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盧가 실용주의 대표 Vs 보수주의일 뿐
[쟁점] 실용주의 논쟁확산 명계남은 ‘노가호위' Vs 개혁위장 보수주의자
 
편집부   기사입력  2005/01/18 [17:30]

최근 강화되고 있는 참여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을 놓고 실용주의에 대한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대자보 쟁점토론방코너에 지난 16일 아이디 '눈팅족2'가 참여정부를 지지하는 실용주의를 주장하고 나서자 아이디 '음...'이라는 네티즌이 즉각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개혁으로 위장된 보수주의자"라는 반박을 하고 나섰다.
 
눈팅족2는 정치웹진 <노하우21>에서도 실용주의를 주장해 찬반 댓글이 이어지는 등 실용주의 논란은 확산추세에 있다. 급기야 일부 정치웹진 사이트에선 실용주의를 주창한 눈팅족2에 대해 '바퀴벌레'라는 악성표현까지 등장했다.
 
이 가운데 대자보 쟁점토론방에선 아이디명 '눈팅족2'와 '음...' 사이에 벌어진 논란이 관심을 끈다. 
 
발단은 아이디명 '눈팅족2'가 노무현 대통령을 대표적 실용주의자로 극찬하고 민주노동당은 물론 명계남씨 주축의 국민참여연대(이하 국참연대), 정동영 통일부장관에 대해선 비난한데서 비롯됐다.
 
눈팅족2는 민노당에 대해 "원칙주의와 지나친 도덕성을 내세우는 것은 공동체의 이익을 실현할 수 없으며 민노당은 당원들조차 전망이 없는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눈팅족2는 국참연대에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그는 "명씨가 노빠무리를 이끌고 우리당에 들어가 노 대통령을 팔아서 여우가 이득을 챙기려는 것으로 '노가호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대해선 "공동체를 위한 것이 아닌 정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의 국보법 폐지발언, 부산 지역구 출마와 이해찬 총리의 호남고속철 사업중단 등은 실용주의에 해당한다고 두둔했다.
 
이에 대해 '음...'은 "실용주의는 '공동체 이익을 실현할 마스터플랜'이 없이 그때그때 될 것 같은 것만 추려놓은 것으로 단기적인 정치 전술로는 유용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음...'은 상이한 계급과 계층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실용주의가 내세우는) 공동체 또는 공동체 전체의 이익이란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한나라당도 공동체를 깨자는 막말로 나가지는 않는다"고 독설을 날렸다.
 
'음...'은 가진자에게 권력과 부를 맡겨놓으면 공동체의 최대이익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며 민노당(정책)에 점수를 줬다. 그는 "지금까지의 실용주의 정책은 '실용과 정치발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가장한 보수주의자임이 분명하다"고 못박으며, 눈팅족2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친노성향의 네티즌들은 눈팅족2에 대해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갈갈(노하우21)'은 노빠에 대한 지적에 공감하지만 "눈팅족2의 실용주의 주장이 자의적이고 비실용적이다"고 반대의견을 보였다.
 
반면 '귀리'는 "정치적 지지차원을 넘어 환경문제 등 각종 시민사회 운동으로 확대 재생산돼야한다"며 찬성의견을 보였다.
 
눈팅팬(대자보)은 눈팅족2에게 "좋은 글로 후원금 세례를 받을지 누가 아느냐, 한번 도전해보라"는 격려글을 올렸다.
 
실용주의 논란은 '공존의 그늘(노하우21)'이 로드맵이나 지키라'며 가세해 실용주의 논란이 인터넷 공간을 타고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음은 대자보 쟁점게시판에 눈팅족2와 ‘음...’이 올린 글 전문이다.
 



실용주의 개혁 노선이란 무엇인가? / 눈팅족2 

 
실용주의라는 말은 예전에 제가 인터넷에서 사용하던 말인데, 그 후에 정동영씨가 사용해서 유명해진 말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이 실용주의를 서프 등에서 여러 차례 언급한 저로써는 제가 주창자라고 스스로는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 실용주의와 맞물려서 최근 돌아가는 정국이 꽤 흥미롭기에 이 참에 실용주의의 주창자로써 실용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 말씀 드려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또한 명계남씨가 최근 노빠 무리를 이끌고 열우당 속으로를 외치며 들어가는 상황에서 실용주의자인 저로써는 이들의 열우당 노선 투쟁에 대해서 염려되는 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선 실용주의를 최근 많은 정치인들이 사용하더군요. 제가 볼 때는 한국 정치인 중에서 대표적인 실용주의 인사를 꼽으라면 노무현 입니다. 예전에 노빠들이 노무현을 원칙론자로 묘사하며 실용주의에 대해서 비이냥 거릴 때, 많이 의아했지요. 왜냐하면 노무현의 행보는 상당히 실용주의적 태도를 견지했는데, 왜 원칙주의자라는 이미지가 씌워져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여기서 실용주의를 보는 관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 노무현의 부산 지역구 출마 역시도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그것이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지역 감정 철폐 내지는 완화-와 맞고, 우리 나라에서 지역 감정에 도전하는 상징적인 정치인 한 사람 쯤은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노무현이 국회의원 되고 싶어서 서울이나 호남 어딘가에서 김대중 당의 깃발을 들고 출마한다면 그건 실용주의가 아니라 야합인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김영삼의 3당 합당을 따라가지 않은 것도 실은 야합을 거부한 것이지, 딱히 원칙론자여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실용주의라는 것은 야합과는 틀린 것이거든요. 그리고 국가와 민족에게, 큰 틀에서 우리 사회 공동체에 해를 끼칠 것이 분명해 보이는 행동을 실용주의자는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용주의는 모두가 잘먹고 잘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인데, 모두가 망하는 길로 갈 수는 없는 것이지요. 김영삼의 3당 합당이 불러온 파국을 보십시오. IMF가 왔죠.
 
이런 의미에서 실용주의라는 것이 정권을 잡기 위해서 중간에 무당파로 뜬, 한나라당과 열우당 사이에 있는 국민을 꼬시기 위한 정략적 목적으로 탄생한 정치적 노선은 분명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최근 이해찬 총리가 호남 고속철 사업을 보류하면서 노태우정권 때에 벌인 경부 고속철이 대표적 정치 사업이라면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을 보았습니다. 경부 고속철이 이용객 수도 몇 명 없고, 한 해에 수천억의 적자가 난답니다. 이런 것을 막자는 것이 바로 실용주의자들의 뜻입니다.
 
그리고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국보법은 시대적으로 이미 그 생명이 끝난 법이니, 천천히 가자고 말했습니다. 이것도 실용주의적 접근입니다.
 
예전에 민노당원과 잠깐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민노당이 지향하는 사회는 아직 모색중이라고 하더군요. 동구권이나 소련,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도 말하던데요. 제가 그래서 북한도 사회주의 국가가 맞다. 다만 실패한 사회주의 국가일 뿐이다고 말했지요. 하여간에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회주의 국가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노당의 주장은 사민주의를 공식적으로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개념이 전혀 잡히지 않는 사회주의의 한 종류를 주장하는 듯한데요. 이것이 무엇인지는 민노당원들도 제대로 제시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민노당의 아마추어리즘에는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민노당은 이런 부분부터 빨리 정비해야 할 겁니다. 도대체 무엇을 지향하는 것일까요? 우리 사회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겁니다. 여전히 구상중인 사회주의로써는 실용주의자들의 냉소만을 받을 뿐입니다. 높은 도덕성과 품성은 정치의 영역에서는 한 가지 장점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현실에서 잘못 나타날 때에는 북한, 소련, 중국, 동독 등이 된다고 봅니다. 최근 한국의 근본주의 기독교들의 전근대적인 행태를 언론을 통해서 접했을 겁니다만, 이 사람들도 개인적인 도덕성은 아주 높은 사람들이거든요. 그러므로 지나친 도덕성을 가진 자는, 그리고 남에게도 강요하는 자들은 비실용주의자들로써, 이런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바로 중세 시대, 소련, 북한, 중국, 혹은 부시 휘하의 미국 등이 됩니다. 그리고 이슬람도 있군요.
 
실용주의의 목적은 정권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최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므로 실용주의자들은 대화, 타협, 토론, 협의 등을 소중한 덕목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정동영씨가 실용주의를 한때 외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분이 그 이후 언론의 검증을 거치면서 나타난 것은, 자식들 조기 유학 시키기, 아버지의 일제 부역, 장애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표 안되는)노인들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시라는 소리.....들을 했지요. 그리고 몽골 기병대 찬양도 하더군요. 실은 몽골 기병대가 무엇인가요?
 
몽골 기병대요? 우리 민족을 장장 30년 이상 짓밟은 말발굽입니다. 그런 몽골 기병대가 그렇게 좋으세요? 나는 이런 무뇌아적 비유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났는지 참 어이가 없더군요. 국사 시간에 배운 팔만대장경과 삼별초의 3년 항쟁은 까마구 괘기 잡수시듯이 엊어 먹어 버렸나 봅니다.
 
사실 그래서 저는 정동영은 대통령이 되어선 안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실용주의의 가장 참 뜻인 공동체의 번영보다는 정권을 잡기 위한 실용주의를 주창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식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최근 황건적화되고 있는 노란 무리들이 있던데요. 국참연인가요? 사실 노무현을 지지한 노빠들은 각양각색의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문제를 나름대로는 생각했겠지요. 그것이 노무현이라는 한 개인을 통해서 뿜어져 나왔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빠란 단일한 정치색으로 묶거나 단일한 정파로 묶어선 안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국참연은 노빠의 교조주의화, 실용주의의 반동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용주의자들의 사고 방식은 굳이 내가 안해도 타인의 손을 빌려서도 내 뜻을 펼칠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행정수도 이전의 경우에서도 한나라당도 충청도에서 생색 좀 내게 해주어도 괜찮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지방 자치의 발전과 부의 전국 균등화이지, 한나라당 박멸은 아니거든요. 이런 면에서 노무현 정권과 열우당은 많은 부분에서 잘못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노빠란 우리 시대의 진보의 총합 같은 것인데요. 이것을 국참연이라는 조직으로 묶어서 열우당에 올인하고, 그 중에서도 별로 국민적 정당성이나 공도 없는 정동영 등을 밀어서 반한나라당에 기반한 대선 정지 작업을 하겠다는 것인데요.
 
사실 이런 식이라면 분명 노빠의 의미는 재해석되어야 하는 겁니다. 과거 대선에서 노무현을 지지했던 그 세력의 총합에서 현재의 노빠는 단지 밥그릇 싸움을 위해 떼로 몰려 다니는 황건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노무현 지지 운동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의 진보적 기운은 단지 정치적 운동에 매몰되어선 안됩니다. 이것은 환경의 문제-요즘 심하지요-와 각종 시민사회 운동으로 확대 재생산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시대의 개혁이란 우편향된 국민 총체가 좌측으로 조금식 움직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모두가 나란히 갈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양한 목소리들이 서로 싸우기도 하고, 상대를 흠집내기도 할 것입니다만, 현재 국참연이 하는 것처럼 노무현의 이름을 걸고 자신들의 밥그릇을 큰 그릇으로 바꾸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대자보의 권순욱 기자가 쓴 글 중에서 어디에선가 열우당의 개혁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혹 아니거나 잘못 인용이라면 죄송^^*-라는 것을 읽었는데요. 제 생각엔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우리 사회의 실용주의적 개혁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이익이 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밥그릇 싸움을 하기 보다는 사이좋게 한 숟가락씩 나누어 먹는 사회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용주의 개혁 노선은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국참연은 노무현의 성공을 위해서 올인한다는 것이더군요. 제가 볼 때는 노가호위, 즉 노무현을 팔아서 여우가 위세를 부린다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명계남씨가 열우당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면 노빠라는 코드를 버리라고 한 겁니다. 노무현이라는 대통령을 파는데, 열우당 내의 어느 누가 감히 대적하겠습니까?
 
그러나 열우당은 분명 안개모같은 보수주의자들도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정당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갑자기 단체로 몰려가서 열우당의 주인은 우리야, 당원이 주인이야 하면서 쪽수로 기성 정치인들을 몰아내거나 압력을 가하는 행위는 분명 실용주의와는 틀린 것입니다. 이들은 하이퍼 도덕주의자, 즉 독선주의에 똘똘 뭉친 자들입니다. 자기들만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더불어 만들어 나가는 실용주의적 태도가 아닌 것입니다.
 
분명 지금은 군사 독재 시대는 아닙니다. 그리고 열우당의 개혁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저는 그것을 극우에 치우친 우리 사회를 조금씩 좌측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결코 사람을 교체하거나,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노빠란, 지난 대선 당시에 노무현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 중에서 우리 사회의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어야 합니다. 민노당 지지할 사람은 그쪽으로 가고, 열우당에 올인할 사람은 올인 하십시오. 다만 조직을 만들어서 노빠란 이름을 독점하거나 노무현을 위해서라는 노가호위-노무현을 팔아서 여우가 이득을 챙긴다-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엔 이쯤에서 노사모의 공식적인 해체도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가장한 보수주의자 / 음...
 
제 독해력과 상상력의 부족 때문이겠습니다만 솔직히 말은 대강 이해가 되었는데 전체적인 상이 그려지지 않는군요. 부족하나마 간추려보자면 대략 아래와 같은 내용인 듯 합니다.
 
'실용주의란 어떤 특정한 주의'주장이라기 보다는 각각의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 전체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 -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원칙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보기에는 여러 상황에서의 대응에서 원칙이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공동체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실용주의가 가장 훌륭하다.
 
적어도 19세기 이후 - 그러니까, 대중 사회로 접어든 이후 인류 사회가 겪은 가장 혁명적인 변화는 피지배계급도 문자를 알고 사상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사회 - 생산 공정이 복잡해져감에 따라 노동자도 기계와 생산 과정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생겨난 부수적인 일이기는 했습니다만... 그 이후 사회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다루는 것 중의 하나가 계급, 혹은 계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같은 공동체 안에도 서로의 이해를 달리하는 - 서로의 이익이 상대방에게 적대적일 수도 있는 두 개 이상의 계층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체, 또는 공동체 전체의 이익이란 공허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떠한 정치 사상도 - 그러니까 한나라당의 주장도 공동체를 깨자는 것까지 막나가지 않으며, 오히려 공동체의 이익 실현을 그 누구 못지않게 목놓아 부르짖습니다. 다만, 이 공동체의 이익을 실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또, 그렇게 실현된 이익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의견일 뿐입니다.
 
눈팅족2 님께서 예를 든 민노당의 '불확실한 전망' 역시 대전제는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 "어떠한 방식을 채택할 수 있는가?" 가장 극단적으로 제시될 수 있는 혁명론조차도 "특정 계급의 이해가 나머지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이해와 대립되며 그것은 한쪽이 제거되기 전까지 해결할 수 없다."는 전제로 이야기되는 것입니다. 여러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혁명에 대한 전망을 철회했다고는 하지만, 대전제가 되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공동체의 이익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떻게 달성될 수 있는가? 여태까지처럼 가진 자들에게 사회의 운영권(권력)과 자원(부)를 맡겨놓으면 공동체의 최대 이익이 보장될 것인가? 뭐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들이지요.
 
보통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변의 성격을 지니는 마스터플랜을 정치 사상 또는 사회 사상이라고 부릅니다. 대체로 이 공동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정당들이 특정한 원칙에 매달려 공동체의 이익을 저버린다고 하는 것은 님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정치 세력에 대한 굉장한 모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소한 정치 이념 - 사회 사상으로서는 실용주의보다 훨씬 적합하다는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공동체 전체'의 이익은 모호하거나 실체가 없으며, 그것을 가정한다 하더라도 그 안에 대립하는 두 개 이상의 사회 계층이 존재하는 한 '공동체의 이익'과 그 분배의 방식은 어떤 특정 계급에게 유리하게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 문제만 보더라도, 기업에 규제를 풀고 지원을 주어 경제를 살린다는 계획과 서민들의 소득을 보장해서 경제 순환을 돕는다는 두 가지 방향의 길이 제시될 수 있습니다. 둘 모두 경제 순환을 통해 돈이 유통되어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업에 특혜 -> 투자 -> 임금소득 -> 소비 -> 생산 욕구 -> 투자
 사회 보장으로 소득 보장 -> 소비 -> 생산 욕구 -> 투자 -> 소득 -> 소비
 
앞의 것은 한나라당과 열우당(그리고 실용주의자 노무현), 뒤의 것은 민주노동당이 주장하고 있지요.
 
어느 쪽이든 주장하는 사람의 말대로만 된다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저의 입장에서는 기업에 특혜로 주어진 부분이 과연 고용을 생산하는 투자로 이어질 것인가?, 특혜로 받은 만큼, 그리고 그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부분을 '이윤'으로 생각하고 꿀꺽하지는 않을까? 기업들이 투자를 할 때 과연 현재의 노동력 가격(실업자가 넘치면 노동자의 가격이 싸진다.)을 더 깎으려하진 않을까? 비정규직의 확대가 실질적으로 "더 적은 임금으로 더 많은 일꾼을"이라는 자본의 요구를 노무현이 실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소득도 늘지 않고 소비 역시 계속 줄어들어서 결국은 없는 놈들만 피터지는게 아닐까 하는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용주의란 정치 세력이라면 반드시 가져야 할 '공동체 이익의 실현 마스터플랜' 없이 중 그때그때 되지 싶은 것들만 추려서 내놓는 형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단기적인 정치 전술로는 유용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부적합하며, 특히 자기 자신이 사회를 이끌어나가야 할 때가 되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게 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일에는 여태껏 없었던 새로운 주장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아마도 현재의 것들 중 불합리한 부분을 고쳐나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실용주의를 말하자면 여태껏 나온 <보기> 중에서 케이스에 따라 그나마 나은 것을 고르는 객관식 정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명확한 사회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치면 현재 운영되는 사회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한나라당보다 명확할 수 있는 정치 주장은 없습니다. 한국 사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사건들에 대한 실용주의적 선택이 대부분 한나라식 대안이었던 것은 이러한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까지 제시된 답안지 중에는 가장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있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매번 익숙하다는 이유로 그러한 답안지들만 내다보면 그게 어떻게 실용이고 정치발전이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여지껏 제출된 답안지들 중에서 실용적으로 선택하는 것 보다, 더 나은 새로운 답안지를 제출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본적이 없는 것, 그러나 꼭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추기) 사실 눈팅족2님이 말씀하신 내용 - 노무현은 실용주의자이다. -를 그대로 인정해드리고 쓴 글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실용주의를 가장한 보수주의자임이 분명해보입니다. 어쩌면 보수와 진보를 뒤섞어서 - 국민에게는 립서비스를, 자본에게는 실익을 -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진정한 실용주의자인지도 모르지요.

 네티즌 '눈팅족2'는 대자보 기사와 관련, 몇가지 정정의견을 보내와 이를 반영하고 그의 의견을 참고로 붙인다.
 
대자보에 걸린 기사를 잘 읽어 보았습니다. 몇 가지 정정을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을 극찬한 것이 아니라, 제가 평소에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실용주의적 코드를 뚜렷이 드러내는 정치인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주저없이 적절한 예로 든 것일 뿐입니다. 하긴 한국에는 관념적 정치 문화가 너무 많기에 실용주의 코드를 소유한 정치인이라는 것도 사실 상당한 수준의 칭찬을 될 겁니다만, 제가 쓴 글에서는 극찬보다는 적합한 예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여 집니다.

둘째, 민노당에 대해서는 제가 상당히 비판적임에도 불구하고 꽤 호의적입니다. 그리고 저의 글은 맹비난이 아니라, 뼈아픈 충고 내지는 비판 아닐까 싶습니다. 명계남과 국참연, 정동영에 대해서도 맹 비판이랄까요? 사실 노무현 대통령 하에서 여당을 접수하겠다는 것, 이것이 과연 노무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일까요? 냉정하게 봐도 노가호위 아닐까요?

게다가 이들이야 말로 음... 님이 말한 바처럼 특별한 코드가 없는 경우입니다. 무엇을 위해서 국참연을 만들어서 열우당에 올인한 것인지에 대해서 뚜렷한 경향이 없거든요. 그러니 결국에는 밥그릇 싸움으로 귀결 지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두리뭉실한 관념주의자들일 뿐입니다. 음... 님 같은 분이 보면 한나라당이나 열우당이나 도찐개찐일 찐데... 사실 저도 그 점을 바판한 것입니다.

그래서 민노당에는 상당한 수준의 우호적인 뼈 아픈 지적을 한 것이지요. 음...님이 깜짝 놀라신 것은 아마도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랄까요?

이 부분 정정 좀 해주시면 참 고마울 것 같은데요. 맹비난이 아니라,,맹비판으로.... 그리고 극찬이 아니라, 적합한 예로 들었다는 뉘앙스로요.

음...님께 답변 쓰는데요.
원래 실용주의가 이념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욕을 먹었지요. 옛날부터요. 특히 좌파적 지식인들이 그런 경향이 꽤 있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실용주의자들은 대부분 사민주의에 가까운 경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도 자유주의자랄까요?

제가 노무현 대통령의 이념을 평가하자면 중도 자유주의자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 현실이 지나치게 보수우익이니깐, 그런 점에서 중도 보수주의자적인 정책을 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용주의자를 가장한 보수주의자라고 하셨는데, 글쎄요.. 실용주의와 보수주의가 대립되는 개념이던가요? 무엇을 가장하고 말고 할 게 있나요? 님의 결론은 대자보 편집인께서 대미를 장식했다고 상당히 훌륭한 투로 말씀하셨는데, 실은 엉터리지요.

왜냐하면 실용주의하고 보수주의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뭘 가장하고 말고 할 게 없답니다.

하여간에 님이 주장하는 그런 주장들은 옛날부터 실용주의자들에게 항상 쏟아졌던 것들입니다. 운동권도 개량주의자나 사민주의자들을 상당히 욕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제가 볼 때 역사를 발전시킨 정치가나 정치가들 중에서 유명한 사람들은 거개가 실용주의적 태도를 견지한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뱀말

한나라당이 가장 선명한 우리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냐 하셨는데, 한나라당은 현재 우리 사회의 합의를 도출할 만큼 이념적으로나 행태적으로나 수준 이하입니다. 설마 박정희의 개발 독재가 뚜렷한 선진 한국의 비전이라고 보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연대와 대화, 합의, 타협이 과연 한나라당과 어울리던가요? 탄핵안 발의, 국보법 철폐 반대하는 한나라당이 과연 서로 공존과 대화와 관용을 주장하는 실용주의적 개혁 노선과 어울린다고 보시는지요?

제가 민노당에 대해서 애정어린 맹비판을 한 이유는 민노당이 좀 빨리 커서 우리 사회의 표준을 좀더 좌측으로 옮기는데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하여간에 실용주의가 이념적으로 뚜렷한 실체가 없긴해요. 그래서 독일 등지에서 공부한 사람들에게 욕먹는 경향이 다분한 것 같더군요. 아무래도 영미산이라서 그런가요? 흑시 님, 독일에서 공부한 적 있나요?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5/01/18 [17:30]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음... 2005/01/19 [19:56] 수정 | 삭제
  • 일단 사실들에 대한 이해는 비슷한 것 같군요
    실용주의자인데 한국사회에 보수가 많으므로 보수쪽에 가깝다는 말은, (그 전의 글에서도) 의심이 되던 것인데 일종의 산술 평균적 중간이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노무현의 경우, 립서비스 부분을 제외하면 실제로 산술 평균적 중간도 가지 못하고 완전히 보수쪽에 올인하는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실용주의를 가장한 보수주의라고 한 것이지요.
    그리고 사민주의라는 말을 아주 쉽게 쓰시는데, 노무현이나 여타 실용주의자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입니다. 사민주의라는 게 간단히 말하자면 '공공성에 입각한 재화의 사회적 통제'에 중점을 두는 사상인데, 노무현 스스로 시장을 통한 재화의 분배를 방침으로 삼는 시장주의자라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한나라당이 가진 우리 사회의 발전 로드맵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느냐 없느냐와는 별개로 그들이 로드맵을 제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또 여태까지의 - 지금도 계속되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강화하려는 것인 만큼 가장 명료하게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민노당에 쏟아지는 가장 큰 비판이 현실성의 문제인데, 현실에 없는 걸로 바꾸자는 주장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의 경우는 '현실 그대로 쭉~' 이런 로드맵을 제시한다고 할 때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뱀발..
    뱀발로 달아놓으신 부분은 좀 씁쓸하군요.
    "현실은 보수에 치우쳐있다. 그러므로 실용주의자들은 보수쪽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그가 사민주의자라도?) 그러니 누군가 좌측으로 균형을 맞춰주면 나도 좀더 중간으로 가겠다.." 이런 겁니까?
    국보법 철폐 반대하는 한나라당과 잘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보법 처리 연기했쟌습니까.. 그리고, 기업도시법이나 파병 같은 문제는 눈빛으로 생각을 주고 받으며 일처리를 하더군요. 꼭 실용적 개혁과 상충된다고만 볼 수도 없는 문제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