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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유족들 눈물바다 "반쪽 장례식 너무 서럽다"
용산 참사 보상협의 극적타결…1월 9일 장례식
 
조은정   기사입력  2009/12/30 [15:06]

"장례를 치른 뒤에도 남편이 눈을 감지 못할 것 같아요."
 
1년 가까이 상복을 벗지 못한 미망인들은 그간 삼켜왔던 눈물을 모두 쏟아냈다. 용산 참사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5명의 부인들은 힘들었던 345일의 시간을 돌이키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유족들은 장례를 치를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하면서도 이번 합의가 "반쪽짜리"라고 입을 모았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장례와 보상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고 이성수씨의 부인 권명숙(41)씨는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 고인들을 생각해서 장례를 치르기로 마음먹었지만 마음이 무겁고 개운치만은 않다"고 심경을 밝혔다.
 
권씨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합의가 공식적으로 타결이라고 말할 수 없다. 장례를 치른 이후에도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68) 씨는 "오늘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반쪽 장례를 치른다는 것이 너무나 허무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아들 이충렬씨가 수감 중인 상황에 전씨는 "아들을 비롯해서 다른 관계자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한대성의 부인 신숙자(51)씨는 "아버지의 죽음을 어린 자녀들이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서럽게 눈물을 쏟아냈다.
 
신씨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 아프다. 장례를 치른다고 해도 남편이 눈을 감지 못할 것 같다"고 울음으로 말문을 잇지 못했다.
 
고 윤용현씨의 아내 유영숙(48)씨는 정부가 끝내 진상규명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통령도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남편들을 좋은 곳으로 보낸 후에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명예회복을 위해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처럼 유족들은 이번 합의를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유족들은 장례를 치른 뒤에도 남은 문제들이 해결될때까지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족들은 11개월동안 자신들의 곁을 떠나지 않고 힘든 시간을 함께 해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유족들은 "지켜봐주시고 힘을 모아 주신 국민들께 감사하다. 범대위 상황실 식구들과 기독교, 천주교 관계자들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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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2/30 [15:0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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