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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누님들 투표하세요"…고교생의 '투표 호소' 대자보
 
김민혜   기사입력  2016/04/13 [00:00]

 

부산대학교 자연관 앞에 붙은 대자보. (사진=부산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대학생 '형님 누님'을 향한 한 고교생의 투표 독려문이 화제다.

총선을 하루 앞둔 12일, 한 고교생이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부산대학교 교정에 붙였다는 글이 해당 대학교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게시글에 따르면, 11일 저녁 부산대학교 자연관 앞에 자신을 만덕고등학교 2학년 전지환이라고 밝힌 글쓴이가 대자보 세 장을 붙였다.

전군은 대자보를 통해 "13일이 무슨 날인지 다들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대한민국 4년을 좌우하는 날"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삐뚤빼뚤 서툴지만 또렷하게 써내려간 글씨가 눈길을 끈다.

전군은 세월호, 위안부 피해자, 단일교과서 등 자신이 인식한 사회 문제를 차례로 언급한다.

이어 "저는 투표를 하고싶다. 좀 더 나은 세상서 살기 위해 투표를 하고싶다"며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그는 "형님, 누님들이 투표를 하면 국회의원들이 (청년 문제 해결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사람은 자신이 살고싶은 세상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느끼면 절망한다. 그래서 '헬조선'이란 말이 나온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절절한 호소를 이어간다.

전군은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대자보를 읽은 부산대학교 학생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승*'은 "미성숙한 시선이 팍팍 느껴진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현했다. '노**'는 "투표를 하고 말고는 선거권이 있는 우리의 선택"이라며 "마음에 드는 후보자가 없으면 선거를 거부하는 것도 선택이다"라는 글을 적었다.

반면 고등학생의 투표 호소문에 동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kim***'는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신들 마음대로 하라는 것과 같다"며 "투표는 강제"라고 주장했다. '교****'은 "학생이 쓴 대자보는 투표함으로써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직접 견제하고 사회에 바람직한 결과가 생긴다는 내용이라, 조롱 대상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견해를 표했다.

다음은 전지환 학생의 대자보 전문
안녕하십니까? 형님 누님들.
저는 만덕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전지환입니다.
4월13일이 무슨 날인지 다들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대한민국 4년을 좌우하는 날입니다.

2014년 4월 16일 많은 형 누나들의 삶이 바다 깊은 곳으로 사라졌습니다. 2015년 12월28일 대한민국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버렸습니다. 게다가 실업률은 역대 최고고, 국정화 교과서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투표를 하고 싶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투표를 하고 싶습니다.

형님 누님들께서 투표를 해주시면 형님 누님들뿐만 아니라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좋을 것입니다. 형님 누님들께서 취업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형님 누님들이 투표를 많이 하면 국회의원들이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관심가지고 해결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희도 취업 걱정 없이 대학 다닐 수 있겠조?

사람은 자신이 살고 싶은 세상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느꼈을 때 절망한다고 합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게 아닐까요? 저 역시도 제 미래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저희들에게 형님 누님들께서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저희에게 희망을 주십시오. 형님 누님들 꼭 투표해주십시오.


만덕고등학교 2학년 전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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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13 [00: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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