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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동성애 원조교제, 본질 비켜간 언론보도
[언론비평] 청소년의 원조교제, 성매매 등의 문제해결에 더 주목했어야
 
이계덕   기사입력  2009/10/22 [15:01]
며칠 전 동성애자 최대 포털사이트 이반시티에 '버디소년'이라는 제목의 글들이 수두룩하게 올라왔다. 디시인사이드 코미디 프로그램 갤러리를 통해 한 10대 소년이 '모 메신저 홈피'를 통하여 동성애자를 상대로 원조교제를 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올라왔고, 그것이 일파만파 확산된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글을 보고 홈피를 확인했을 때 해당 홈피는 이미 폐쇄조치된 상태였다. 그러나 홈피를 캡쳐한 사진이 디시인사이드 등 각종 게시판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본 홈피사진들은 같은 동성애자인 내가 봐도 충격적이었다. 동성애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그 소년의 기사를 접하고 소년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정황으로 보어 이 10대 동성애자는 실제 원조교제를 한 듯하고, 이 소년으로부터 성매수를 한 남성들도 있는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리고 어른된 책임감으로 또는 이 소년을 사회에서 보호하기 위해서 분명 적절한 조치를 밟을 필요도 있는것 같았다. 그러나 디시인사이드 등 홈페이지는 이 소년의 '원조교제'사실과 '보호' 보다는 이 소년이 동성애자라는데 초점을 맞추어 '남창'이라는 등 격한 표현을 써가며 글을 게재했다.
 
▲ 14세 소년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동성 원조교제를 광고하고, 적나라한 사진 등을 공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 CBS노컷뉴스

15살정도 되는 소년이 성매매를 했고, 도덕적으로 이런 잘못을 바로잡아 선도하는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어떤 소년인지, 소년의 사진을 공개하고, 성행위 사진등을 무분별하게 이곳저곳에 퍼다 날라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이런 변태가 있다"를 알렸다. 소년과 성매수자가 잘못했다면 법에 의해서 처벌받으면 되고, 올바른 길로 선도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인데 네티즌은 선도보다는 매장을 택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옮겨진 사진들 중에 호기심으로 클릭한 또 다른 선의에 피해자가 2차적인 시각적 성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10대 동성애자의 원조교제를 '선도'와 '문제해결'보다는 '진실이냐, 거짓이냐'에 초점을 맞추면서 동시에 사이버 테러를 가한 네티즌들은 한 사람의 인생과 다른이들에게 시각적인 폭력을 가함으로 인해 또 다른 범죄행위를 하게 된 것이고, 동시에 이 파장이 선량한 다른 동성애자들에게 잘못된 편견을 가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이 10대 동성애자가 사용한 메신저 홈피에는 동성애자 뿐만 아니라 이성애자, 즉 미성년자를 비롯하여 남성인데 여성에게 노예를 해드린다는 등 성적인 상대를 만나기 위한 채팅방이 다수 개설되어 있다. 마치, 이 문제가 10대 동성애자만의 문제로 치부될 수 있고, 동성애자 이기때문에 그럴수 있다고 볼 수 있는 오해를 사 실제 10대 청소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원조교제 사건, 성매매 사건 등에 대한 문제점을 비켜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사건 역시 같은 관점에서 동성애자의 성매매가 아닌, 10대 청소년의 원조교제, 성매매가 얼마나 큰 문제인지, 그리고 그 것에 해결책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로, 이 사건은 10대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얼마나 위험한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실제 청소년 문화라는 것도 극소수이지만, 10대 청소년 동성애자들의 문화는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10대 청소년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편견속에서 동성간 사랑이라는 코드를 가지고 있는 10대들이 접할수 있는 청소년 동성애자들 만의 문화가 존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결국 성인 동성애자들의 문화속으로 흡수되어 가는 것이고,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학교 교육이 동성애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낳고 동성애자 스스로 타락하는 결과로 만들어주는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건의 초점은 10대들의 원조교제, 성매매 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그리고 10대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어른들과는 다른 건전한 사랑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이성간의 사랑이 곧 Sex가 아니듯이 동성간의 사랑이 곧 Sex가 아니다. 올바른 성교육, 건전한 놀이문화를 만들어주는 것, 이 사건이 어떤 사람을 '매장'시키고, '폄훼'하고, '저주'하며, 편견속에서 '으르렁'거리도록 만드는게 아니라 청소년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고, '선도'하면서 동시에 아이들의 올바른 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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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0/22 [15:0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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