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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용 임시정당에 감동할 국민은 없다
[기고] 반성없는 잡탕정당으론 대선승리 불가능, 좋은 정당 뒷받침돼야
 
임종인   기사입력  2007/09/07 [18:38]
* 최근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에 대해 임종인 의원(무소속, 안산상록을)이 신랄한 비판의 글을 보내와 소개합니다. 임 의원은 기고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은 혼란과 무능만 보여준 것이며, 이는 대선 승리만을 위해 원칙도 내용도 없이 통합한데서 기인한 것이며, 반성없는 잡탕정당으론 대선승리는 불가능함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통합신당은 절망적이며, 대선용 임시정당에 감동할 국민은 없으며, 승리와 개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좋은 정당이 뒷받침돼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현 범여권의 지리멸렬과 난제를 분석비판한 임 의원의 입장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의 평가와 토론을 환영합니다-편집자 주.
혼란과 무능만 보여준 통합신당 예비경선

지난 9. 5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이 끝났다. 그러나 예비경선에서 보여준 신당의 모습은 무능과 혼란의 극치였다. 처음부터 유령선거인단 모집, 대리접수 논란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결국 선거인단 1만명의 응답율은 47%에 그쳤다. 게다가 득표율 집계과정에서 계산착오마저 일어나 4위와 5위의 순서를 바꿔 발표하는 등 경선관리의 한계마저 드러냈다. 한마디로 망신이었다.
 
경선관리위원들이 사퇴하고 지도부가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당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국민들 머리 속에는 경선관리도 못하는 대선용 임시정당의 모습으로 각인된 것이다. 열린우리당보다 더 보수적인(예컨대, 한나라당 후보였던 손학규씨의 가입) 세력들이 오로지 대선만을 위해 모였으니, 이런 정당에 주인의식과 지도력이 발휘되길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  범여권 경선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들. 과연 이들이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줄 수 잇는가?   © 노컷뉴스
 
경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나 지지율도 변화가 없는 것 같다.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씨는 국민의 지지를 잃어 해체된 열린우리당 사람들이고(집권여당이 대선을 앞에 두고, 지지자들로부터 버림받아 정당이 해체된 것은 세계 정당사상 그 예가 없다), 1위를 한 손학규씨는 한나라당에서 3위를 하던 사람이다(경쟁당 후보, 그것도 3위 후보가 말을 바꿔 타 다른 경쟁당 후보 경선에서 1등을 한 것도 세계정당사상 그 예가 없다). 후보들의 식상함을 바꿔줄 획기적인 공약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경선에 국민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있을까?
 
반성없는 잡탕정당으론 대선승리 불가능
 
지난 1월 22일, 나는 제일 먼저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지지층을 배신하고 한나라당과 같은 시장만능주의 경제·사회정책으로 일관하는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보수화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막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절망하는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고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으려면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반성한 다음, 진정으로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새로운 개혁정당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노선과 사람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통해 지지층이 원하는 개혁정당으로 탈바꿈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없었다. 그러기는 커녕 07. 7. 3에는 유일한 개혁입법인 사립학교법마저 한나라당의 협박에 굴복해 개악하였다. 양극화와 민생고를 해결해 달라는 국민의 뜻은 헤아리지 않고 무조건 통합만 외쳤다. 한나라당하고 얼굴이 다르니, 무조건 지지해달라는 꼴이었다. 그러다보니 흩어지고 모이고를 반복하며 8월 18일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었지만 전보다 더 나쁜 당이 되고 말았다.
 
통합신당에 갈 수 없었던 이유 
 
▲임종인 의원이 한미FTA저지를 위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 대자보 박철홍

그래서 나는 통합신당에 들어가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 141명중 140명이 통합신당으로 합류했지만 나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 통합신당은 왜 지지자에게 버림받았는지 진지한 반성도 없고, 화난 지지자들을 달래 줄 어떤 정책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러 신당 의원들이 “결국 임종인 빼고, 손학규 데려왔다. 임종인 하나 빼려고 7개월동안 탈당소동을 벌렸나”라고 농반진반으로 말한다고 들었다.
 
통합신당은 절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 10%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당이나 후보 지지율이 증명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통합신당에서 어떤 후보가 뽑혀도 한나라당과 1:1 싸움을 할 수 없다. 이념과 정책도 없이 대선 승리만을 위해 정치공학으로 정당을 만드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행위다. 머리 풀고, 화장바꿔도 국민은 다 안다.
 
좋은 정당 뒷받침돼야 승리와 개혁 가능
 
대선 승리도 중요하지만 나는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좋은 정당을 만드는 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정당 없이는 집권도 어렵고 운 좋게 집권하더라도 사회를 개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지자를 대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탈당이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과 함께 범여권의 한계를 극복할 대중적이고 진보적인 개혁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선후보도 좋은 정당과 연동해서 고민되어야 한다. 시대과제인 시장만능주의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복지대안은 있는지, 당내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당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낼 철학과 지도력은 있는지, 당원과 국민들이 집권대안으로 여길만한 인적 물적 기반은 확보할 수 있는지가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의 통합신당은 절망적이다. 대선용 임시정당에 감동할 국민은 없다.

* 국회의원 임종인 누리집 안내 : http://www.wedrea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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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9/07 [18:3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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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일규 2007/09/08 [16:00] 수정 | 삭제
  •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한 임종인 의원님의 평가에 동의합니다.

    지금의 민심은, 임종인 의원님과 같은 신당 창당입니다. 다만, 현재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진전도 없습니다.
    이제 인터넷 논객들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 한계를 극복한 '진보개혁신당'을 논의해야 합니다. 인터넷 논객들이 새 정당의 방향을 잡아야 하고 논객들이 제시한 조건에 동의하는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정당을 만들어 갑시다.
  • 상록수 2007/09/08 [10:36] 수정 | 삭제
  • 백번 만들어도 이들은 국민의 희망을 앗아가 버린 장본인들 아닌가?
    그걸 부인한다고 국민이 믿어주며 지지할거라고 생각 한다면 또다시 사기치는 것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먼저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들은 도로 열린당임에 틀림이 없다. 이제 조용히 사라지길 바란다.
  • 무플방지 2007/09/07 [23:49] 수정 | 삭제
  • 범여권의 한계를 극복할 대중적이고 진보적인 개혁정당을 꼭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