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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영, 당신의 무대포 정신을 배우고 싶습니다"
주의원, 법원 '화해권고' 거부 '고대녀' 맞소송…홈페이지 비판 글도 삭제
 
취재부   기사입력  2009/09/29 [17:53]
지난해 촛불집회 과정에서 '천민민주주의'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고대녀' 김지윤 씨(25)에게 되레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당장 민주노동당은 "딸 같은 대학생을 상대로 옹졸하기 짝이 없는 보복성 분풀이를 하고 나섰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들 역시 주 의원 홈페지이지에 글을 남긴 뒤 '맞대응'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퍼붇고 나섰다.
 
주 의원, 법원 '화해권고' 결정도 거부…민노 "옹졸하기 짝이 없는 복수"
 
29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주 의원은 "김 씨가 작년 6월20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주 의원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2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난 11일 제기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해 6월 MBC <100분 토론>에 출연, 김 씨를 향해 "지금 고려대에서 재적을 당했고,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명시돼 있다. 선거운동까지 한 '정치인'"이라며 "지난주 방송에서 고려대 재학 중인 것으로 나왔다. 이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 지난해 6월, 1주일의 간격을 두고 <100분토론>에 출연한 주성영 의원과 김지윤 씨.     © iMBC

손석희 진행자는 그러나 당시 방송에서 "김지윤 학생이 (방송을 보고) 우리쪽으로 전화를 해온 것 같다. 복학됐다는 얘기가 있다. 현재 학생 신분이라는 이야기"라고 전했으며,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어떠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후 김 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주 의원을 고소하는 동시, 손해배상 청구소송 까지 제기했으며, 이에 대해 법원은 고소사건과 관련해선 올 3월 무혐의 처분을,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선 지난 1일 "750만원 지급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주 의원은 이를 거부하고 지난해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의 발언을 문제삼아 2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는 분이 본인에게 한소리 했다고 발끈해서 국민을 상대로 고소를 하는 이 아름답지 못한 광경을 국민은 어찌 이해해야 하는가"라며 주 의원에게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이와 함께 "주 의원은 작년 촛불 집회 참가자들을 '천민 민주주의'라고 폄훼하더니 결국 딸 같은 대학생을 상대로 옹졸하기 짝이 없는 보복과 복수와 분풀이를 하고 있다"며 "부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시고 자숙하시길 당부드린다"고 힐난했다.
 
백 부대변인은 "이렇게 그릇이 작아서야 어찌 국민의 대표직을 수행하실 수 있을지 또한 걱정스럽다"며 "국민은 그리 가벼이 대해도 되는 대상이 아니고, 그리 쉽게 무시해도 되는 대상도 아니다. 더욱이 싸우려 들 대상도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누리꾼, 주 의원 홈페이지에 비판 글…"너무 치졸하다고 생각되지 않느냐"
 
한편 이른바 '고대녀'를 상대로 한 '맞소송'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주 의원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며 강도높은 비판을 가하고 나섰다.
 
'박철'은 "당신의 무대포 정신을 배우고 싶다"며 "국정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법원의 결정도 우습다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 주 의원 측은 누리꾼들의 비난이 확산되자 비판글 대부분을 삭제했다.     © 주성영 의원 홈페이지

'유동현'은 "참으로 속이 후련하시겠다. 너무 치졸한 결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느냐"며 "(김지윤 씨는) 대한민국 국민의 딸이자,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 세대의 일원이다. 그녀 역시 국민"이라고 주 의원 결정에 문제가 있음을 꼬집었다.
 
특히 '적반하장'은 주 의원의 이른바 '천민민주주의' 발언을 거론, "세상에 있지도 않은 말을 '촛불시민'에게 사용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아직도 반성하지 않는다"며 "엉터리 정보로 명예를 훼손했으면 사과할 일이지 왜 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김수라' 역시 "정치인이 토론과정에서 잘못 발언한 것과 관련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못하고 오히려 대학생에게 맞고소를 하다니, 참 볼만하다"며 "피해자에게 맞고소로 맞장뜨시고 상처받은 서민들은 어떻게 추스리려고 그러느냐"고 개탄했다.
 
주 의원 측은 그러나 누리꾼들의 비판이 확산되자 홈페이지에 올라온 비난 글 대부분을 삭제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오후까진 주성영 비판 글로 가득 찼었는데 (지금은 없다)"며 "고대녀 얘기는 귀를 막으려고 다 삭제했느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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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9/29 [17: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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