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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에 받은 10억,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먼저 요구"
검찰, 박 회장 진술 확보…'500만 달러' 수사도 자신감 비춰
 
조근호   기사입력  2009/04/09 [18:47]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노 전 대통령이 먼저 요구한 것이며, 빌린 것이 아니라 그냥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9일 권 여사가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10억 원은 노 전 대통령이 먼저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문제의 10억 원을 '노 전 대통령이 요구한 것이냐'는 물음에 "이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박 회장이 "진술하고 있고 조서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어 10억 원에 관해 "차용증이 없고 빌려줬다는 말도 박 회장 쪽에서는 없다"며 "빌렸다는 얘기는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10억 원이 한 번에 전달됐다"며 "박 회장이 현금과 달러가 들어있는 가방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이같은 언급을 종합해 보면 노 전 대통령이 요구에 의해 박 회장이 현금과 달러 등 10억 원을 정 전 비서관을 경유해 한꺼번에 공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아울러 돈이 전달된 장소와 관련해 검사들이 증거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못 들어가는 부분을 빼고 갈 수 있는 장소는 모두 갔다"고 밝혀 청와대에서 돈이 전달됐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건넨 500만 달러의 출처인 태광실업의 홍콩법인 APC의 계좌 추적 결과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APC 계좌 추적에서 "사실과 부합되는 계좌 추적 부분이 있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혀 박 회장으로부터 연 씨에게 500만 달러가 전달된 경위가 상당 부분 규명됐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필요할 때 연 씨를 조사하겠다"를 입장을 밝혔으며, 연 씨와 동행해 베트남에서 박 회장은 만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도 "필요하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잠시 미뤄지고 있는 정치인 등에 대한 수사에 관해 "한 고개 넘어가면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말해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를 우선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날 새벽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정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재직 시절인 지난 2004년 12월 말 상품권 1억 원 어치, 2006년 8월 현금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지난 2005∼2006년 구속된 정대근 전 농협증앙회장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을 건네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으며, 이날 밤 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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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09 [18:4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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