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복궁 앞뜰에서 엄수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유족들이 어색한 조우를 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일일이 유족들과 악수를 나누며 위로를 해 대비된 모습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영결식 시작 약 4분 전에 영결식장에 도착했다. 중앙 제단을 마주하고 왼쪽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나란히 앉았지만 말없이 목례를 나눈 뒤 내내 침통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노 전 대통령의 유해를 실은 영구차가 영결식장으로 들어오자 이 대통령 등 모든 조객들은 일어나 노 전 대통령을 맞았다.
제단 오른쪽에는 상주 노건호 씨와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과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이 자리를 잡았다. 이 대통령 내외는 노 전 대통령의 유족에 이어 두 번째로 영정 앞에 헌화를 했지만 유족들과는 간단한 목례로 애도의 표현을 갈음했다. 이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헌화를 하러 가는 사이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이 대통령은 사과하라"며 소리를 질러 경호원들이 일어나 막는 등 잠시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불거진 '현 정권 책임론'에 대한 분노가 극명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 DJ, 헌화 후 유족과 일일이 악수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영결식장에 들어섰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노 전 대통령 영전에 헌화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헌화를 마치고 자리에 앉기 전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 쪽으로 가서 유족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DJ는 권 여사를 위로하던 도중 설움에 복받친 듯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전날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상당한 위기"라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 장위위원회 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추도사를 요청했지만 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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