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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탄핵해결후 입당, 우리당 관여안해"
'책임있는 평당원'으로 중재 강조, 우리당 '여당'으로 당정협의 확대될듯
 
심재석   기사입력  2004/04/21 [14:04]

노무현 대통령이 21일 예정돼 있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회동에서 '입당'문제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당시기는 탄핵문제가 해결된 이후로 알려졌고, 입당후에는 평당원으로 남아 지도부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입당을 하게 되면 책임있는 당원으로서 당 운영에 참여할 것'을 밝히고 '당직 임명이나 공천과정, 당권경쟁 등 정파적 이해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고 당 지도부에 해당하는 당직도 겸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입당 시기에 대해 윤 대변인은 "일단 탄핵국면이 해소돼야지 않겠느냐"고 말해 탄핵이후 입당할 것을 시사했다. 윤 대변인은 그러나 "오늘 회동에서 탄핵철회 얘기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오늘 만찬에서 탄핵 철회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이 비록 당권에 개입하지 않는 평당원으로 입당한다 하더라도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갖는 무게와 당내 영향력을 감안할 때 노 대통령의 입당이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 대통령이 입당하게 되면 '정신적 여당'이라고 자임하던 열린우리당은 공식적으로 '여당'의 지위를 갖게 돼 향후 대야협상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열린우리당이 17대 국회 의석의 과반을 점유한 상황에서의 입당이기 때문에 그 책임은 더욱 막중해 질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윤 대변인이 언급한 '책임있는' 당원이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이 표현은 노 대통령이 우리당에 입당한 이후 공식적인 지도부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일정정도 대통령의 의견을 당에 전달하고 이를 반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지금까지 '당정분리'를 주장하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당과의 의사소통에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노 대통령이 총선이후 그 '스타일'을 바꿀 것임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미 당에서는 "총선이후 당정협의를 더욱 강화하고 책임있는 집권여당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잡탕정당'이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중도보수에서부터 중도진보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함에 따라 '책임있는 당원'이란 표현은 특정사안을 두고 당내 갈등이 노출될 때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서 '교통정리' 또는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9일 김근태 원내대표와 만나 그 동안 보이게 보이지 않게 쌓여있던 미묘한 감정의 앙금을 털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과 김 대표는 이념적 성향은 비슷한 면이 있지만,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과 이후 노-정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엇갈린 바 있다.

노 대통령이 김 대표와 화해한 것도 이후 당내에서 특정 계파에 서지 않고 중재자 역할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치적 기반이 다른 당 지도부를 잇따라 불러 식사를 함께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있다.

이처럼 탄핵이후 언론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던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이후 정치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탄핵소추'라는 헌정 초유의 상태에 빠져있는 대통령이 벌써 정치행보를 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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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21 [14:0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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