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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반값-무상등록금, 복지국가 핵심과제"
[등록금 대토론회②] 등록금 문제 주범은 대학 자율화·사학
 
편집부   기사입력  2011/06/16 [16:14]
 
아래는 지난 6월 7일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반값을 넘어 등록금 폐지,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정동영 최고위원의 토론회 개최사 및 마무리 발언 전문입니다.<편집자 주>
 
 
▲ 토론회 주최자인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가운데)     ©대자보 박진철


개최사
 
발제에 들어가기에 앞서 제가 이번 토론회 개최 취지와 또 어쨌든 지금 제가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입장으로 정리된 건 아니지만, 제 생각을 가미해서 핵심만 몇 가지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서 국가가 반성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오늘 200만 대핵생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지만 또 1200만 학부모들이 짐을 지고 있지만, 그 짐은 사실 역대 정권이 정치의 실패, 정책의 실패로 만들어낸 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1989년 노태우 정부 때 등록금 자율화 정책의 발표, 그리고 1993년 세계화 선언 직후에 발표된 1995년 대학 정원 자율화와 자율화 정책의 전면화 이것을 통해서 대학 숫자가 100개에서 350개로 3배 반이 늘어났고, 대학생 숫자가 50만에서 200만으로 4배가 늘어나 버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질은 떨어지고 등록금 값은 올라갔습니다.
 
최근에 <인사이드 잡>이라는 영화가 이화여대 영화관과 대학로에서 상영되고 있는데, 전 세계를 혼란과 위험 속으로 빠뜨린 2008년 미국 금융위기의 주범이 바로 백악관과 금융관료 그리고 탐욕에 젖은 월가 그리고 경제학자들. 학자들이 문제가 많을 때가 많아요. 이 기득권 동맹의 탐욕이 빚은 참극이면서 동시에 어떻게 이 분들이 규제 완화와 자율화를 밀어붙였는가를 소상하게 폭로하고 입증하고 있는데요.
 
등록금 문제도 바로 이 같은 세계화, 자유화, 민영화, 규제 완화 이런 흐름과 궤도를 같이 합니다. 무분별하게 이런 사조의 수용과 정책의 실패가 오늘의 고통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국가의 반성, 정치의 반성을 선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발언하고 있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대자보 박진철

두번째, 이 등록금 문제의 주범 가운데 하나가 사학입니다. 사학. 그런데 이 사학은 사실 미 군정기 물론 당시에는 재원과 국가 자원이 부족한 때였기 때문에 그 때 존재했던 전문학교들을 모두 4년제 대학으로 승격시키면서 국가의 투자 대신 손쉬운 민간 자본 동원에 의한 사학 의존의 길을 선택했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에서 지금까지 내내 사학에 의존하는 정책을 실시한 결과 세계에서 사립대학 비율이 80%로 1등인 나라가 돼버렸습니다. 미국도 30% 즉 1/3에 불과하고, 유럽은 기본적으로 국·공립대학 중심 구조이지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학이 비대화, 공룡화되면서 아울러 불투명화, 복마전화된 것을 개혁하고자 사학법. 즉 사학을 투명하게 하고자 하는 노력이 사학법을 개정하려는 노력으로, 국민적 요구로 나타났습니디만 거대 보수정당 당시 야당에 의해서 사학법은 사실 유명무실화돼 버렸습니다.
 
이에 대해서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포함해서 사학법 무력화를 밀어붙였던 보수세력 지금은 여당이죠. 보수세력은 이 문제에 대해서 인정하고, 등록금 문제 완화를 얘기하기 전에 이 책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또 반값을 넘어서 국·공립대학 위주의 무상등록금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서양의 예를 들 것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대학 교육은 무상이었습니다. 성균관 학생들에게 등록금 받지 않았고, 밥도 주고 불도 때주었습니다. 이런 전통을 갖고 있고, 또 헌법 31조 교육이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인 규정에 따라 보더라도 지금의 미친 등록금의 현실은 반드시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등록금 문제 해결 또 등록금 폐지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재원, 돈인데요. 사실 지난 20여 전부터 교육 재정은 GDP의 6%,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을 가야 한다고 하는 국가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것이 실종됐습니다. 올해 대한민국 예산이 309조인데, 그 중에 42조원이 교육예산입니다. 예산 중에선 제일 많습니다만, GDP 대비로 보면 3.6%에 불과합니다. 6% 목표에서부터 점점점점 밀려서 3.6%에 불과한데, 만일 GDP의 6%를 교육에 쓴다고 보면 올해 교육예산은 70조가 돼야 맞는 겁니다.
 
그러니까 목표부터 다시 세우고 교육 재정을 확대해 가면서 반값 등록금 문제와 사립대 중심 구조를 국·공립대 중심 구조로 개편해 가면서 국·공립대 등록금의 무상화, 이것이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등록금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 것인가 하는 철학 또 방향과 직결돼 있는 문제입니다. 지난 4년 동안 한국 사회와 한국 경제는 토건 경제, 부자감세 경제, 규제 완화 경제로 치달와 왔습니다만 이 방향이 아니라는 거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졌고, 이제는 토건 투자, 부자감세가 아닌 사람 투자 그리고 경제 민주화의 방향으로 가야만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양극화의 심화, 850만 비정규직 그리고 자영업자의 몰락. 이 속에서 터져 나온 반값 등록금의 외침은 절박하고 정당한 요구입니다. 오늘 이 토론회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좋은 디딤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등록금 열공'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가운데)    ©대자보 박진철

 
마무리 발언
 
오늘 토론은 의견이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논쟁 토론이 아니고, 이 등록금 문제의 핵심 쟁점의 본질을 드러내는 입체적 토론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까 대학 졸업생께서 '(등록금을) 통보 받는다' 이런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바로 등록금 문제도 민주주의의 문제가 있음을 우리는 확인합니다. 광화문에서 열흘째 벌어지고 있는 촛불은 바로 20대들의 주인 선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하는 헌법 1조에 대한 자각과 실천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대자보 박진철
최근에 경제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 정부의 기획재정부 장관이 "복지 포퓰리즘과 결연히 맞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당황스러운 얘기입니다. 신자유주의 경제철학과 결연히 맞서는 것이 바로 광화문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관행처럼 사고해 온 것들, 관행적인 의식, 이런 데 대한 점검과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쟁 만능, 효율 만능, 시장 만능, 규제 완화 그리고 기업화, 자유화 이런 흐름을 극복하고 한국 사회의 대전환을 2012년에 이뤄내는 것이 등록금 문제의 본질적 해결과 닿아 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내년에 우리 정준영 총학생회장의 말을 들으면 20대 청년학생들의 선거 참여는 폭발할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아마 '2013년 체제'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백낙청 선생께서 실천문학 여름호에 2013년 체제를 준비하자고 하는 좋은 글을 발표하셨습니다.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한국사회는 이제 1987년 거리의 항쟁, 시민들의 항쟁, 그 에너지로 만들어진 87년 체제를 4반세기인 25년 만에 창조적으로 극복하고 다시 한번 제2의 2013년 체제 즉 새로운 민주화의 시대로 전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토론회가 거기에 작은 돌멩이 같은 기여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값은 시작이고, 이제 반값 등록금을 출발점으로 해서 우석훈 박사께서 말씀한 대로 대학과 국가 간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 이걸 통해서 우리도 등록금 부담 없는 나라로 가는 것이 바로 2013년 체제의 핵심 중 하나다. 이렇게 봅니다.
 
오늘 토론회를 시종 관통한 정신은 바로 반값 등록금과 대학의 무상 등록금, 이것은 복지국가 전략의 핵심 과제다라는 점이라고 저는 정리를 하고자 합니다.
 
오늘 끝까지 이렇게 열정적으로 함께 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뜨거운 토론회 열기에 환하게 웃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대자보 박진철
 
☞[동영상] 정동영 최고위원 토론회 개최사

☞[동영상] 정동영 최고위원 토론회 마무리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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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6/16 [16:1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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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통일 2011/06/19 [11:00] 수정 | 삭제
  • 잎으로의 싸움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는 정동영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