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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잃으면 현재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05'에 초대된 카메룬 쟝 뜨노 감독과의 대화
 
임순혜   기사입력  2005/11/03 [15:18]
10월28일부터 11월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와 필름포럼2관에서 인디다큐페스티발조직위원회와 (사)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는,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은 국내외 독립 다큐멘터리의 최근 경향을 탐색하고 다큐멘터리 역사의 걸작을 돌아보는 국내 유일의 독립다큐멘터리 영화제로,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작품들의 해외진출과 다양한 배급을 위한 중요한 통로 역할을 담당하는 영화제다.
 
▲ '인디다큐페스티발2005' 포스터                     © 2005 인디다큐페스티발 제공

'인디다큐페스티발2005'는 김태일 감독과 카토 쿠미코 공동연출의 <안녕 사요나라>를 개막작으로 상영하고, 관객의 가장 인기 많은 작품을 폐막작으로 상영, 국내신작전 19편과 해외신작전12편, 특별전 4편을 상영하며, 특별전에 초대된 쟝-마리 뜨노 감독의 제작 웍샵과 독립영화 오픈마켓, 감독과의 특별대담 등으로 진행된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05' 특별전에서는 아프리카 카메룬 출신으로 프랑스로 이주하여 프랑스 국영TV인 프랑스3에서 10여년 동안 뉴스 편집자로 일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며 영화평론가인 쟝-마리 뜨노 감독의 <아프리카 벗겨먹기> <식민지에 관한 오해> <구름위의 머리> <알렉스의 결혼>등 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 쟝뜨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알렉스의 결혼>     © 2005 인디다큐페스티발 제공
  

다음은 '인디다큐페스티발2005' 특별전에 초대된 쟝-마리 뜨노 감독의 영화<구름위의 머리> <알렉스의 결혼>이 상영된 후 쟝-마리 뜨노 감독과 가진 대화다.

Q : 카메룬에서 태어났는데, 프랑스에는 언제 이주했나?

A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8년에 프랑스로 이주하여 프랑스의 오디오 비쥬얼 커뮤니케이션학교인 발롱시엔스(Valenciennes)를 나왔다.
 
▲ 쟝 뜨노 감독                               © 임순혜

Q : 프랑스에서 TV 방송국에 근무하였다는데?

A : 프랑스 국영TV 방송국인 France3에서 1985년부터 1997년까지 뉴스 편집자로 근무하였다. '브와나'지에서 영화평론가로도 일했다.

Q : 영화작업은 언제부터 하였나?

A : 1983년에 첫 단편 다큐멘터리인 을 만들었다. 그 후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작업하고 있다.

Q : 다큐멘터리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 내가 자란 카메룬은 국가 검열이 심한 곳이었다. 기자가 투옥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신문이 기사가 삭제되거나 빈칸으로 나오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그래서 검열에 맞서기위해서는 이미지로 말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여 작업을 시작하였다.

카메룬은 아름답고 풍요한 나라라는 프로파간다와 달리 식수도 없고 쓰레기더미에 살고 있다. 왜곡된 프로파간다를 전복하여 이미지를 바꾸려 하였다. 그러나 이미지로 말하는 것은 더 복잡하였다.
 
▲ 영화 상영 후 가진 쟝 뜨노 감독과의 대화 시간 (조응주 통역, 쟝 뜨노 감독, 남인영 프로그래머)     © 임순혜

Q : 영화 <아프리카 벗겨먹기>를 보면 식민주의 상황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감독님은 아프리카의 더 나은 상황을 위해 꾸준히 고민해오고 계시는데, 아프리카를 더 나은 상황으로 바꾸려면?

A : <아프리카 벗겨먹기>는 아프리카 전지역을 다루고 있지는 않으나, 공통의 역사를 가진 각나라마다 비슷한 상황이라고 본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꿈은 행복한 삶을 원하고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고 아이들에게 더 나은 조건에서 살고 싶어한다. 이것은 세게 어느곳에서나 다 꾸고 싶은 꿈이다.

아프리카 역사를 보면 인류역사에서 아프리카 역사는 소외되어 있는 경향이며 주변으로 밀려있는 상황이다. 인류역사에서 이프리카 역사를 복귀시키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유럽사람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비인간화 시키고 식민주의 만행을 숨기려하고 있다.

그래서 망각상태에 있는 아프리카인의 존엄성을 찾게해주기 위하여 역사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내 영화 작업이며, 상황을 돌아보고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하는 것이 내 영화의 목적이다. 

 
▲ 10월30일에 있은 다큐멘터리 감독들과의 모임에서 쟝뜨노 감독     © 임순혜

Q : 식민주의 방법이 과거를 망각하고 미래를 보라는 것인데, 어떻게 과거를 알게 하고 망각하지 않게 하는 것인가?

A : 과거를 잃으면 현재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유럽은 식민지 지배를 고착시키려 노력하고 있고 삶을 규정시키려하고 있다. 부채가 생기는 것은 아프리카 빈곤을 더 고착시키는 것이다. 지금은 독립했다고 하나 하수인을 세워 아프리카를 통제하고 있다. 진정한 해방이라고 볼 수 없다. 유럽 NGO가 빈곤퇴치를 위해 아프리카 지원활동을 오는데, 코메디다. 1달러 지원하면 100달러 가져간다. 냉소를 자아내는 코메디다.

대안은 아프리카에 있는 민중들, 형제들과 함게 우리 역사를 올바른 관점으로 돌아보고, 과거 식민지 통치 만행을 제대로 보는 것이다. 잘못한 것을 유럽에서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식민지배를 고착화 했다는 것 인식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희망이 보일 것이다. 유럽은 도덕적으로 사과하고 보상해야 할 것이다.
 
▲ 쟝 뜨노 감독                                        © 임순혜
 
Q : 식민주의의 정신적 영향에 대해 독특한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고 계시는데?

A : 아프리카는 계속 인종차별당하며 희생당하는 것 없어지고 있지 않다.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인종차별과 착취담론이 정착화되어 있다. 이런 식민지배에 계속 도전하고 깨어나게 하려는 작업을 할 것이다.

Q : 다큐멘터리 작업의 계기가 된 영화가 있다고 하는데?

A : 영화를 통해 사회를 변하게 하려는 1972년에 카메룬의 감독이 만든 영화가 계기가 되었다. 인력거를 끄는 가난한 청년이 결혼하려는 이야기의 영화로 당시 돌풍을 일으켰다.

사회 이슈화되어 정부에서 법으로 사위에게 요구하는 지참금의 보상 상한선을 만드는 법을 만들었다. 영화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야망을 가지게 되었다. 지참금 문제는 단순하나, 내가 생각하는 것은 더 복잡하다. 영화가 나를 변화시키기는 했으나 내 영화가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켰는지는 잘 모르겠다.
 
▲ 영화 <식민지에 관한 오해>                © 2005 인디다큐페스티발 제공

Q : <아프리카 벗겨먹기>는 언제 만들었으며 배급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A : 3년 걸려 만들어 1992년에 처음 상영을 하였다. 아프리카에서는 TV에서 상영하였다. 일본의 야마가타영화제에서 193년에 상영하였고 TV로도 방영되었었다. 주로 TV를 통해 배급하고 있으며, 영화제를 통해 직접 관객을 찾아나서는 프로젝트도 하고 있다. 프랑스 도시도 순회 상영하였다.

순회 상영으로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고착화 하려하는 정책에 맞서고 있다. 유럽인의 만행이라는 과거를 잊고서는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없다. 새로운 아프리카를 재건하는데 도움이 되려고 한다.

Q : 아프리카에 대한 영화를 꾸준히 만들고 있는데 주로 어디서 작업을 하는지?

A : 매년 한달동안 카메룬에 방문을 하여 영화를 찍는다.

Q : 영화작업에 대한 카메룬 정부의 지원은?

A : 카매룬 정부는 별로 환영하지 않으며, 정부에 반하는 작업을 하기때문에 지원은 없다.

Q : 카메룬에서 <아프라카 벗겨먹기>가 상영되었는지?

A : 정부와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위성방송을 통해 방영하였다.
 

▲ 영화 <아프리카 벗겨먹기>                      © 2005 인디다큐페스티발 제공

Q : <송환>을 연출한 김동원 감독과 함께 세계 다큐멘터리학회인 Fliherty Seminas에서 세계 4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선정되셨는데,감회는?

A : 아직은 목적을 성취한 것 아니다.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Q :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 여러분은 행운아다. 영화를 만드는 수단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난 것 행운아다. 카매라 가지고 주변 삶에 부딪히며 기록하면 된다.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 하는 것 처럼 내 관점에서 매체와 수단을 활용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Q : 다음 계획하고 있는 작업은?

A : <어둠속의 백인여자>( White woman in the dark)라는 극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 인디다큐페스티발2005를 찾은 관객들                         © 임순혜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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