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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대연합 vs 외연확대…딜레마 빠진 朴
 
임진수   기사입력  2012/10/29 [13:55]
과거사 논란에 발목이 잡히면서 지지율이 정체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청년층과 여성 표심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외연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선진통합당에 이은 국민행복당과의 합당 추진 등 보수대연합을 비롯한 보수색 강화가 부각되고 있어 오히려 외연확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후보가 지난 주말동안 컨셉으로 잡은 행보는 바로 '여성+청년'이다. 박 후보는 28일 영·유아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유모차 걷기대회'에 참석해 보육문제 해결을 약속하고 이어 당 중앙선대위 여성본부 출범식에 참석하는 등 여성 표심을 자극하는 행보를 벌였다.

전날에는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성혁명 시대 선포식'에 참석해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자 정치쇄신"이라며 '여성 대통령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 후보가 여성 대통령론을 강조하며 여성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은 남성 후보인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 차별성을 부각하면서 전체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와함께 주말동안 영화관 아르바이트 체험을 통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어려움과 고민을 듣고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청년층 공략을 위한 행보도 잊지 않았다.

대표적인 취약 유권자층으로 분류되는 청년층 표심 자극을 위해 박 후보는 등록금 인하, 청년창업 활성화, 스펙타파 채용, 해외취업 확대 등의 공약을 잇따라 발표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의 이같은 외연확대 노력과는 반대로 새누리당은 최근 선진통일당, 국민행복당과의 합당 추진 등 보수대연합을 가속화하는가 하면 색깔론 공세를 강화하고 성장담론이 재등장하는 등 보수색을 강화하고 있다.

보수정당인 국민행복당 허평환 대표와 핵심 당원 56명은 28일 "박 후보 지지와 새누리당 입당을 선언했다. 사실상 새누리당에 흡수되는 형식으로 합당을 선언한 것.

허 대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종북좌파세력의 집권을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국정경험이 전무한 선동가적 기회주의 정치세력에 대한민국의 안보를 맡길 수 없다"며 합당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25일 "건강한 가치관과 정체성을 공유해온 두 당이 하나가 돼 시대의 소명에 부응하기로 했다"며 역시 보수정당인 선진통일당과 합당을 선언했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전형적인 보수대연합 움직임이다.

여기다 새누리당은 보수진영의 선거 단골메뉴인 안보이슈를 꺼내들며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를 압박하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마르크스적'이라며 공격하는 등 보수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과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 간 엇박자를 낸 경기부양 공약을 비롯한 성장담론 역시 선거때마다 등장하는 보수진영의 장기 가운데 하나다.

때문에 대선 후보의 외연확대 행보와 당의 보수결집을 위한 움직임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평가다.

특히, 4·11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며 당 정강정책에 '보수'라는 용어를 삭제하고 '경제민주화', '복지' 등 그동안 진보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정책들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을 돌아보면 다시 '한나라당' 시절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외부영입 인사는 "과거사 논란에 계속 발목이 잡혀 시간을 끌면서 외연확대를 위한 정책들이 빛이 바래게 되고 그러다보니 어쩔수 없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중도층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결국 표심으로 드러나지 않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명지대 정치학과 신율 교수 역시 "새누리당이 자기들 지지층으로만 선거를 치르는 전략적 극단주의로 가는 것 같다"며 "보수층 결집은 되겠지만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중도층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선대위 고위관계자는 "선진통일당과 합당 등이 보수대연합으로 비춰질 수는 있지만 그것이 보수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라며 "앞으로 중도개혁과 합리적 개혁 세력을 끌어안는 노력을 꾸준히 할 계획이니까 좀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종북좌파니 마르크스적이니 하며 색깔론이 제기되는 것도 일부 인사들의 성향일뿐 새누리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기 때문에 곧 조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 역시 "최근 보수대연합 움직임 등이 100% 대한민국 기조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자꾸 힘을 모으고 그래야 하는게 당연하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수결집과 외연확대가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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