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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누리 'KBS·오마이뉴스 민노당 홀대해'
농민대회 뉴스보도·기사 '당명삭제' 항의, '과민반응' 제지도
 
윤익한   기사입력  2004/02/11 [17:44]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한 일부 민주노동당(아래 민노당) 지지자들의 성급한 의혹제기와 비난성 글이 진보매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언론이 여전히 민주노동당을 의도적으로 소외시키고 있다는 불신의 목소리가 큰 반면, 민노당 안팎에서도 일부 당원들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도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진보누리 기사     ©진보누리
이같은 의혹제기는 최근 4.15 총선을 앞두고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이 가시화되면서 KBS나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 그동안 중립적인 보도태도를 보인 언론사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민노당 지지성향의 인터넷언론 <진보누리>를 중심으로 의혹이 확대되면서 인터넷을 통한 참여정치의 빛이 바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진보누리>는 지난 9일 KBS 9시뉴스가 여의도에서 열린 한.칠레 FTA 반대 시위를 보도하면서 뉴스화면 우측의 '이펙트화면'에 실린 풍선에서 민주노동당의 당명을 삭제한 채 방송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이 풍선은 붉은 바탕에 흰색글씨로 'WTO반대, 한-칠레 FTA반대, 파병 철회'라는 문구가 적힌 것으로 민주노동당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우측이 원 사진 / 좌측은 9시뉴스사진    ©진보누리

이같은 의혹 제기와 함께 <진보누리>는 KBS 담당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민주노동당 당명이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두고 담당 기자는 "문제가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KBS 9시뉴스 보도국 관계자는 <브레이크뉴스> 측에 "그래픽을 담당하는 직원이 이펙트 화면 하단에 자막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문자가 산만하게 배열돼 부득이 삭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KBS측이 민노당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기위해 당명을 삭제했다는 <진보누리>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보누리>측은 여전히 KBS가 민노당을 의도적으로 소외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네티즌들 역시 KBS는 입장을 밝히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기사     ©오마이뉴스
또 <오마이뉴스>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 참가기'를 쓴 시민기자의 기사 가운데 민노당이 언급된 일부분이 삭제됐다며 기사를 작성한 시민기자가 최초 항의성 글을 남기는 등 문제를 제기하자, 이 또한 <진보누리>에 옮겨지면서 <오마이뉴스>의 민노당 배제라며 논란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어 해당 기사를 작성한 시민기자는 자신이 쓴 기사의 의견게시란에 삭제된 부분이 사적인 감정이 들어가 있어 오마이뉴스측에서 삭제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마이뉴스측에서 그동안 자신이 쓴 기사 가운데 어떤 민노당 관련 기사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의 기사를 담당하는 관계자 역시 <브레이크뉴스> 측에 "개인적인 친분관계 등이 드러난 글은 삭제될 수 있다"며 "이같은 경우 삭제나 수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사안에 따라 기자회원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린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같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입장을 밝힌 글은 아직 진보누리에 소개되어 있지 않다. 

최근 민주노동당 관계자가 KBS 정연주사장을 만나 토론프로그램에서 민노당 패널이 소외되고 있다고 항의한 사례에 이어 언론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되면서, 총선을 앞두고 민노당 지지자 일부가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진보누리>의 대표적 논객으로 활동하는 필명 평검사는 "친여매체 넘버 원, 투, 쓰리"라는 글에서 "한겨레, 오마이뉴스, KBS를 신보수 친여 매체"라고 규정하면서, 이들이 "'조중동'만큼 현실을 왜곡하고 반노동의 입장을 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중동보다 더 가증스러운 이중적 인두껍을 가졌다"며 "진보라 자처하는 매체들의 진보성이나 개혁성도 선거 때에는 조중동 못지 않는 꼴통스러움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며 한겨레, 오마이뉴스. KBS를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KBS의 '민주노동당 로고 무단삭제' 문제는 이의를 제기하는 네티즌이 많았지만, <오마이뉴스>의 민노당 배제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공영방송 KBS와 대표적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에 대해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실 당연하다. 지난 대선 시, 민노당 권영길 후보를 지지한 네티즌들은 '한겨레, MBC, 오마이뉴스'가 노무현 후보에 '편향'을 넘어 권영길 후보를 외면했으며, 특히 정몽준 지지철회 파동시 앞서 언급한 매체들이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에게 노후현 후보찍기'를 강요했다고 분개하고 있다.

따라서 당시 좌파들은 대선시 유력 매체를 잡지 못한 점과 인터넷에서의 열세를 인식하고 좌파매체 육성 등을 외치면서 <진보누리> 등 인터넷에서의 역량 강화를 외치면서 이번 총선을 맞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비이락'이라고 할 '민주노동당 로고 삭제', 또는 '민주노동당 관련기사 삭제'라는 사실에 쉽게 흥분한 것은 그리 탓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나 정확한 비판없이 민노당 지지성향의 인터넷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는 경우, 근거 없는 음해 및 오해와 대립의 악순환이 커져 나갈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이같은 실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모처럼 진보정당의 원내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터넷에서의 부정적인 문제제기 및 여론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 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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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2/11 [17:4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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