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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안전불감증 막장 수준, '죽어도 나몰라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여과없이 방송에 나와...한국노총 문제점 제기
 
이훈희   기사입력  2009/09/09 [12:30]
방송사들의 안전 불감증이 정도를 넘어 막장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KBS의 '체험 삶의현장', '1박 2일', MBC의 '무한도전', '불만제로', SBS의 '생활의 달인', '패밀리가 떴다', EBS의 '극한 직업'이 그것. 한국노총은 이들 방송 프로그램의 안전보건을 모니터링해보니 “아찔하다”고 말했다.

'생활의 달인'은 '직업병의 달인'

단적인 예로 지난 6월 14일에 방영된 KBS '체험 삶의 현장'은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도금사업장에서 출연 연예인 및 현장 작업자 모두 직업병 예방을 위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방영된 것이다.

   
▲ EBS '극한 직업' 방송 캡쳐

6월 16일에 방영된 SBS '생활의 달인'편에서는 출연자가 목장갑을 끼고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방영되었는데, 날 또는 축이 회전하는 기계를 취급하는 경우 절대로 목장갑을 끼고 작업해서는 안 된다. 실제 상황에선 손이 절단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장면이며, 산업안전규칙 제44조 위반이기도 하다.

이 점에 대해 한국노총은 “산업재해를 당한 손가락을 보여주면서 안전보건 조치 없이 작업을 하는 모습을 방영하는 것은 방송사의 안전 불감증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체험 삶의 현장'은 '산업재해 체험의 현장'이었고, '생활의 달인'은 '직업병의 달인'이라는 것.

산업재해 방치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어 큰 문제

EBS의 '극한 직업'은 최악의 사례로 손꼽혔다. 한국노총은 '극한 직업'의 경우 대부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업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출연 노동자 역시 직업병 발생이 매우 높은 게 현실인데도 방송에선 힘든 상황을 극복해내는 모습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시청자로 하여금 안전보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제공하고 산업재해 방치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건 큰 문제라는 해석이다.

특히 교육방송 특성상 청소년층에게 잘못된 직업정신의 가치를 제공하고, 안전보건 불감증을 심어주어 향후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했을 시 산업재해 예방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외 청소년층에서 인기가 있는 '1박 2일', '패밀리가 떴다'와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경우도 출연진들에게 달리면서 음식을 먹는 장면을 여과 없이 방영하거나 안전 구명장비 없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한편, 지난 2004년 성우 장정진 씨가 KBS의 ‘일요일은 101%'를 녹화하던 도중 떡을 급하게 먹다 기도가 막혀 뇌사상태에 빠져 결국 한달 만에 사망한 일이 있었지만 방송사의 안전불가증은 여전한 상태다.

지난 한해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는 총 9만5천806명이고, 이중 2천42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나머지는 크고 작은 장애를 겪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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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9/09 [12:3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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