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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매체, 낮은 자들의 높은 희망터를 위해"
[이준희 칼럼] <시민의신문>에서 <대자보>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며
 
이준희   기사입력  2007/10/01 [23:49]
“(대자보는) 낮은 자들의 높은 희망터이다.”
 
사실 이 칼럼 제목을 이렇게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대자보>를 너무 띄우는 것 같아서 '대자보'를 생략했습니다. 인터넷신문 <대자보>는 저에게 특별한 공간입니다. 추락한 자들이 다시 비상을 꿈꾸는 공간이자, 낮은 자들에게 넓게 열려 있는 높은 희망터입니다.
 
지난 6~7여 년 간 대자보와 인연을 맺으면서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자보를 통해서 다시금 희망의 새 일터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대자보를 거친 이들이 점프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대자보와의 인연이 힘들고 괴로운 이들도 몇몇 알고 있습니다만 그 역시 삶의 지혜로운 경험의 시간들이었을 것입니다.
 
제가 지난 2002년 여름, <디지털 말>의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고서 두어달 대자보에서 동가숙 서가식 하면서 신세를 진 일이 있습니다. 그 때 대자보는 을지로3가 역 근처 인쇄골목의 한 빌딩에 입주해 있었습니다. 1층, 2층, 3층, 4층, 5층을 지나서 거의 6층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대자보는 둥지를 트고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없기에 한 여름에 대자보 사무실에 가려면 6층에 달하는 계단을 올라야 했습니다. 당연히 구슬땀이 이마에 송곳송곳 맺히죠. 그해 여름, 그곳 대자보에서 인터넷기자협회의 출발이 시작됐습니다. 대자보는 인터넷기자협회의 산실이었습니다. 사람과 후원금을 모으고, 창립 준비를 하는 등 대자보 사무실에서 인터넷기자협회 창립 준비가 진행됐습니다.
 
그후 저는 <시민의신문> 인터넷 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두어달에 가까운 대자보 식객 생활을 접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대자보>의 식객이 되고자 합니다. 몇 달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여력이 되는 한 열심히 글을 쓰고자 합니다. 대자보에 상근기자로 취직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보적 인터넷언론이 여럿 있지만 지난 99년 창간 이후 초심을 잃지 않고 '진보와 정론'을 추구하는 대자보의 한 글쓴이가 되고자 합니다. 지금의 대자보 사무실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회회관 뒷 골목의 한 빌딩에 있습니다. 지금은 몇 층인지 아시나요? 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역시 6층입니다.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면 다리가 좀 땡기죠.
 
앞서 대자보에 대해서 칭찬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대자보>에도 한계가 많습니다. 깊이와 폭의 한계, 역량과 영향력의 한계, 인적 구성과 조직 내부 운영의 문제점 등 인터넷언론이 일반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비해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대자보의 안 식구가 아닌 관계로 '이해와 인식' 정도의 수준, 그리고 비판적 참여정신으로 <대자보>의 문제점을 생각하고자 합니다. 다만 대자보의 한 필자로서 참여하면서 개선해야 할 지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발행인에게 건의하고자 합니다.
 
▲이준희(시민의신문 정치팀장.노동조합위원장)     ©이준희
저는 앞으로 <대자보>외에도 가능하면 지면이 허락하는 대로 여러 매체를 통해서 글쓰기와 진보적 담론과 여론 형성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저는 여전히 <시민의신문> 기자이자, 노동조합 위원장입니다. 하지만 현재 주간 <시민의신문>은 발행이 중단되어 있고, <인터넷 시민의신문>도 폐쇄된 상황입니다. 법인 (주)시민의신문사는 운영되고 있지만, 대주주도, 대표이사도 회사를 살릴 의지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저는 지난 4월 27일자로 정리해고 됐지만 지난 9월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습니다. <시민의신문>을 온전히 시민사회에 되돌려주거나 아니면 완전히 사망신고를 하는 날까지는 지금의 싸움은 계속 될 것입니다.
 
이제 다시, 둥지를 <대자보>에 당분간 트고자 합니다. <대자보>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진보적 매체들이 "낮은 자들에게 활짝 열려있는 높은 희망터가 언제나 되어 주길 바랍니다."   대자보 운영진, 기자 그리고 독자 제위 여러분들의 관심과 격려, 뜨거운 비판을 당부드립니다. 늘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넷기자협회(www.kija.org) 전 회장
대선미디어연대 대외협력단장
6.15남측언론본부 공동대표
전 <시민의신문> 정치팀장.노동조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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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01 [23: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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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일규 2007/10/03 [00:09] 수정 | 삭제
  • 이러저러한 위기에서도 힘든 상태에서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 황진태 2007/10/02 [22:05] 수정 | 삭제
  •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건필과 건승을!!
  • 이민 2007/10/02 [12:58] 수정 | 삭제
  • 고생많으셨습니다. 이 온전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