몰았다”며 미등록이주노동자 발생원인을 분석하고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켜 예전의 극악한 노예상태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며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해 이주노조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노동허가제 쟁취, 노동조건 개선, 노동3권 쟁취, 하나의 노동조합 조직”을 앞으로의 투쟁방향으로 선언했다.
 
이 날 기자회견은 많은 사람들이 회의장을 꽉채워 이주노조설립에 대한 관심을 대변했다.
 
이주노조 설립 신고서는 3일 오후1시30분 과천 노동부에 접수되었으며 노동부는 3일이내에 설립 가능 여부를 알려주게 되어 있다.
 
이주노조 설립까지
 
한국에 이주노동자가 들어온 것은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1990년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이주노동자들은 인권과 노동권침해 및 산업재해 문제를 고발한 전경련 농성 등으로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1994년 시작된 산업연수생제는 국제노동위원회(ILO)에서 개정을 권고 받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계속되었다.

▲명동성당 농성장 해단식 당시 서로 위로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대자보

2001년 서울경인평등노조 이주지부의 설립이 있었고 2003년 고용허가제 실시 예고 이후 고용허가제 반대 및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를 위한 명동성당 농성이 있었다.

현재 이주노동자는 출입국관리소가 주로 관리하고 있으며 출입국관리소에서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단속, 추방해왔으며 이 때 발생하는 인권유린이 계속 고발되어 왔다.
 
이주노조의 전망
 
3일 결성한 이주노조는 2003년부터 2004년 연말까지 380일간 명동성당에서 농성했던 이주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한국에 거류 중인 이주노동자는 작게는 십여만명에서 많게는 80만명을 추산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미등록 상태이다.

그 동안 미등록 상태의 이주노동자들은 장시간노동 및 임금체불 등의 인권 사각지대에 있어 왔다.

이주노조의 설립은 지금까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향상에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날 기자회견이 끝나던 순간 갑자기 복도에서 큰 소리가 났다.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한 이주노조 조합원과 외부인 사이에 실랑이가 생겼다.

끝까지 출입국관리소 소속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한 남성의 주머니에서는 정부 직인이 찍힌 디지털카메라가 나왔다.

▲출입국관리소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압수한 카메라. 정부직인이 보인다.     ©대자보

처음 발견한 이주노조 조합원은 분노한 목소리로 “출입국관리소에서 인간사냥을 할 때 몇 번을 봤다”며 “기자회견장에서 몰래 사진을 찍어 표적단속을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출입국관리소 소속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자신의 '결백(?)'을 기자들 앞에서 항변을 해 작은 기자회견을 방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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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5/03 [12:4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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