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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증권 비리, 참여정부 주변인사 비리로 확대되나
 
조근호   기사입력  2008/11/24 [09:02]
세종증권 매각비리 수사과정에서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과 정화삼씨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잇따라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검찰 수사가 참여정부 주변 인사들의 비리로 확대될 지 관심이다.
 
▲박연차 회장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 회장은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서 차명거래를 통해 10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증권 매각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 회장이 이 과정에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올렸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 회장은 "직원들이 세종증권 주식을 사겠다고 결재를 올렸을 뿐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차명거래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차명으로 거래된 사실은 뒤늦게 알았다"며 "검찰에 나가 모든 것을 얘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 세종증권의 농협 매각이 결정되자 세종증권 주식은 1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뛰었고 이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거래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 회장은 100억원 어치의 세종증권 주식을 샀고 이 가운데 30% 가량을 차명으로 사들였으며 10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본격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져 있으며 노 전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씨에게 7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벌금 3천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정화삼씨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검찰은 수십억원의 돈을 받고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 개입한 혐의(알선수재)로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인 정화삼씨와 동행 정광용씨에 대해 2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 형제는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된 직후인 지난 2006년 2월 무렵 세종증권의 대주주인 세종캐피탈 대표 홍기옥씨로부터 30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 형제가 홍씨로부터 받은 돈은 일종의 성공 보수였다"며 "홍 대표는 정씨 형제를 비롯해 여러 경로로 로비를 벌인 뒤 매각이 성사되자 돈을 건넸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씨 형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30억원 가운데 일부가 정치권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는지 등 돈의 성격과 사용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농협은 지난 2005년 증권사 인수를 추진했으며 세종증권은 이 과정에서 농협 인수 대상으로 선정되기 위해 정씨 형제와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 등에게 로비를 벌였다.
 
이에 앞서 검찰은 농협중앙회 정대근 회장에게 50억원을 건넨 혐의로 세종캐피탈 대표 홍기옥씨를 지난 22일 구속했다.
 
정씨는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53회 동창으로 노 전 대통령의 지난 2000년 총선 출마와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적극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 주변인사 비리로 확대?
 
검찰 수사는 지난 19일 세종캐피탈 압수수색에 이어 22일 홍기옥씨 구속, 23일 정화삼씨 형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이 이번 수사를 위해 이미 많은 준비를 했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박연차 회장 등 참여정부 주변 인사로 수사가 확대될지 관심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 중심은 세종증권 매각 관련 비리"라며 수사 확대 가능성에 일단 선을 긋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올해 들어 참여정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사건에 잇따라 착수했으나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대검 중수부가 벌인 강원랜드 수사에서는 참여정부 실세였던 한 의원이 거론됐으나 실체는 없었고 석유공사 수사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고교 선배인 황두열 전 사장이 출국금지됐으나 내사 종결됐다.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 수사에서도 초기부터 박정삼 전 사장이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비교적 적은 액수의 횡령 외에는 별다른 혐의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구속된 세종캐피탈 대표 홍기옥씨가 지금까지 로비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돈이 약 8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돈의 사용처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포착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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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1/24 [09:0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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