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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새벽을 깨우는 장닭의 '꼬끼요'
휴대폰 모닝콜보다 더 우렁찬 수탉의 울음소리, 아파트를 두번 울려
 
최인   기사입력  2004/10/15 [14:57]
오늘  새벽, 정말 모처럼 새벽을 깨우는 장쾌한 수탉의 울음소리를 우연히 들을 수 있었다.

아파트 숲속에서 머리위에 빨간 벼슬을 자랑스럽게 가지고 있는 수탉의 울음소리를 듣는 기분은 새삼스러웠다. 어릴 적, 시골집에서 키우던 장닭의 울음소리에 잠을 깼던 기억이 떠올랐다.

새벽운동을 위해 휴대폰 모닝콜 벨을 수탉 울음소리로 저장해놓고 일어난다. 오늘 새벽에도 5시40분에 어김없이 ‘꼬끼오’ 울음소리에 눈을 떴다.

날이 점차 쌀쌀해지면서, 갈수록 아침에 일어나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죽을 각오(?)로 운동하지 않으면, 아침운동은 생각지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

그런데, 아파트를 나서면서 어딘선가 우렁찬 수탉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야?’ ‘아니, 어떤 사람이 휴대폰 모닝콜을 우리처럼 수탉소리로 해놓은 거야?’ ‘그런데 소리 한번 무지하게 크다.’



 
 
 
 
 
 
 
 
 
 
 
 
 
 
 
 
 
휴대폰 모닝콜 소리는 아닌 것 같고, 눈을 돌려 소리나는 곳을 바라보니, 수탉이 한 마리 발목에 끈이 묶여 건강원집 앞에 우뚝 서 있었다. 새벽기도를 다녀오던 한 아주머니도 모처럼 듣는 장닭 소리에 ‘그놈 참 우렁차네’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계셨다.

휴대폰 모닝콜 소리와는 천양지차.

‘요새는 건강원에서 닭을 고아 건강음료를 만드나?’

운동을 마치고 출근길에 다시 바라보았다. 새벽 일찍, 사람들의 잠을 깨웠던 이 수탉은 새벽 모닝콜을 하느라 피곤했던지, 아니면 곧 닥쳐올 운명이 두려웠던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사진 한 장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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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0/15 [14:5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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