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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농심 “비준 강행, 무대책” 폭발
농민단체 '쌀협상 비준안 반대' 경찰과 충돌, 고 정용품씨 추모제도
 
김한솔   기사입력  2005/11/15 [22:13]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과 경찰이 크게 충돌해 수십 명이 부상자가 발생했다.

15일 오후 1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카돌릭농민회 등 8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쌀협상 국회비준저지 비상대책위(아래 쌀비대위)'는 농민 1만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쌀협상 국회비준동의안 저지를 위한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 여성 농민이 '한국농민'과 '쌀'을 죽음으로 표시했다.     © 대자보

이날 대회에는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쌀협상 국회비준동의안 강행처리 중단'과 '근본적 농업 회생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또한 이날 대회에서 지난 11일 농업의 앞날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용품 씨의 추모제도 함께 열었다.

문경식 전농 의장은 "노무현 정부는 농민의 간절한 요구를 배신했다"며 "국회 비준안을 이대로 통과시킨다면 전국 곳곳의 야적장에 있는 쌀을 불사르는 '나락 야적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농민들이 여의도 문화마당을 가득 메웠다.                             © 대자보

이날 농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쌀 협상 비준안의 국회 처리 전에, 쌀 협상 결과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함께 농업·농촌의 지속적인 유지·발전을 위한 근본 대책을 먼저 세울 것을 요구해 왔다"고 주장하며, "정부는 이 같은 농민들의 경고와 요구마저 무시한 채 졸속적인 쌀 협상 비준안 처리를 강행하고 있으며, 쌀갑사 폭락해소에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추가대책만을 발표하며 전체 국민과 농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뜻있는 국회의원들과 농민단체들은 '농민단체-국회-정부간 3자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했음에도, 정부는 이에 대해서조차 아무 답변도 없이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근본적인 농업회생과 쌀 대란 해소를 위한 350만 농민 요구안'을 다음과 같이 다시 한 번 제시하며 이에 대한 정부, 정치권의 성의 있는 수용 및 실천을 강력히 요구한다.


식량주권 사수와 근본적 농업회생을 위한 10대 요구사항

하나. 우리 농업의 근본 회생 및 쌀 대란 해소 대책이 없는 졸속적인 쌀 협상 국회비준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농민단체-국회-정부 3자간 협의기구'를 조속히 구성하여 실효성 있는 농업 회생 및 쌀 대란 해소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하나. 각종 농업통상협상에 농민 대표의 협상 참여를 보장하여, 실질적인 협상 전략 수립과 대책 마련이 이뤄지도록 하라!

하나. 농업·농촌기본법을 전면 개정하여 식량자급율 목표치를 법제화하라!

하나. 쌀소득 보전직불제를 실질적인 농가소득 지지가 가능토록 전면 개편하고, 밭농업 직불제를 즉각 도입하라!

하나. 총체적 난맥상에 빠진 양곡 정책을 전면 개편하여 쌀값 보장 및 수급 안정을 도모하라!

하나. 매년 3백 만석 이상의 대북 쌀 지원을 법제화하여 통일농업의 기틀을 마련하라!

하나. 학교급식법 개정 및 지자체별 급식조례 제개정을 조속히 추진하라!

하나. 신규 정책자금 금리를 1%로 인하하고 상호금융 저리 대체자금 조건부  지원 조항을 삭제하라!

하나. 식품 업무를 농림부로 일원화하라!

▲ 농민단체가 고 정용품 씨의 영정사진과 유품이 실린 모형관을 앞세우고 국회 앞으로 진출하고 있다.     © 대자보

농민들은 대회를 마친 뒤 고 정용품 씨의 영정사진과 유품을 앞세우고 국회 앞으로 행진하다 국회 앞 도로에서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국회 쪽으로 진입하려는 농민들과 저지하는 경찰의 대치 상황이 계속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경찰과 농민들간 '전면전' 상황으로 치달았다. 경찰은 물대포로 농민들을 몰아내려 했고, 농민들은 진압하는 경찰에게 격렬히 대항하였다.

경찰은 국회 앞에서부터 문화마당까지 농민들을 경찰이 계속 밀어내자 농민들은 농구 골대를 밀며 경찰과 곳곳에 20∼30명씩 모여 투석전을 벌였다.

▲ 경찰과 농민이 극에 달하는 충돌을 빚었다.      © 대자보

이 과정에서 경찰버스 1대와 경찰소형버스 2대가 불에 탓고, 이날 충돌로 여의도 일대에서 4시간 넘게 농민들과 경찰의 몸싸움이 이어졌다.

이번 경찰과의 충돌로 농민과 경찰 등 130여명이 부상했고, 경찰은 농민 60여명을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오는 18일 부산 광안리와 21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각각 2만여 명이 참가하는 농민대회를 열고 쌀협상 비준 반대 집회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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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11/15 [22:1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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