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민주당-우리당 '후단협출신' 퇴출 합의했나?
우리당 후단협 출신 의원들 불출마, 민주당은 퇴진압력 받아
 
심재석   기사입력  2004/02/20 [10:48]

후단협(대통령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은 끝내 낙오하는가?

후단협 출신 의원들에게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자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며 탈당까지 실행했던 이들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서 점점 눈엣가시가 되고 있다.

▲지난 대선당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특히 민주당 분당과정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옮겨온 의원들은 거의 총선대열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 후단협 출신 송영진, 송석찬, 설송웅, 김덕배, 김명섭 의원 중 현재 살아남아 있는 것은 김명섭 의원 뿐이다.

송영진 의원은 카지노 도박과 수뢰 혐의로 구속되기 전 탈당했고, 송석찬 의원은 자신의 측근이 후원회에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의 사건이 벌어지자 일신상의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설송웅 의원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덕배 의원은 낙천낙선 대상자 명단에 오르자 “명예를 지키겠다”며 불출마의 뜻을 밝혔다.

특히 김덕배 의원의 불출마는 정치권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후단협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수석원내부대표를 맡는 등 일정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비록 후단협 출신 의원들이 총선연대의 낙천낙선 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당내에서도 공천에서 배제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공직후보자 심사위원회의 대변인 격인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가 지난 17일 “과거 민주당 시절 후단협 활동을 했던 사람들은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에 대한 의지와 후보단일화 이후 복당한 점 등을 고려해 경선을 통해 유권자의 심판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힌 것을 볼 때도 김 의원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사실 당에 섭섭한 부분이 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혀 당내에서 어려움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열린우리당 내 후단협 출신 의원의 어려움은 지역구에도 있다. 열린우리당에서 가장 강력한 결집력을 보이며 각 지구당을 장악하고 있다시피한 개혁당 출신 당원들이 후단협 의원들에게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덕배 의원의 한 측근도 “지구당에서 개혁당 출신 당원들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당내 경선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때문에 후단협 중 열린우리당으로 출마를 준비하는 유일한 인물 김명섭 의원도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명섭 의원의 지역구인 영등포갑에서 김 의원에게 도전하고 있는 김영대 중앙위원이 개혁당 사무총장 출신이다. 김영대 중앙위원은 성남 수정구의 김태년, 서울 관악갑의 유기홍씨와 함께 가장 가능성 높은 개혁당 출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전체당원 중 개혁당 출신이 10%에 약간 못 미치는 숫적 열세지만 응집력이 매우 강하다"며 "경선을 앞두고 일반주민들과 당원들을 대상으로 열성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어 경선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해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후단협 출신의 어려운 처지는 열린우리당만이 아니다. 민주당 추미애 중앙상임위원은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통모임과 후단협 출신들은 공천이 결정됐어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민주당에 남아있는 후단협 출신은 유용태 원대대표를 비롯해 최명헌 이윤수 박종우 장성원 최선영 유재규 의원 등이다.

추 의원은 또 "선대위를 구성하기 이전에 먼저 공천혁명을 하자"면서 "공천의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민주당에 역동성과 개혁성, 미래지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자"고 제안해 후단협 출신들을 더욱 압박했다.

이처럼 위기에 선 후단협 출신 의원들이 총선에서 얼마나 살아남아 금뱃지를 가슴에 달지 주목된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4/02/20 [10:4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