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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6.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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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배반 노동자, 5년내내 '자기 눈 찌르는' 고통올것
[하부영 인터뷰③] "민노·진보 분당 두고두고 恨, 제발 단결해 달라"
 
안일규
"비정규직 문제, '16.9%'가 답이었다"

지난 10일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과의 인터뷰는 장장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4.29 재보선 울산 북구의 후보 단일화, 그간의 노동운동과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문제점 등을 거침없이 토로했던 하 전 본부장은 노동문제의 핵심인 비정규직 해법과 사회연대전략, 진보정당의 뜨거운 감자인 분당과 재통합 등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과 절규에 가까운 충고를 이어갔다. 
 
다음은 2부에 이어서 마지막으로 연재되는 하부영 전 본부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지면 관계상 전문(녹취록)은 안일규 기자의 블로그(☞ 안일규 기자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안일규 프리랜서 인터뷰어(이하 안일규) : 자본가 계급에 의한 것 말고 진보진영 내에서도 문제가 있지 않나. 대표적인 사례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대립구도인데, 울산의 한 진보 정치인도 그 얘길 꺼내더라. 즉 2000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고용 상한선을 16.9%로 하기로 한 사회적 대타협이 비정규직을 용인한 것이고, 정규직이 비정규직 버렸다는 주장이다. 일단 16.9%부터 얘기를 해보자.

하부영 전 본부장(이하 하부영) : 98년 비정규직 제도가 합법화되었기 때문에 회사는 공공연하게 비정규직을 갖다 썼다.
 
또한 비정규직을 어디에 투입하고, 얼마를 투입하고,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관리 방안과 기준이 없는 '원시체제'였다.
 
▲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 정민우

결국 98년도 정리해고 사태가 생긴 데 대해 집행부가 그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선거가 있었는데 99년에 정갑득 위원장, 나는 부위원장에 당선되어서 후기 집행부가 구성됐다. 가 보니까 이건 형편없었다. 비정규직 천지야. 어떤 기준도 없고 사업장 별로 눈감아주면 막 들어가는 거다.  
 
그래서 (회사가 원시체제로 비정규직으로 막 채우는 걸 막기 위해) 관리 기준을 만들자고 요구했다. 그 결과 정리해고 사태를 다시는 안 하겠다는 완전고용 보장을 합의하고, 비정규직 고용 상한선을 16.9%로 하고 더 이상은 비정규직 투입을 못한다고 합의했다. 
 
당시 비정규직은 이미 금속노조 평균이 30%였고, 현대중공업의 조선사업장은 50~60%의 비정규직이 있었다. 우리가 조사를 다 해본 거다. 이걸 보고 "이러다 절단나겠다. 정규직은 하나도 없고 다 비정규직 되겠다." 싶어 관리 기준을 만들자고 해서 상한선을 16.9%로 했다. 
 
그래서 없는 비정규직을 합의한 게 아니다. 그것 때문에 진보정치 하는 어떤 사람도 나에게 크게 한번 혼났는데, 그런 이야기를 요즘 다시하는 모양이다.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고 다니는 거다.
 
97년 8월을 기준으로, 그때는 정상가동 되었으니까, 공장별로 비정규직이 투입된 숫자를 세보니 정규직 대비 16.9%가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그걸 상한선으로 하자고 관리 기준을 합의한 거다. 또 16.9% 비정규직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사유제한 6가지 즉 사용범위를 제한하는 6가지 조항에 합의했다.
 
주로 대체인력이다. '산재환자', '노조파견'이나 '휴직자'다. 그리고 일시적 작업이 있는 곳에 정규직 채용했다 해고할 수 없으니 6개월 미만의 한시적 작업장에 투입하는 '한시적 작업자'도 들어간다. 그 다음에 일요일 특근하는 데 사람이 없거나 지원 나올 사람이 없을 때 '(특근) 결근자'를 대체하는 대체인력.
 
마지막으로 협력 업체 소속인데 파견나오는 것까지 우리가 관리할 수 없는 거 아니냐고 해서 좋다고 했다. 협력 업체 소속인데 우리 현대자동차 들어와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우리 현대자동차도 관리 못한다. 노조도 우리 조합원이 아니니 관리 못하기 때문에 '2,3차 하청'까지 포함했다. 이렇게 여섯 개의 사유제한 두기로 하면서 16.9% 상한선을 합의한 것이다.
 
그런데 진보진영 일부에서 속사정을 잘 모르면서 자본가와 똑같은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16.9% 합의했으니까 무한정 투입되었다."는 거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무한정 투입한 게 그 사람들 정파 소속들이다. 16.9% 상한선을 초과해서 30% 이상 투입되도록 한 게 바로 기존 정파에 소속된 현장조직들이다.
 
"'전원 정규직화'는 비정규직 고통만 연장"
 
안일규 : 지금 16.9%를 비판하는 인사들의 현장조직들이 비정규직을 더 늘렸다는 이야기인가?

하부영 : 더 많이 투입시킨 사람들이다. 나는 상한선에 기준점을 잡은 거다. 16.9%가 문제면 12.9%를 하든지, 아무것도 없는 원시체제는 문제가 있으니 상한선을 긋고 더 이상 투입하지 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16.9%가 문제라면서 무한정 투입하게 한 사람들이다. 정갑득 위원장이 비정규직을 다 팔아먹은게 되어 버렸다. 결과가 그렇게 드러났다. 비정규직이 30%, 만 명이상이 더 투입됐다.
 
나는 아무 관리 기준도 없는 원시체제로는 안된다고 본다. 또한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것은 비정규직의 고통만 연장시킨다고 본다.
 
내가 사유제한을 만들 때 프랑스가 비정규직 관리하는데 사유제한이 있다고 하더라.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여섯 개 사유제한에 합의했던 게 16.9%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와) 합의한 것들의 배경을 다 무시하고 비난하면서 뒤로는 비정규직 다 투입되었다. 그게 역사이고 사실이고 진실이다. 그들이 담합해서 합의를 깼다. 합의서가 다 있다. 비정규직의 임금과 처우를 어떻게 할거냐고 하다가 파탄났다.
 
비정규직의 임금을 얼마만큼 줄 것인가에 대해 나는 정규직 평균임금의 90%를 요구했다. 당장 안 되니 3단계를 거쳐서 평균임금의 90%를 주라고 했다. 이 90%가 무슨 얘기냐면, 당시 현대자동차 조합원 평균 근속 기간인 12년 근속자의 평균임금의 90%라는 의미이다. 그러면 정규직 1년차보다 120~130%의 임금을 받는다. 고용불안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거다.
 
그렇게 설계를 해서 임금까지 합의를 했어야 되는데, 사유제한은 합의를 했고 임금은 합의를 못했다. 광고비 사건이 나면서 집행부가 사퇴해야 됐고 (그 일로) 합의를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나는 그 합의가 복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은 원시체제로 돌아간 것이고 16.9%가 안 지켜졌는데, 16.9%도 못 지킨 사람들이 그런 얘길 할 자격이 있나. 16.9%가 문제라고 한다면, 지금은 30%인데 13.1%는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되는 거 아닌가. 잘못 투입된 거니까 자기들이 그 투쟁을 해야 된다. 비정규직을 무한대로 투입되게 한 결과에 대해 자기들이 책임을 져야 된다. 내가 그 책임을 언젠가는 물을 거다.
 
지금 도로 원시체제가 되어서 (비정규직을) 무한대로 투입했다 차가 안 팔릴 경우 비정규직을 해고시키는 것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관리체계 기준을 세우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이제서야 우리 노동운동 진영에서 사유제한 얘기 하지 않나. 이미 2000년도에 현대자동차는 대단히 선진적이고 진보적으로 도입을 했던 거다.
 
'단병호의 비정규직 사유제한 10개안'은 사유제한이 아니다. 나는 기능적 유연성은 인정해야 된다고 본다. 정규직으로 다 끌어안고 갈 수 없는 거다.
 
또 정규직은 전환배치 안 하면 된다. 98년 정리해고 사태를 겪으면서 (정규직들은) 안 움직이려 한다. 이 공장에서 저 공장 가는 것도 고용불안이다. "나 못간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디 가서 셋만 모이면 계 하지 않나. 연고나 이런 것들이 대단히 강하다. 근속년수 20년 정도 다녔으면 자기들이 계 같은 게 다 있는데 (회사가) 전혀 다른 부서나 다른 공장으로 옮기려 하면 고용불안이라고 안 가려 한다. 그럼 누가 갈 건가.
 
현대자동차, 자동차 산업은 5년마다 차종이 교체된다. 30만대 계획했다 5년 정도 지나면 안 팔린다. 30만대 팔려고 했는데 15만대밖에 안 팔려서 15만대만큼 인원이 남는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 차는 덜 만들면 되지만, 노동시간을 조절하는 등 하다하다 안 되면 결국 인원을 조절해야 되는데 정규직들은 안 움직이겠다는 거다. 그럼 방법이 있느냐. 그 왔다갔다 하는 대체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쓰자고 합의가 된 거다. 그래야지 정규직은 고용안정이 되니까. 문제는 비정규직 사용하는 대신 우리가 대가나 보상을 정상적으로 정리해주지 못한 책임이 있다.
 
지금이라도 현대자동차 16.9%의 사유제한 제도를 다시 도입한다면, 이 무한대 원시체제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 방법이 나온다고 본다.
 
"2000년 현대차 '비정규직 상한제·사유제한' 복원만이 살길"
 
안일규 : 그때 현대차의 16.9% 사회적 대타협이 잘 되었으면, 지금의 전국적인 비정규직 문제나 88만원 세대가 없었다는 뜻인가.
 
하부영 : (16.9%가 잘 되었다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가 이렇게 풀리진 않았다. 사유제한이 명확하니까. 현대자동차 기준은 금속노조의 기준이 되지 않겠나. 단협할 때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을 저렇게 관리하기로 했다더라, 우리도 그렇게 하자."가 된다. 금속노조에서는 "정규직을 보호하고 비정규직을 최소화시키는 제도로 괜찮네."하면서 권장하고. 비정규직법이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간에 무력화되었을 거다. 되지도 않는 법을 만들 필요도 없는 거고. 그럼 이미 그때 사유제한대로 실효성 있는 입법화가 되었든지, 아님 무력화되었거나 둘 중 하나였을 거다.
 
나는 현대자동차 16.9%가 대단히 선진적이고 진보적이었다고 본다. 그 합의를 자본하고 똑같은 논리대로 파탄내고 무력화시킨 사람들에게 책임이다. 비정규직을 30%까지 투입한 게 그 증거다. 16.9% 상한선을 자기들이 안 지켰다. 현대자동차 노사관계 문제, 비정규직 문제 이것이 다시 바로 잡힐려면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된다고 본다.
 
안일규 : 거기에서 현대자동차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구조나 하청업체와의 갈등 구조 등이 자연스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하부영 : 그렇다. 다 거기서 해결된다. 예를 들어 지금 내가 합의해놓은 여섯 가지 사유제한을 복원하면 비정규직 실질 숫자는 8~9%에 불과하다.
 
왜냐면 전과 달리 작업 내용이 바뀌었다. 자동차를 조립하는 작업 내용이 바뀌었다. 시스템이 바뀌고 모듈 같은 것들이 급진적으로 들어오면서 외곽이나 지원작업을 하던 비정규직들이 어렵고 힘든 주 작업으로 다 갔다. 그게 불법파견 망령이라고 나오는 거다. 주 작업으로 간 건 불법이다. 사유대체인력, 산재환자 쪽만 (비정규직을) 투입해야 되는데 주 작업자로 비정규직을 배치했으니 불법파견 맞다. 직접 생산공정은 파견제에 의해 불법이고 불법파견 시비가 나오기 때문에 (주 작업에 편성된 비정규직인) 그들을 정규직화해야 된다. 그게 합의정신이다. 그들을 정규직화시키고 비정규직은 기간제 계약직으로 바꿔줘야 한다. 
 
직고용 형식으로 해서 하청업체를 다 없애버리고, 중간 착취를 막고 평균임금의 90%를 주면 (1년차) 정규직의 120~130%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보상제도로 가게 된다. 그게 해법이다.
 
예컨대 만 명이 불법파견이 되었다고 하면 이 중에 5~6천 명 정도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나머지는 직고용 기간제로 가야 된다. 그때 합의한 16.9%를 기준으로 한다면 말이다. 인원이 더 줄 거다. 8~9% 될 거라 했으니까 3천 명. 직접생산직에 3만 명 되니까 10% 미만 같으면 7천명을 정규직화 해야 된다. 30%인 3천명 정도는 기간제 직고용. 이런 쪽으로 운영을 해야 된다. 비정규직 정규직의 연대를 요구하면서 오히려 이간질시키는 진보세력이 더 큰 문제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비정규직 해법이 없다.

▲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거는 순간 우리 노동운동은 비정규직 수렁에 빠진다, 덫에 걸린다"     ©정민우
 
"정규직이 양보해서 해결될 거 같았으면, 돌 맞더라도 했을 것"
 
비정규직 문제가 처음 나올 때, 2000년 민주노총에서 크게 논쟁이 되었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냐.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더 선명하고 좋아 보이지 않나? 가만 있다가 20년 투쟁을 했건 말건 딱 정규직만 되면 바로 에스컬레이터 타는 거 아닌가.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둘 중에 정규직화가 훨씬 더 좋아 보인다.
 
당연히 그 목소리가 크고 채택이 되는데 나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거는 순간, 우리 노동운동은 비정규직 수렁에 빠진다. 덫에 걸린다."고 했다. 늘 저들(자본가들)에 의해서 비정규직, 정규직 갈라치기가 들어올 텐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 더욱 더 우리가 분열이 고착되고 강화되고 확대될 거다. 연대는 고사하고 비정규직들 쪽으로 저들이 빈틈을 이용해서 원망과 증오심을 부추길 거 아닌가.
 
진보진영이라는 사람도  비정규직 해법을 두고 정규직이 양보하면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거라 착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지금 진보신당으로 간 장상환 교수는 2005년도 연말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에서 한국사회 10대 문제 해서 '대공장 정규직 이기주의'를 10번째로 꼽았다. 그 이후 <프레시안>에 해명하기는 하는데 이미 그런 것들을 통해서 정규직이 양보해야 비정규직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진보진영에, (특히) 진보신당 쪽에 확 깔렸다.
 
그래서 나는 이런 얘길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정규직이 양보해서 해결될 거 같으면, 나는 돌맹이 맞고 코피 터져도 양보하자고 주장할 사람이다."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정규직이 양보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도 없고, 된다고 하더라도 전원 비정규직으로 되고 정규직이 아예 없어지는 제도가 될 거다.
 
우리나라는 '노동초과착취'가 문제인 나라다. 노동소득분배율이 자꾸 떨어지고 있다. 현재 60% 초반대다. 독일이나 일본, 미국 같은 경우는 70% 수준이다. 그러면 8% 정도 차이가 나는데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노동소득분배율, 자본소득분배율을 나눠보니까 8% 차이는 금액으로 환산해 보면 53조원 정도다.
 
한국노동연구원이나 금융개발원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차별 철폐를 했을 때 연간 소비되는 초과임금 비용이 얼마인지 환산한 적이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가장 많이 산정했는데 20조원 정도였다.
 
그러면 초과착취나 노동소득분배율만 개선하면 53조원을 기업들이 더 가져가는데, 분배율 기준으로 봐서 20조원만 양보하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가 차별 철폐되고 다 해결된다고 본다.
 
그 문제는 놔놓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둘을 비교해서 (비정규직보다) 좀 더 많이 가져간다고 해서 '노동귀족'이고, 양보 안 한다고 해서 '이기주의'이고 그런식으로 매도하면 그건 진보적인 해결 대책이 아니다. 정규직마저 하향평준화시키자는 거 아닌가. 전원 비정규직화하자는 얘기와 똑같이 된다.
 
양보해서 해결될 거 같으면 하는데, 양보해도 안 되고 양보해 봤자 초과착취율만 더 높아진다. 게다가 정규직이 양보한 것이 비정규직에게 간다는 보장이 어디 있나. 아무런 보장이 없다.
 
전체 노동자들 1500만명 중에 분석을 해보면 88%가 중소·영세기업이고 12% 정도가 대공장과 같은 곳으로 분류되는데, 12% 노동자가 비정규직보다 조금 더 많이 받는 것을 깎아 양보하면 88%의 노동자들의 임금노동 처우조건이 해결되냐는 거다. 절대금액이 부족해서 안 된다.
 
정규직 중심으로 싸워서 십수 년간 투쟁에서 쌓아올린 이것을 양보하는 순간 노동운동의 좌표와 목적은 상실되버린다. 그럼 노동운동 왜 하나?
 
경제적 실리는 조합원들에게 좋은 거 아닌가. 인간들이 일 적게 하고 돈 많이 벌면 좋은 거 아닌가? 교수들이 정규직보고 양보하라고 하는데 자신들이나 비정규직 교수에게 자리 양보하지? 왜 자신들은 안 하고 우리들에게만 하라는 건가. 그건 될 수 없는 거 아닌가. 정규직이 책임질 수 없는 거다. 양보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책임진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비정규직 제도를 만든 것은 정권과 자본이 만든 것이지 정규직이 만든 게 아니다. 우리는 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법 들어오면 노동조합이 분열되니까 반대한다고 열 몇 번이나 파업했던 사람들이다. 그걸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나. 그 법을 만들고, 비정규직을 착취하고, 초과착취율을 높이려는 분명한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진행했던 사람들은 정권과 자본 아닌가.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지.
 
"정규직·비정규직이 단결해서 '전원 노동귀족'이 돼야"
 
작년 11월 5일 최장집 교수가 울산에 <민주주의, 산업도시 울산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의를 왔었다. 그때 토론 과정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울산에 와서, 노동자 도시, 산업도시에서 내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비정규직 문제를 왜 정규직보고 책임지라고 하느냐. 그들은 책임질 수 없는 사람들이다. 민주노총보고  책임지라고 하지 마라. 해결도 안 되고 책임도 질 수 없는 사람들한테 왜 자꾸 책임지라고 해서 민주노총이나 노동자들이 더 고립되게 만드느냐. 그건 잘못된 해법이다."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 나는 (최 교수가) "올바로 보고 있다, 올바르게 보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의 영향력 크다고 해봤자 우리 전체 인간으로 본다면 민주노총의 수준은 '세 살 먹은 애' 수준이다. 해결 능력이 없다. 책임질 수도 없다. 그걸 안 한다고 우리를 자꾸 비난한다. 우리 현대자동차는 했지 않나. 현대차가 한 것을 칭찬해줘야지. 민주노총은 자신들 임금손실 100만원씩 보면서 비정규직 입법 반대에 파업을 12번이나 했다. 잘한 것은 칭찬해 달라. 정규직하고 비정규직 연대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런 것들은 다 사리지고 파업해서 '나쁜 놈' 취급당하고 있다. "왜 비정규직과 연대 안 하냐."고 비판받는다.   
 
사회연대전략은 '사회양보전략'이다. 결국 깊이 들어가 보면 사회양보전략이다. 양보전략 하면 기존에 조직되어 있는 노동자들마저 심리적인 마지노선이 무너지면서 와해된다. '하향 평준화'된다. 사회적으로는 더 나쁜 상태로 간다. 기존에 조직된 노동자들이 투쟁해서 쌓아올린 만큼 이들을 끌어올리는, 이들이 노동귀족이라고 한다면 비정규직들은 노동귀족이 못 되니 이들하고 같이 싸워서 '전원 노동귀족화'되면 되는 거 아닌가.
 
'노동귀족'이 뭐가 나쁘나. 앞에서 말한 대로 일 적게 하고 편하게 사는 게 인간이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즐겁고 행복한 삶 아닌가. 현대차가 생산성이 몇 백%가 올라갔다. 기술이 발달했다. 생산성과 기술이 발달하면 그게 현대자동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부품 만드는 데서 일하는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가족들한테까지 행복으로 연결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그렇지 않지 않나.
 
"'일자리(노동시간)' 양보 않는 노동자는 '사회악'"
 
현대자동차는 지금도 과로사로 죽고 있다. 밖에는 실업자가 넘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양보할 것은 '노동시간'이다. 그건 우리가 양보해야 한다. 똑같은 세상에 사는데 '누구는 일만 해서 과로사로 죽고, 누구는 일 없다고 자살해서 죽고.' 이게 올바른 세상이냐는 거다. 나는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사회악이다."고 공개 TV토론에 가서 이야기를 했다. 이제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양보해라. 일자리를 나눠라. 실업자들한테, 젊은 사람들한테 줘라. 이제 8시간 일해서 먹고살자. 과도한 소비 멈춰라. 자본주의에서 소비를 촉진해서 자본주의가 유지되는데 거기에 현혹되거나 유혹되지 말고 우리 분수를 지키며 살자. 양보해서 함께 먹고살자." 그게 우리가 지향해야 될 거고 양보해야 될 거다.
 
하지만 임금을 양보하라? 일거리를 양보하면 임금은 30~40% 내려가게 되어 있다. 현재 그렇게 되어 있다. 현 노동시간, 시급제 임금 체제에서는 현대자동차 임금이 이미 30~40% 삭감되어 있다. 뭘 더 삭감해야 되나. 삭감할 것도, 해줄 것도 없다. 그런 고통과 애로 사항은 진보진영이라는 사람들이 하나도 보살펴주지 않고, 정규직은 배불리 잘사는 줄 알고 있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집집마다 보험 해약하고 애들 학원 끊고 난리났다. 배부른 노동자?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 진보진영이 비정규직 해법에 대해서 통일해야 된다고 본다. 나는 진보정당들한테도 그런 얘길 한다. "우리가 정권의 부당함과 싸우라고 진보정당에 힘을 줬는데 싸우라고 쥐어준 무기 칼을 가지고 우리 목에다 찌른다. 너희들이 하는 얘기는 연대가 아니다. 우리 가슴에 비수를 찔러서 정규직 노동자들을 죽이는 거지. 그게 무슨 연대이고 양보냐."고. 절대 그건 대안이 될 수 없다. 잘못된 정권, 부당한 권력과 싸워서 부당하게 차별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임금과 대가가 지급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진보정치 하라고 한 거 아닌가. 진보정치가 우리 정규직에게 양보하라고 하면 안된다. 그건 진짜 우리 목을 칼로 찌르는 거다.
 
그걸 빨리 바로잡지 않는 한 민주노총도 지속적으로 고립될 거고, 사회적으로 안티가 지속적으로 형성된다. 민주노총이 고립되면 고립될수록 민주노동당이건 진보신당이건 표가 안 갈 거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들을 공격하는 것이란 걸 본능적으로 안다. 말은 어떻게 가공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지만, 우리들이 힘들어 죽겠는데 쟤들마저 우리편 안 들어주고, TV에서 떠들 때마다 죽겠는데 진보정당까지 우리보고 뭐라고 한다. 본능적으로 표 안 찍어준다. 키워봤자 우리 편 아니다. 찍어줘도 우리편 아니다는 거다.
 
당연히 자기들이 민주노총, 노동자와 다른 정치를 했다. 그걸 왜 우리에게 책임을 물어? 자기들이 잘못한 것을. 비정규직 차별 철폐하고 초과착취가 일어나는 문제, 기업의 부당한 악덕 기업 체제, 사회적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시스템을 바로잡는 정치를 해야 된다. 그래서 사회 양극화가 해결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정규직이 조금 더 많이 받는다고 양보해야 된다고 하니 기가 막히는 얘기다.
 
결론을 얘기하면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은근히 연대 안 하냐고 하면서 실제 내용은 이간질하고, 비정규직이 정규직한테 원망과 증오심만 키워주도록 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 노동계급 내부에 정규직이건 비정규직이건 똑같이 착취를 당하는 게 자본주의인데, 누가 '덜 착취당하느냐, 많이 착취당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너희들은 똑같은 임금노동자다. 적대적 관계보다 비적대적 관계이다. 비적대적 모순 속에서 동질성은 더욱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연대해서 싸워가야 한다."고 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적대적 관계로 대립시켜버리면 그건 자본가보다 더 나쁘다. 
 
안일규 : 연대임금정책 등이 핵심인 사회연대전략에 대한 비판인 것 같다.
 
하부영 : 우리는 사회연대전략을 한다. 민주노총도 사회연대전략 펼치고 있다. "대공장에선 5~8% 올리고, 중소·영세기업은 10~12% 올려라. 비정규직들은 12% 이상 올려야 된다."는 게 민주노총의 임금정책이다. 금속노조에서 이걸 가져가서 "우리 금속노조 임금안은 이것이고, 비정규직은 무조건 더 올려라."며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더 인상되어야 된다."고 사회연대전략 하고 있는데 왜 그런 걸 밝히지 않나. 잘한다고 칭찬해줘야 되지 않나? 차별을 철폐하고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서 우리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데, 그런 건 국민들한테 자랑하고 칭찬하면서 "민주노총이 그래도 낫다."고 해줘야 될 거 아닌가.
 
열심히 하는데 안 한다고 하고. 하루 아침에 되나. 우리 힘으로 되나. 한국사회에서 민주노총 해봐야 그 영향력과 힘이란 건 '세 살먹은 애'밖에 안된다. 애 잘못한다고 자꾸 채찍으로 때리면 장애자 되고, 불구자 되고 죽어버리는 거 아닌가. 
 
"산별노조 시대, '민주노총은 총파업 하는 곳 아니다'"
 
안일규 : 민주노총은 최근 산별노조와 같이 내부 안에서도 굉장히 분열되는 모습이다.
 
하부영 : 사회연대전략, 임금전략 연장선 상에서 얘길하면 민주노총이 95년도에 만들어지면서 '사회 연대'를 위해 '노동계급의 포괄확대된 조직화'를 목표로 산별노조를 지향했고, 이제서 간신히 민주노총 조합원 중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한 게 70% 되었다. 이제 산별노조 시대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더디게 가고 있는 거다.
 
우리가 산별노조로 가자는 것은 기업별 노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산업별 노조와 산업별 정책을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와 자동차산업 같으면 완성차와 부품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동의 목표를 요구하고 쟁취하는, 공장 담벼락을 넘는 '투쟁연대'로 가자고 하는 거다. 그래서 이 다음에 지역지부를 재편한다. 기업별 노조를 한번에 다 없앨 수 없으니까 지역지부로 예산과 인력, 사업을 집중 편성하고, 지역사회에서의 노동시장 개입 전략, 지역사회의 사회 개입 전략, 노동운동의 사회적 책임, 생활문화공동체운동 이런 쪽으로 즉 노동운동이 사회 연대 쪽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더디게 간다. 우리가 다 조합원들 설득하면서, 이해시켜 가면서 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합원 중에는 한나라당도 있고 한나라당보다 더 보수적인 사람도 존재한다. 노동조합 집단 자체를 '빨갱이'라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사람이 현대자동차 조합원 중 30%다. 30%는 우리가 아무리 잘못해도 노동조합이 필요하니까 가야 된다고 한다. (결국 나머지) 40%를 어느 쪽으로 끌고 가느냐다.

우리 기업노조 내부에서도 아주 고통스럽게 모두를 설득하면서, 이해시켜 가면서 끌고 가고 있다. 그렇게 한발 한발 사회를 향해서, 국가적인 연대를 위해서 가고 있다. 그렇게 가고 있는데 자꾸 못 간다고 하니까 '진짜 못 가는가 보다.'며 역산별이 되고 있다. 탈퇴한다고 난리지 않나. 올 9월달에 금속노조 선거가 있는데 "산별노조 해봤자 별로 득될 거 없다. 기업별 노조가 좋았다. 실리주의로 간다."면서 '산별 탈퇴'를 공약으로 내걸 후보가 천지다. 그런 게 예상된다. 역으로 퇴행하고 퇴보할려고 하는 것들을 전진하고 진보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자꾸 잡아주고, 유도시켜 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할 사람들이 공격하면 안된다. 우리 간극을 벌리는 게 참 답답하다. 노동운동 해먹기도 힘들다. 지금 진보진영에서 우리를 공격하니 살겠나. 보수언론에서 때리는 건 감수하겠다. 
 
산별노조 한다고 그냥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지역사회에서 노동운동이 사회와 시장에 개입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 할려면 그에 걸맞는 자세와 활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 교육을 시켜야 된다. 그런데 무늬만 산별이고 내용은 못 갔다. 그래서 내용을 채워서 가고 있다. 진보진영은 잘 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되지, 왜 자꾸 방해하고 잘 가는 길을 파탄내고 있나.
 
안일규 : 산별노조도 민주노총에 굉장히 비판적인데.
 
하부영 : 그 점을 얘기해야 되겠다. 나는 "민주노총의 총노선을 재정립하자."는 얘길 자꾸 한다. 왜 자꾸 하냐면 산별노조를 강화시키는 체제의 노동운동은 민주노총의 기능과 역할이 이전의 연합체 수준 시절과 다른 새로운 전환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산별노조를 중심으로 강화된다. 예산과 권력이 중앙으로 집중된다. 민주노총의 힘은 당연히 약화된다. 전에는 기업별 노조의 연합체, 연맹을 중심으로 민주노총을 했기 때문에 일사불란하게 투쟁이 조직되었는데 산별 중심으로 완전히 강화되고 고착될수록 민주노총과 위력과 위상은 약화되게 되어 있다. 지금이 그 과정이다.
 
민주노총이 산별 시대에 맞게 변화하면서 체질 개선해서 산별 시대에 맞는 노동운동 노선이 무엇인지 정립시켜서 잘 지도하고 끌고가야 되는데, 산하 조직은 산별로 바뀌었음에도 민주노총은 옛날 방식대로 그대로 가고 있으니 둘이 안 맞는 거다. 
 
지금 조합원들이나 진보진영이 바라고 있는 민주노총의 상이 뭘까 보니까, 이건 산별노조를 하자면서 민주노총은 단일노조처럼 움직여주길 바라는 거다. 그러니까 안 맞는다. 여기서 괴리가 있는 거다. 
 
그래서 분명하게 노선을 정해야 된다. 전체 조합원이나 진보진영이 생각하는 것처럼 움직여주려면 민주노총이 단일노조로 가야 되는 게 맞다. 그렇지 않고 산별 시대 즉 산별노조운동을 확대시키려면 민주노총이 옛날 산별노조를 끄는 시스템이 아니고 산별노조는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거다.
 
민주노총의 기능은 총파업을 주도하는 기능이 아니다. 산별이 총파업을 하는 건데, 자기들은 안 하면서 민주노총이 총파업 안 한다고 욕하고 다닌다. 그러니까 웃기는 일이 생기는 거다.
 
총파업은 민주노총이 하는 게 아니다. 총파업을 하려면 12개 연맹과 산별노조가 있는데 그 중에 5개가 총파업을 결의해서 28만 명이 한다고 애길 해야 된다. 민주노총 80만명이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파업할 힘이나 조직은 산별이 가지고 있으니까. 산별을 관장하고 움직일 힘은 민주노총에겐 없다. 이 괴리를 바로잡으면 된다.
 
민주노총은 연맹체, 총연합체로서 대정부 요구와 교섭투쟁을 어떻게 할 거냐 이런 것들만 중심으로 하고, 노동운동이 가야 할 큰 좌표 이런 것들을 세워서 산별을 지도하는 거다. "내년에는 이렇게 가야 되고 지역사회에 개입을 어떻게 해야 되며 노동좌표는 어떻게 해야 된다."면서 산별노조는 어떻게 하라는 것을 만들어서 해나가는 거다. 그 역할만 하면 된다.
 
대정부 투쟁이 있으면 산별노조가 자기들이 결의해서 하면 된다. 민주노총은 각 산별노조의 파업 시기 등을 조정하고, 담론을 형성해서 엄호해주는 것들을 하면 된다. 진보연대 수배자 잡으러 간다고 경찰들이 민주노총 사무실에 그냥 걸어서 들어가지 않았나. 자기 사무실도 못지키는, 힘 없는 민주노총보고 총파업 안 한다고 그러나. 그래서 내가 '뻥 파업' 하지 말라고 했던 거 아닌가.

"울산 진보 집권 8년, '기억 나는 게 없다'"
 
안일규 : 다시 울산으로 돌아와서, 지난 8년 동안 노동·진보 진영이 집권했는데 음식물 소각장 문제와 같이 몇몇 문제로 주민들을 등 돌리게 한 거 아닌가. 북구의 경우 이상범-조승수 이런 사람들이 8년 동안 어떻게 했다고 보나. 울산지역 진보신당 측의 한 인사는 "당의 비전이 없었다."면서 "구청장들은 나름 잘했다."는 결론을 내더라.
 
하부영 : 나도 몇일 전에 활동가들 교육을 시키면서 "진보정당 민노당에서 집권 8년 했는데, 뭐가 기억 나냐?"고 물었다. 음식물 쓰레기장 얘기하니까 그거 말고 잘한 거 있으면 기억해 보라고 했다.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고 하더라. 음식물 쓰레기장만 기억 난다고 하기에 세 번째 물어봤다. 똑같은 대답을 해서 '그거 말고'라고 하니까 화장장 유치였다. 그건 주민투표 붙여서 80%대 반대 나와서 안 했다. 당시 조승수 구청장이 화장장 유치해서 주민들 반대로 무산되자 음식물자원화시설(쓰레기재활용시설) 만들어서 이상범 구청장한테 넘겨준 것이다. 8년 동안 그거밖에 한 게 없다. (다들) 그거밖에 기억이 없다고 한다. 그게 지금 노동·진보 집권 8년의 문제라고 본다.
 
그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노동진영이건 진보진영이건 우리 전체가 실력과 수준이 천박하고 낮았다. 진보행정이 뭔지 모르고 했다. 투명하고 깨끗한 수준, 잘했다고 하는데 뭘 잘했다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건 이미 지역주민들과 노동자들에게 일반상식화되어 있더라. 판공비 공개하고 하는 게 진보정치고 진보행정인가? 그 정도로 천박하고 실력과 수준이 낮았다.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수준이 낮은 게 책임이었지. 구청장이란 권력을 덜컥 주긴 줬는데 진보 구청장이 진보행정을 어떻게 펼치는지, 노동정치를 어떻게 하는 건지 몰랐다. 나도 몰랐다. 너희도 몰랐고, 구청장도 몰랐고, 당도 몰랐다. 
 
그 다음에 공직자로 진출한 사람과 당하고 끊임없는 갈등이 일어났다. 하도 안돼서 내가 자청해서 2005년에 노동위원장 해보겠다고 들어가 봤다. 구청장이나 시구의원들 만나면 끊임없이 당 욕한다. 당 수준이 너무 낮다는 거다.
 
자기들은 시의원이건 구의원이건 구청장이건 항상 최고급 정보를 접하고 있는데 당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당은 모르면서 당직자들이 공직 진출자들에게 명령만 하려고 했다. 실력도 없는 것들이 오라 가라고 하고, 회의에서 하는 거 보면 택도 아닌, 말도 안 되는 얘기만 하고 앉아 있으니 재미도 없고 시간만 뺏기고 그러니까 안 오려 했다.
 
자기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다음 당선을 위해서 지역주민들을 만나거나 어디에서 무슨 집회를 하거나 행사를 한다면 쫓아다녀야 되는데 당에서는 민주노총 집회하니까 태화강으로 모여라, 역전 앞으로 모여라고 하니까 피곤해 죽겠다는 거다. 거기 가봤자 자기들은 "누구 구의원, 시의원 오셨습니다."하면 반갑다고 하고 끝나는데, 집회 가서 두 세 시간 행진하지 1시간 걸어가야지.. 그 사람들은 바빠 죽겠다는 거지. 피곤하다는 거다. 당이 보탬이 안 된다.
 
그런 사소한 갈등, 실력과 수준이 너무 편차가 나면서 공직자들은 당하고 상의해 봤자 그냥 자기들끼리 가버리는 거고, 당은 관리하고 통제하려고 달려들었다. 이런 괴리들이 있었고, 집권 8년동안 내내 갈등이 있었다. 
 
음식물자원화시설은 뒤에서 보니까 당하고 공직자하고 북구에서 야합했다. 담합했다. 잘못되면 당직자들이 공직자들을 소환해서 "하지 마라."고 해야 되는데, 당직자들은 당원들이 반발을 하는데 공직자인 구청장이 하려고 해서 반대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내가 볼 때는 (당직자들이) 협조하고 부역했다. 그때 북구 지역위원회 당사자들이 조승수 후보와 같은 비연합 계열이었지 않나. 무마하려고 하고, 구청에서 알아서 하게 넘겼다. 그 공범자들이다. 그러니까 당원들이 반대하고 당 출신 공직자에게 투쟁하는 이런 말도 안되는 사태가 생긴 거다.
 
다시 평가하면 한나라당 보수정치와 진보정치·진보행정의 차별성이 아무것도 없었다. 농담 삼아서 하는 얘기지만, 실력도 없는 것들한테 사람들이 너무 빨리 맡겼다. 우리한테 너무 빨리 맡기다 보니까 감당을 못했다. 나 자신도 그걸 바로잡거나 할 실력과 수준을 못 갖추고 옆에서 비판하고 반대하면서 어디로 가야되는 건지 배워가는 '시행착오의 8년'이었다고 생각한다.
 
"실력없는 것들한테 너무 빨리 맡겼다"
 
안일규 : 집권하지 말았어야 할 8년이었다?
 
하부영 :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지만 우리의 실력과 수준을 안 갖춘 상태에서 너무 빨리 권력이 왔고, 권력을 줬는데도 감당할 주체 능력인 실력과 수준이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진보행정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인물들이 권력을 잡아서 시행착오만 한 8년이었다.
 
그 이후에 시행착오나 이런 것들이 지역주민들과 갈등과 대립이 발생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되는지 모르고 한나라당보다 더 쎄게 공권력 투입해서 밀어붙이는 일을 했다. 그래서 차별성이 없고, 한나라당보다 더 못하다는 결론을 지역주민들이 갖게 된 거다. (지역은) "저것들 시켜놓으니 진짜 무식하게 밀어붙인다."는 반응들이다. 한나라당은 주민들이 반대하면 그렇게 무식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았을 거다. 그들은 정치하는 놈들이라 약아서. 민주노동당 '무식한 놈'한테 괜히 권력 줬다가 주민들 구속시키고, 공권력 투입하고 이 사태가 생긴 거다. 우리 스스로 너무 몰랐다. 누가 누구를 비난할 그런 일은 아니다. 
 
중앙당도 잘못했다. 내가 2005년도에 가 보니까 큰일 났더라. 다 무너지고 다음에 구청장이고 뭐고 아무것도 당선될 일이 없더라. 전반적으로 현장 노동자들에게까지 신망이 다 떨어져 있더라.
 
진보정치연구소 쪽에도 당에 몇 번 건의하라고 했다. "뭘 연구하고 있느냐. 빨리 여기(울산 북구, 동구)와서 연구해라."고 했었다. 세 명 정도는 이 중요한 동구, 북구를 연구해서 어떤 문제가 있고, 무엇이 실력과 수준이 안되는지, 무슨 갈등인지에 대해 연구해야지 거기서 뭐하고 있느냐면서 "빨리 내려와서 이거 연구해라, 절단났다."고 몇 차례 건의하고 했다. 
 
내가 2006년도에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로 갔을 때 지자체 선거가 6월 달에 있었는데, 그 전에 민노당에 공문을 보냈다. "노동자 시장이 당선되면 우리 노동자들한테 뭐해 줄래? 울산시 행정이 어떻게 바뀌냐. 예산 같은 것들은 어떻게 좋아지냐. 답변 좀 해달라."고. 그래야 조합원들에게 노동자 시장 만들면 세상이 이렇게 달라진다고 할 거 아니냐고 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답변이 안 왔다. 결론은 플랜 설계가 없었다는 거다. 하도 내가 독촉하니까 개인적으로 이메일이 왔다. 그래서 누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기분 좋게 한다. 형님이 차를 타고 갔는데 자치단체에서 기름을 공짜로 넣어줬다. 그 형님은 장애인인데 복지 혜택이 이렇다 해서 어느 유럽 마을을 상상해서 노동자 시장이 되면 이런 것들이 가능할 거라고 봤더라.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수준 이하였다. 북구청장을 출마시키면서 당은 준비 태세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도 없다. 그게 우리 수준이다. 난 중앙 당직자들 만나면 "나는 민주노동당에 기대 접었다."면서 "너희들 집권할 능력 없다."는 얘기들을 한다. 민주노동당을 통해서 뭘 해본다는 것에 흥미를 조금 잃었다.
 
안일규 : 진보정치 10년을 했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이 자칭 진보정치 1번지 울산에서 시당을 구성하지 못하고 '추진위'에 불과한 걸 보면서 '저렇게 토양이 없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부영 : 당에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가야 되는데, 우리는 당 운동을 열심히 할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울산 같은 경우 북구를 평가하면서 "현대자동차나 민주노총에 너무 의존해 왔다."고 자기들(진보신당)이 그런 반성을 한다. 그건 맞다고 본다.
 
지역에서 진보정치를 뿌리내릴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고, 선거에 개입해서 자기한테 유리한 사람을 민주노총 위원장이나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으로 당선시켜서 그 후광을 업어 표를 끌어모아 쥐어짰다. 정치로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로 현대자동차 노조를 놓고 각축을 벌인 거다. 그러니 정파에 줄 선 현장조직들이 수두룩하다. 누가 현대자동차를 장악하느냐에 따라서 자기 정파 후보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지 않겠나. 후보 진출부터 시작해서 거기에만 관심이 있었던 거지, 당이 스스로 울산 북구에서 진보정치 세력으로 뿌리를 내리는, 지역주민 풀뿌리로 함께하는 것은 전혀 안 했다. 
 
내가 진짜 노력했냐고 물어보면 자기들은 "진짜 노력했다."고 말한다. 다만 잘 안 됐다고 한다. 그럼 나는 진짜 노력했냐, 현대자동차 담벼락 안에만 기웃거리지 않았냐고 되묻는다. 노력은 했고 그걸 부정하지는 않지만 진짜 모든 것을 다 바치고 노력했느냐, 진보정치를 뿌리내리려 했느냐고 하면 나는 아니라고 본다. 여러 가지 이런 시도, 저런 시도는 했지만 현대자동차 공장 담벼락 안을 기웃거리는 노력을 더 많이 했다고 악평을 한다.
 
"진보진영 국회의원 너무 게으르다"
 
안일규 : 지난 17대 때는 조승수 의원이 잠깐이나마 국회의원을 하지 않았나. 지난 17대 선거 과정이나 조승수 의원의 의정 활동이 북구에서는 어땠는지 평가를 한다면?
 
하부영 : 이건 개인적 평가다. 1년 몇 개월 동안 뭘 했는지 모른다. 조승수 의원 같은 경우 의원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현장 노동자들, 당, 지역주민하고 관계하거나 소통하는 걸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한나라당 정갑윤 의원한테 한번 물어봤다. 지역구 관리를 어떻게 하냐고. 아침 10시쯤에 만나기로 해서 갔는데 어제 저녁에 내려와서 4군데 단체모임을 들렀다더라. 새벽까지 한 거다. (여기에) 새벽에 일어나서 조기축구회 두 군데 들르러 츄리닝 입고 왔더라. 어제 저녁부터 아침까지 여섯 군데 단체모임을 들른 거다. 우리 진보진영이 한나라당보다 지역구 관리에서 훨씬 게으르다. 물론 그게 올바른 형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저들은 그만큼 부지런한 지역구 관리를 하는데 (우리 쪽은) 저들만큼 부지런하게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없다.
 
내가 조승수 의원에 대해서 기대를 접은 건 지난 번 불법 선거운동 때였다. 주민이 반대하면 음식물자원화시설에 반대한다고 서명해서 그게 걸렸지 않나. 그게 사전선거운동에 걸려서 재판받고 있는 과정이었지만, 이상범 구청장이 강행했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은 자기도 반대한다고 했으면 와서 반대투쟁 했어야지. 반대투쟁 안 했지 않나. 뭐 하냐는 거지. 그런 식의 의정활동이라면 금배지 필요 없다. 피곤하게 선거운동할 필요 없다. 뭔가 달라야 한다.
 
내가 강기갑 의원에게 의정활동을 어떻게 했냐고 물어봤다. 물어보니까 "1년에 거의 100회 정도의 의정보고회를 지역에서 했다."고 하더라. FTA 반대 농성하면서도 지역구 관리를 100회 이상, 4년동안 450회 정도의 의정보고회를 했더라. (반면) 조승수 의원에게서 1년 몇 개월 동안 한번이라도 연락받은 적이 있었는지 모른다. 지역구를 관리하는 마인드 같은 게 틀렸다. 전반적으로 시, 구의원들까지 의정 활동이 한나라당보다 게으르다. 자기 자리 유지하고 권력 유지하기 위해서 대단한 노력을 저들(한나라당)은 한다. 우리는 그만큼 못한다.

분당 원인? "문제는 민주주의야, 멍청아"
 
안일규 :  진보정당의 문제로 분당 얘길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분당 당시 키워드가 종북주의, 패권주의, 분열-분화 논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종북주의부터 먼저 짚어보자.
 
하부영 : 종북주의의 실체가 있나. 내부 정파의 권력투쟁에서 상대 정파에 대한 정치적 공세로서 종북주의 용어가 등장한 거 아니냐고 보고 있다. 주사파다, 종북주의다는 식의 오해는 이쪽도 받을 빌미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그 원인이나 갈등이 증폭된 건 '다수파의 횡포'다. 종북주의 얘길하면서 쭉 들어가 보면 다수파의 횡포라고 나온다.
 
다수파의 횡포는 나는 민주주의 제도라고 이해한다 . (민주주의는) 51% 다수파가 49%한테 횡포를 부리는 게 정당화되는 제도이고, 49%가 반란을 일으켜 이쪽에 2%를 빼가면 또 뒤집어지지 않나. 그러니까 나는 소수파가 반란을 못할 정도로 수렴해주고 끌어안는 게 민주주의이지, 민주주의 자체가 고귀하고 완결성을 갖춘 제도가 아니다고 본다. 대중을 관리하고 지배하기 위한 제도로 우리 인간들이 여러 가지로 해봤을 거 아닌가.
 
그 중에 가장 합당하고 합리적이고 서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제도가 민주주의 아니냐고 나는 생각하지, 고귀하고 완결성이 있고 순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수파의 횡포라고 말하는데 그 반면에 소수파는 승복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나는 분당의 과정은 민주주의가 문제였다고 말해 왔다. 다수파의 횡포를 소수파는 인정해야 되고, 다수파는 소수파를 끌어안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해주면서 함께 갈 수 있는, 존중하고 배려하는 이런 자세와 마음이 있었어야 했다. 그런데 다수파는 소수파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는 게 부족했고, 소수파는 다수파한테 진 것에 대해서 승복하지 않고 불복했다.
 
민주주의 기본원리가 당 내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당 내 다수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문제다. 우리 진보진영은 민주주의의 원리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제대로 실행하지 않는다. 
 
종북주의 실체와 관련해서 모든 사업의 우선순위에 통일 문제를 배치한 것은 나는 오해받을 수 있다고, 충분하게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그런 것들을 자제하거나 순위를 바꾸거나 수위를 낮추고, 예산을 배분하거나 이런 것들을 소수파가 요구를 했을 때 이를 수렴하지 않은 다수파는 대단히 문제가 있는 거다. 그리고 그 결론이 종북주의라는 표현으로 나타난 거다. 
 
일심회 사건이 있지 않나. 그게 뇌관이다. 나는 일심회 사건 문제로 분당까지 가는 그 꼬투리가 잡힌 거 아닌가 생각한다. 난 그 뇌관을 NL 쪽에서 제거해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당해야 된다. 그 사건 때문에 당이 깨지게 생겼는데, 노동자들이 염원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민주노동당을 통해서 뭔가 실현해보고 싶었는데, 그 당이 깨지는데 자기 희생을 해야되는 거 아닌가. 자기들 때문에 당이 깨질 위기가 왔다면 본인들이 알아서 탈당했어야 한다.
 
탈당한다고 했다가 번복해서 탈당 안 하고 그래서 심상정 비대위원장이 설 땅이 없어졌지 않나. 저쪽 반대파를 설득할, 설 땅이 없어진 거다. 선도 탈당자가 이미 생겼고 그러면서 당이 무너지고 당에 남아봤자지. 자기(심상정) 얘기가 그런 거 아닌가. 소수파인데도 불구하고 선도 탈당자가 생기니까 극소수파였고, 일심회 사건에서 자기한테 대의명분을 안겨주지 못하니 자기가 뭘 할 수 있느냐에 좌절을 느끼고 탈당에 합류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그래서 당이 깨진 책임은 둘 다 공정하게 있다.
 
원인은 민주주의였고 특히 일심회 사건 관련자가 탈당하는 건 상식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자기들 말대로 무죄라면 복당하면 될 거 아닌가. 당이 깨질 만큼의 원인을 제거해주지 않은 것은 이 쪽(NL)의 책임이다. 그 다음에 문건 같은 게 드러나지 않았나. 대선 전부터 신당을 만들고 당을 깨는 게 이미 기획된 작품이란 게 드러나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빌미가 일심회 사건이었다. 나는 5:5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양비론이지만 양비론일 수 밖에 없다.
 
"노무현의 사이비 개혁으로 진보 '동반 몰살'"
 
안일규 : 지난 대선 참패 원인으로 분당파들은 다수파의 북한 추종이 원인이라고 하지 않나. 지난 대선 참패 원인을 어떻게 보는가.
 
하부영 나는 예상했다. 대선 때는 표 얼마 안 나온다. 사람들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라는 지역정치 프레임에 다 갇혀 있는데, 민주노동당의 계급정치, 노동정치는 관심사가 아니다.
 
2004년도 총선 끝나고 평가회의를 울산대학교에서 한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노무현의 개혁정책 실패가 우리한테는 충격으로 올 거다.", "국회의원 10석이 우리에게 큰 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10석이 만들어진 게 우리 힘으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진보정치가 지역 사회에 노동현장에 깊이 뿌리를 내리면서 얻어진 결과가 아니고 탄핵정국의 바람을 타고 얻은 반사이익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큰일났다. 잘하지 않으면, 노무현 정권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 후폭풍은 개혁세력, 진보세력 저들이 얘기하는 소위 좌파세력까지 다 아작날 거다."며 "그걸 어떻게 버티냐. 괜히 과도하게 10석이나 줘가지고 부담스럽다.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사태가 벌어질 거다. 진짜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경거망동하지 않고 진짜 지역과 현장에 뿌리내리는 진보정치를 해야 된다."고 평가했었다.
 
우리는 아니라고 했지만, 국민들은 노무현 정부는 개혁진보 세력의 대장으로 알고 있었다. 아무리 아니라고, 사이비 개혁과 진보는 다르다고 했지만 전체 국민들이 보는 민심과 여론은 '개혁세력의 대표선수이자 대장'이었다. 386 이건 뭐건 민주화 운동하다가 구속되었다고 연행되었다고만 해도 금배지 달아주지 않았나.
 
이런 정도로 권력을 줬었는데, 우리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세력은 그 아류 정도로 본다. 큰 개혁세력의 아류 정도로 보는 건데 같이 무너지는 거다. 나는 노무현의 개혁 정치가 실종되고 사이비 개혁으로 드러나면서 우리 진보정당, 민주노동당까지 다 휩쓸려서 넘어갔다고 본다.
 
특별하게 다른 이유들보다 거대한 흐름이 있고, 그 다음에 사람들의 사고는 아직도 지역정치에 갇혀 있는 경향이 있다. 삶이 곤궁해지고 파탄나고 어려워지니까 경제적 실리 즉 아파트값 혹은 주식이라도 올라야 그나마 어떻게 빌붙어 살아볼까 하는 기회주의적 생각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쪽(진보정당)은 희망이 없으니까. 그런 좌절과 포기가 왜곡된 기대로 나타났다.
 
우리 표현대로 하면 '계급배반'이다. (지난 대선은) 노동계급이 노동계급을 배신하는 투표, 자기 눈을 자기가 찌르는 투표였다. 앞으로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자기 눈을 자기가 찌르는 만큼의 고통이 올 거다. 나는 그게 "계급투표 배반의 효과"라고 글을 쓰거나 말하곤 한다. 우리 잘못이다. 믿고 찍어준 데 대해 우리 잘못도 있다.

"현대중공업 제명은 '과도했지만 불가피했다'"
 
안일규 : 이번엔 민주노총, 노동운동 이야기를 해보자. 울산에선 2005년도에 현대자동차 노조보다 더 컸던 현대중공업 노조를 금속노조에서 제명시킨 게 울산 노동정치 세력의 큰 약화를 가져온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부영 : 맞는 얘기다. 전체 큰 판도로 보면 우리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양날개론을 말하면서 민주노조운동이 87년부터 쭉 성장해왔다. 그런데 2005년 이전부터 이미 현대중공업 노조는 민주노조가 아니었다. 민주노조에서 이탈되었다. 그래도 지역에서 문제가 있거나 하면 간부들이 회의에 나오지만 집회에는 전혀 없고 인연이 거의 끝나갔다. 어용화된 회사 손아귀에 들어간 노조였다.
 
그게 극단적으로 표출된 게 사내하청 비정규직 '박일수' 열사의 분신이었다. "하청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유서를 쓰고 분신했다. 비정규직이 분신하는 사건까지 생겼으니 민주노총이 주도해서 회사한테 그동안 탄압한 책임을 묻고 그 원인을 규명하고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하고 투쟁하는데, 현대중공업 대의원들이 경비대들하고 같이 어울려 다니면서 폭력을 행사하고 농성장에 와서 텐트를 걷어가거나 찢고 시신을 탈취하려는 시도까지 벌였다. 이 때문에 부지기수로 현대중공업 대의원과 경비대들에게 두들겨 맞았다. 그러다 보니까 나 자신도 분노가 앞서서 제명해야 된다는 주장을 펼치곤 했다.
 
당시 금속노조 회의에서는 노조를 제명하는 게 아니고 당시 간부들을 징계해야 된다는 주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런데 워낙 분노가 커서 전국에서 노동자 대의원들이 왔다가 두들겨 맞는 거 보고, 머리 다 빠지고 깨져서 입원해 있는 거 보고, 사진 등을 보면서 당시 금속연맹 대의원 대회에서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합리적으로 간부만 제명하자는 안도 나왔지만 그게 기각되고 제명 찬반투표 들어가서 80%대의 찬성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어용적 행보에 대한 분노가 얼마만큼 하늘을 찔렀는지 그거 하나만으로도 알 수 있는 거 아닌가.
 
설사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민주노총 총투표도 안 되고, 투쟁해도 오지 않고 오히려 투표를 방해하고 안 하니까 과반수 이상이 안 돼서 지도부 선출도 안 된다. 그런 일들이 누적되어 왔다. (그동안) 누적돼 오다 박일수 열사 사건에서 터진 것이다. 아프지만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배경들이 있었다. 계속 남아도 오히려 민주노조운동에 방해가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 숫자가 2만 얼마 아닌가. 민주노총 총투표 6만 얼마에서 2만이 투표를 거부하고 안 하면 과반수 이상 참여가 안 되는 거 아닌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현대중공업을) 도저히 끌고 갈 수 없었다. 그런 아픔과 애로 사항이 있었다. 아프지만 한 쪽 날개를 자를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속사정이 있었다.
 
안일규 :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도 과거에 비해 우경화되지 않았느냐는 주장과 괜히 제명시켜서 비정치 운동과 같은 방식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만들어준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하부영 : 인정한다. 지금쯤은 그때 분노는 있었지만 제명은 과도했던 것 같다. 간부들만 제명하고 설사 조금 민주노총 통제권을 벗어난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멤버십을 가지고 했어야 하는데, 그래서 어느 정도 통제하고 관리하는...
 
(그랬더라면) 지금은 드러내놓고 백지위임 한다든지 저런 것들은 막을 수 있었지 않았겠냐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안에 있어도 관리가 안 되는 게 더 문제다. 조직의 규율과 통제가 완전히 무너지는 거 아닌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해서 제명의 빌미를 준 것은 사실이다. 지금에 와서 제명 안 하고 간부만 징계해서 관리범위 안으로 넣고 민주파들이 노조를 다시 장악해서 민주노조운동을 회복시키는 이런 길로 갔으면 좋았겠다는 희망의 얘기가 있지만, 그랬으면 더 속 썩었을지도 모른다. 안 해봤기 때문에 서로 검증 안된 얘기다.

"전태일 정신 되살려 '제2 민주노조운동'으로 가야"
 
안일규 : 최근 기고글이나 인터뷰에서 "위탁 정치를 청산하고 직영 정치로 가자."고 주장했다. 그에 대한 처방으로 '전태일 열사 정신을 통한 제2 민주노조운동'을 얘기하던데 그 얘길 좀 해봤으면 한다.
 
하부영 : 지난 총선이 끝나고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에서 지난 10여 년을 평가한 적이 있다. 그때 지역본부 산하 사무처도 정파가 파견한 관리들 아닌가. (그들은) 정파가 파견한 관리들이다. 노동자들은 구경꾼, 들러리로 동원되어서 표나 찍어주고 쥐어짜기에 동원되는 동원부대 정도의 취급만 당했지 진실되게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주체가 아니었다. 그래서 "아, 이건 문제 있다."면서 "우리는 정파의 들러리였다."고 지난 10년의 평가를 했다. 정파에게 위임하고 위탁해서 잘 해주기를 바랬는데 잘 안 됐다. 그럼 우리는 뭐했나. 정파에게 위탁하고 위임하고 의존해 왔다.
 
그래서 노동자가 주인이자 주체로서의 노동자 정당, 민주노동당 안에서 우리가 제 역할로 주인행세 못한 거 반성하자. 위탁 정치 청산하고 직영 정치로 가자는 거다. 이건 위탁하고 위임해 왔던 정파들에게 더 이상 못하겠다고 아예 선을 긋자는 얘기 아닌가. 그래서 정파들은 엄청 싫어한다.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하자고 하면 정파들은 썰렁하게 나온다. 자기(정파)들은 완전히 잘못했다고 규정해서 짜르고, 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서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길하는 거니까. 그런 표현이나 얘기에 대해서 정파들은 엄청 싫어한다. 정파들은 "자기들은 노력했다. 평생 헌신하고 다 했는데 이런 식으로 악평할 수 있느냐."고 한다. 물론 그럴 수 있지만 노동자 내부를 각성시키고 이들의 의식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과격하고 과도한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들이 주인되고 주체가 되는 정당으로 다시 가야 된다고 본다.
 
그리고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해보자는 게 '진보정당 대통합'으로 나타나야 된다. 분열해서는 안 되더라. 단결해야 되는데 민주노총 중심으로 가자. 그런데 이런 것들이 지금 통합추진위와 같이 해서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민주노조운동 자신도 굉장히 퇴행하고 굉장히 친자본적으로 바뀐 활동가들이 당당하게 설치고 민주파는 자리가 축소되고 입지가 줄어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 안 가면 (현대자동차 노조도) 현대중공업 노조처럼 그런 사람이 노조 집행부를 장악하거나, 하게 된다면 위협이 굉장히 크다. 
 
민주노조운동이라는 게 구호나 슬로건으로 되는 게 아닌데 근본정신부터 우리가 무너졌다. 의식 자체가 없다. 노동자 의식으로서의 정체성이 없다. 예를 들어 비정규직을 말할 때 내가 이런 얘길한다.
 
"우리가 87년 노동자 대투쟁할 때 열심히 일하는,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 되는 세상. 그게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이고 노동해방 되는 세상이라고 했고 요새도 (그 말에 대해선) 반론이 없지 않나.
 
그런데 우리 현장을 보자. 우리 현장을 들여다 보면 열심히 일하는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임금을 절반밖에 못 받는다. 상시적 고용불안에도 노출돼 있다. 우리가 22년 노동운동 해서 세상을 개판친 거다. 결과가 지금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정규직화시켜야 된다고 하면, 우리 고용도 문제인데 골치 아픈 것 한다고? 너희가 골치 아픈 순간 너희는 자본가의 앞잡이다. 노동계급, 정규직-비정규직 계급 구분 없이 노동자의 아픈 곳, 약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앞장서야 할 노조 간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시켜서 임금 조금 더 주는 게 골치 아프다는 것은 너의 정체가 자본가의 앞잡이기 때문이다."고 충격을 준다.
 
그래서 기본의식 자체가 기반이 무너졌는데, 민주노조운동의 기본정신의 뿌리를 나는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다시 공부하는 것에서 찾아야 된다고 본다.
 
전태일 열사가 왜 목숨을 던지면서 근로기준법을 화형식하고 자기 자신을 분신시켰는가. 나는 두 가지로 얘기한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를 위한 법이 아니고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옭아매기 위한 법이기 때문에 화형시킨다고 했고, 몸에까지 불을 붙여 열사로 간 것은 자기는 진짜 '인간 중심의 사회', '인간답게 대접받는 사회'로 가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국가의 폭력에 의해서 자신의 희망이 무너진 것을 폭로하기 위해서 가장 충격적이고 최악의 방법인 분신을 택한 것이다.
 
나는 그걸 보면서 전태일 열사가 '사람을 사랑한다면 가장 나쁘고 잘못되어 있는 것 즉 비정규직이나 약자들을 위해서 노동운동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아픈 곳을 먼저 해결해줘야 되지 않느냐.'를 깨우쳐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전태일 열사의 그 정신과 의식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겐 그 의식이 없어졌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제2의 민주노조운동인데, 장기간 가야 된다. 의식의 문제인데 하루 이틀로는 안 된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현장에서 사람들을 모으고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해나갈 수 있게 만들 수 있도록 노조간부의 자세 등을 재교육해가자는 차원에서 하고 있다. 

"인간답게 사는 세상 위한 '아래로부터 혁명'이 필요한 때"
 
안일규 : 현재 울산의 진보·노동정치 세력을 살펴 보면, 하부영 전 본부장, 이갑용 전 동구청장, 이번 재보선에 나선 진보 양당의 조승수, 김창현 후보, 노옥희 진보신당 울산추진위 위원장까지 대표적인 인물들이 모두 분열되어 있다. 매우 안타까운 일 아니냐는 말들이 있다.
 
하부영 : 내가 노동운동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회주의다.", "사민주의 안 해서 민주노동당이 망했다.", "공산주의 해야 된다."는 등 별의 별 사람이 다 있다. 나는 이념이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내가 보니까 이념은 껍데기일 뿐이고, 이념을 자꾸 말하는 사람들은 상층권력 지향적으로 나오더라. 사회주의 하면 어떤 사회주의가 될지, 프랑스의 사회학자가 사회주의가 218개라는 얘기도 하던데, 무슨 사회주의냐, 누구를 위한 사회주의냐는 거다.
 
나는 결국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진짜 가정을 꾸리고, 서로 공동체 지원하고 아끼고 배려하고 존중해주는 바닥부터의 혁명, 변화, 변혁이 올바른 가치이지 이념을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하고 우리들의 삶하곤 관련이 없다고 본다. 소련이나 중국이나 북한으로 검증되었지 않나. (이념은) 우리 삶의 질과는 멀다.
 
내가 배운 건 노동운동은 '떼거지'와 '단결투쟁'이 원칙이다. 이 두 가지 외에 다른 것은 종속이라고 생각한다.
 
분열될 때도 내가 메시지를 강하게 써서 피눈물을 흘리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분열은 죽음이고 단결은 생명이다.'는 게 당신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거 아니냐. 노옥희 선생, 우리에게 와서 강연하고 다닐 때 당신이 우리에게 단결해서 투쟁해 승리하자고 해놓고 왜 분열하느냐. 당신들의 분열은 죽음으로 갈 거다. '몰락하고 죽어봐야 저승 맛을 아냐.'고 과격한 표현을 하기도 했는데, 나는 결국 '단결은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본다.  
 
이렇게 분열되지 않았으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서 북구 선거를 했을 수도 있고, 앞으로 2010년을 설계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아무것도 설계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미약한 힘마저 제대로 관리 못 하고 분열되어서 서로 해먹으려고 욕심낸 결과 이꼴로 만들어진 건데, 자기 욕심 버리고 진짜 노동자와 서민 중심의 경제를 하기 위해선 단결해야 된다. 만고분별의 진리인데 단결해야지, 분열하면 안 된다.

▲ 인터뷰하고 있는 안일규 인터뷰어     © 정민우

노동자 탓? "잘해 봐라, 무조건 찍어주지"
 
안일규 : 최근 <시사IN>에서 울산 북구의 현장 기사가 나왔다. 그 기사에 대해서 혹평을 하던데.
 
하부영 : 대단히 편향된 쪽으로 썼다. 나 같이 대중중심의 사고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 180도 틀리고, 사회연대전략 문제나 정규직-비정규직 문제에서 '정규직 양보론' 등의 개념과 일맥상통한 얘기들이었다.
 
결국은 노동자들이 진보정당에 등을 돌리고 표를 안주는 원인이 '민주노총 탓이냐, 노동자들의 이기심과 개인주의화 때문이냐'는 그런 평가들이 기사에 숨어있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시켜줘도 제대로 못하니까 안 찍어주는 거지. 왜 그걸 우리 탓으로 돌리려 하나. 너희들이 잘했으면 되지. 잘못해서 신임을 잃고 안 찍어주는 건데, 노동자들의 탓으로 돌리거나 개인주의화 탓으로 분석하는 것은 굉장히 사실 왜곡이다.
 
잘해 봐라, 무조건 찍어주지. 우리가 믿고 기대할 때가 어딨나. 사표 들고 준비하고 있다. 시켜줘도 제대로 못하니까 "낚시나 갈련다, 너희들이나 잘해 봐라."고 냉소적으로 바뀐 거 아닌가.
 
나는 그 기사에 대해서 "대단히 편향된 쪽으로 썼다. 진짜 대중의 요구·지향과 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이 문제를 봐야 되는데, 그렇게 보지 않고 선거를 기술적으로만 보고 공학적으로만 봤다."고 평가한다. 현실에서 표를 어떻게 얻고 당선을 어떻게 할 거냐. 우리는 그런 당선 가능성과는 관계없는 사람들이다. 
 
선거란 이 사회의 구조와 모순인 노동자들이 착취당하고 비정규직화되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한 열린 정치 공간으로서 의미가 있기 때문에 '당선되면 좋고 안 돼도 관계없다.'는 게 우리의 관점인데, 기자들은 당선에 무조건 목표를 놓고 쓰다 보니 그 기사는 몇 표를 어디 가서 얻고, 자영업자들에게 몇 표 얻고, 노동자에게 몇 표 얻어야 된다는 공학적으로만 봤다. 그래서 내가 혹평을 했다.
 
단결이 진리, "몰락하고 죽어봐야 저승맛을 아나"
 
안일규 : 이번 단일화는 '필승전략이 아니라 필요전략'이라고 한  바 있다. 그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하부영 : 단일화한다고 해서 무조건 당선되는 쪽으로 목표가 맞춰져 있는 게 아니고,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 진보진영의 대통합과 단결의 기운을 만들어서 현장 노동자들에게 '단결하면 뭔가 될 수 있어.'라는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어렵겠지만 후보 단일화를 하는 과정이 나는 전국에 희망의 메시지로 갈 거라 본다. 통합하고 후보 단일화하고 선거연합이라도 하니까 당선이 되고 그게 진짜 어려움에 빠져 있는 노동자,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될 거다.
 
이미 하나 나왔지 않나. 김상곤 교육감 당선 말이다. 단결하니까 되지 않나. 여기도 마찬가지다. 나는 좋은 단결의 기운과 풍토를 만들어서 2010년 지방선거에는 선거연합 정도라도 해서 갈등을 완화시키고 승리하고, 그 기운을 몰아 다시 단결하는 그 방향의 출발 지점을 이번 울산 재보선에서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로 본다. 그런 과정이기 때문에, 전체에 필요한 전략기에 (후보 단일화는) 승패하고 관계없이 무조건 가야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당선 가능성에 목을 매고, 표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후보를 중심으로 가는 것, 내용 없이 가는 건 반대다. 그래서 필요전략일 뿐이지 필승전략은 아니다. 당선에만 목을 매지 말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안일규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부영 :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분열된 게 참 한이다. 우리가 이 정도 후회되고 한이 될 거 같으면, 당시 "무조건 안 된다, 분열할 놈들은 다 나가라."고 강하게 현장 노동자들이 당 점거를 해서라도, 농성을 해서라도 당이 깨지는 걸 막았어야 했는데 그때도 우리가 너무 소극적으로 잘 되겠지 이런 기대 때문에...
 
단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자기네들이 앞장서서 운동을 지도했던 사람들이라면, 우리한테 단결하고 투쟁하자고 했던 사람들이라면 더욱 더 모범을 보여야 된다. 그래야 현장도 단결하고 분열되지 않는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분열되면서 민주노총까지 분열되고 있다. 분열을 촉진하고 있다. 금속노조마저 분열되고 있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안 되겠다.
 
그래서 다시 단결하고 진보정당 대통합으로 가야 된다. 양 당이, 양 정파가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대통합으로 가야만이 진보진영, 노동진영 모두 단결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고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제발 단결해 달라."는 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다.(끝) 
기사입력: 2009/04/20 [22:00]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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