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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재청 지도서비스는 일본위주로 하나?
일본해 등 일본 우익들이나 만들 지도가 대한민국 정부기관에 있어
 
이윤옥   기사입력  2013/01/23 [10:14]
“국가기관인 문화재청에서 지도 서비스를 한다기에 둘러보는 중에 너무 놀라 메일을 보냅니다. 동해 자리에 일본해(동해)로 표기된 지도를 서비스 하고 있군요. 문화재청이 제정신인지 궁금합니다.”

이 글은 1월 19일에 기자에게 제보된 글이다. 이 글을 보내온 사람은 우리나라 최초로 독도지도를 완성한 안동립 선생이다. 기자는 즉시 문화재청 <동북아역사문화유산> 누리집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았다. 아뿔사! 푸르른 동해바다 한 가운데 “일본해”라고 써놓고 그 아래 (동해)를 괄호 속에 작게 표기해두고 있는 게 아닌가! 안 선생의 표현대로 정신 나간 문화재청이 아닐 수 없다.
   
▲ 2013년 1월14일부터 1월 20일 오전 11시까지 문화재청 지도서비스엔 일본해 표기가 선명했다.     ⓒ 문화재청 지도서비스 갈무리

문화재청의 어이없는 일본해(동해) 표기 문제를 다룬 기사를 마무리하고 기사를 송고하려는 순간 다시 확인한 기자는 눈을 의심했다. 2013년 1월 20일 일요일 낮 11시쯤까지 분명히 “일본해”였던 것이 오후 2시 무렵“동해”로 바뀌어 있는 것이 아닌가?
  
때는 마침 일요일이라 문화재청에 확인 할 길이 없어 월요일 9시가 되자마자 문화재청에 전화를 걸었다. 거는 곳 마다 담당부서가 아니라며 뺑뺑이를 돌려 겨우 대변인실까지 연결하는 데 오후 2시가 되었고 대변인실에서는 취재요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하라고 했다.

▲ 문화재청 대변인실에 요청한 취재 요청서 내용     ⓒ 이윤옥

취재요청서를 보내고 난 뒤 답이 온 것은 저녁 5시 38분이었다. 장장 8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문제는 문화재청 문화유산 테마지도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의 답변이다. 이 부서 담당자라는 사람은 독도표기에 관련한 문화재청의 공식입장을 <팝업창>에 띄어놓았으니 읽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기자는 <팝업창>을 읽으면서 문화재청이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도 수정 시간에 대한 거짓말을 하고 있음에 적이 놀랐다. 
  
기자가 ‘일본해’로 되어있는 것을 스캔한 시각이 1월 20일(일) 낮 11시 무렵이었는데 문화재청이 1월 19일(토)에 즉시 조처하였다고 하는 점이 그것이다. 이러한 표기는 지도서비스가 시작된 2013년 1월 14일부터 수정되기 전까지 만 6일 동안이나 줄곧 이 모양대로였고 트위터 등에서는 여론이 들끓고 있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당시 기자가 확인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한반도 일부만 보이고 독도 쪽은 나오지 않아 이 지도가 “독도표기 누락”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그런데 문화재청은 독도가 단순한 실수로 빠져있었다고 발뺌한다.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1월 20일 인터넷 트위터에는 기자에게 일본해 표기를 제보한 안동립 선생이 독도가 “리앙쿠르암초”라고 되어있다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 1월 20일에도 “리앙쿠르암초”가 표기된 안동립 선생의 문제제기가 리트윗 되고 있었다.     ⓒ 트위터 갈무리


문화재청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오류를 알고 즉시 시정했다. 지금은 수정된 상태이다.”라면서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기자의 생각은 다르다. 철저한 검증을 했는데도 이 모양이라면 향후 재발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을까? 더군다나 이번 사안에 대한 책임자의 정식 사과나 재발방지에 대한 대책도 없이 <팝업창>하나 띄우고 문제를 봉합하려는 것은 놀란 국민 가슴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이 아니다.

▲ 팝업창 하나 띄워 일본해 표기 사태에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 문화재청     ⓒ 문화재청 지도서비스 갈무리

문화재청이 지도정보를 안방에서도 볼 수 있도록 기획 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이런 식으로 “일본해”, “리앙쿠르암초”라고 서비스 할 바에는 아예 사이트를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이 사이트를 보았다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또한 일본 쪽에서 이 사실을 알았다면 어땠을까? 이런 엉터리 지도를 제작한다고 국민의 혈세는 또 얼마를 쏟아 부었을지 한심한 생각이 든다.

누구나 알다시피 한국에 있어 <독도>와 <일본해> 표기문제는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문화재청이 1월 20일자로 수정해놓으면서 “구글 글로벌 지도의 일부 프레임의 변경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식의 대응을 했는데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 만 6일간 “일본해”였다가 겨우 “동해”로 고쳐놓은 상태(2013년 1월 20일 낮 2시 현재)     ⓒ ⓒ문화재청 지도서비스 갈무리
  
이번 문화재청의 “일본해”표기 사건을 기자에게 제보한 안동립 선생은 사재를 털어 독도지도를 완성한 분이다. 그는 독도가 102개의 바위섬과 78개의 암초로 이뤄진 사실을 밝혀낸 사람으로 독도를 신발이 닳도록 답사하고 또한 울릉도 주민과 향토학자를 찾아 잊힌 옛 땅이름을 모두 되살려 지도에 실었다. 

    
▲ 독도 안의 땅이름을 최초로 조사하여 만든 안동립 선생의 독도지도     ⓒ 안동립


그러나 이러한 작업은 진작 정부가 나서서 했어야 할 일이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오히려 “새 지명을 만들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고 수수료 물어라.”고 했다니 이 나라의 국토수호 의지가 의심스럽다.

문화재청장은 <동북아역사문화유산>의 지도서비스 체계를 재점검하고 이번의 “일본해” 표기에 관한 경위를 국민에게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본다. 백번 양보하여 구글지도의 문제가 있었다고 치더라도 만 6일간이나 이를 감쪽같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문화재청 행정의 심각한 “구멍뚫림” 현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팝업창> 하나 띄우고 말기에는 이번 사안이 너무도 중대한 사안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윤옥 소장은 일본 속의 한국문화를 찾아 왜곡된 역사를 밝히는 작업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제대로 된 모습을 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의 발전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외대 박사수료,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연수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을 지냈고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과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민족자존심 고취에 앞장서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를 밝힌『사쿠라 훈민정음』인물과사상
*친일문학인 풍자시집 『사쿠라 불나방』도서출판 얼레빗
*항일여성독립운동가 20명을 그린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도서출판 얼레빗
*발로 뛴 일본 속의 한민족 역사 문화유적지를 파헤친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 답사기』 바보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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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1/23 [10:1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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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내 2013/01/23 [17:00] 수정 | 삭제
  • 정말 어이없는 일이군요. 반드시 책임을물어서 다시는 그런 얼빠진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얼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문화재를 어떻게 관리합니까?
  • 나라임자 2013/01/23 [15:02] 수정 | 삭제
  • 문화재청이 얼빠진 사람이라는 것은 오늘 어제 일이 아니다. 나라 망신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