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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을 금뱃지로 회유하지마라
네티즌에게 전국구 금뱃지 준다는 것은 정치판의 줄세우기
 
편집부   기사입력  2004/01/06 [09:15]

* 본문은 대자보 독자칼럼으로 본지의 독자이신 '치우'님의 기고입니다. 본지는 독자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소중히 여깁니다.본문은 본지의 편집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편집자 주.


네티즌이 금뱃지를 단다는 것은?
이전에 한나라당에서 네티즌 전국구 배정이란 소리가 잠깐 나왔다 사라졌다. 이제 다시 열린당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우선 재미있다. 그리고 답답하고 매우 화가 나기도 한다.
네티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없을까? 물론 가능하다. 우선 지역구 출마로 스스로 당당하게 선출된다면 누구도 아무 말 할 수 없다. 지역구 공천에 올린다는 식의 주장이라면 그건 굳이 반대할 이유도 없다.
또한 전국구 배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단순히 네티즌이라는 이유로는 그러한 배정은 뭔가 옳지 못하다. 네티즌 이기 이전에 한 사회인으로써 그가 한일을 보고 배정한다면 동의할 수 있다. 즉 네티즌이라는 것이 전국구 공천의 주이유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그런 소리들 나오는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확실히 파워가 있다. 지금의 네티즌들에게는 말이다.그러나 과연 그 파워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우리 사회를 이끄는 또 다른 언론인이나 지식인으로써의 파워?
예를 들어 진중권이나 서영석, 혹은 강준만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 나는 그들의 자격 여부에 대해 호불호를 말할 망정 그들이 네티즌이라는 이유로 선출된 것에 대해서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그들은 단지 네티즌이란 소리로 지칭될 대상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든 크든 하나의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 지식인들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식인이란 말을 글자 그대로 해석했으면 좋겠다. 지식인의 자격과 같은 말로 넘어가면 너무 머리가 아프니까 말이다. 즉 단순한 넷상을 넘어서 오프라인과 연결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네티즌 금뱃지의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네티즌의 정의가 필요하겠지만 나는 일반적 네티즌들이 가지는 힘은 아마추어적 순수함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그들의 생각이 옳건 틀리건 간에 상관없이 적어도 무언가 댓가를 바라고 그런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그건 일개인으로 이루어지는 시민단체의 활동과 유사하기도 하고 보수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시민단체보다도 순수할 수 있다.
요즘 열린당 공천심사위원들이 사퇴러시를, 혹은 위촉 거부를 하는 것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주 이유는 아마 시민단체의 지도자로써, 혹은 우리 사회의 지식인으로써 특정 정치세력과 연관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때문일 것이라고 본다.
같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네티즌들이 순수함을 잃게 되면 특정 정치세력에 이용당하고 정치입문의 도구화가 된다면 그것으로 넷의 세상은 죽어갈 수 가 있다. 더이상 넷은 순수하지 않고 정치판의 축소판일 뿐이다. 지금도 자신의 지지정당에 의해서 네티즌들의 순수함이 극단적으로 상실된다는 우려가 있는 판에 네티즌들의 정치화?
노사모가, 국민의 힘이 왜 대다수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어가고 외면당하는 분위기일까? 그건 순수함을 잃고 정치에 너무 올인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심판에서 선수로 서포터즈로 너무 자신의 정체성을 자주 변신하기 때문이다.
절대반지에 욕심을 내는 순간 반지 원정대의 그 힘든 길은 탐욕의 길로 변하고 만다. 반지 원정대를 지탱한 것이 결코 절대반지에 대한 욕심 때문은 아니지 않는가? 정치권과 네티즌 모두 명심해야 한다. 절대반지가 탐이 난다면 반지 원정대에서 탈퇴해야 한다. 그리고 순수한 개인의 자격으로 도전해야 한다. 그가 절대반지의 유혹에 굴복당하든 당하지 않든 간에 말이다.
열린당 의장 경선의 어지러움 속에서 발생하는 헤프닝으로 그치기를 기대해본다.



[기사인용] 정동영 "네티즌 금배지 2명 뽑겠다", 굿데이(2004.1.5)
'네티즌 금배지',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열린우리당에서 청년 네티즌 2명을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 당의장 후보들이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정동영 후보는 4일 "네티즌 2명을 '청년 네티즌 비례대표'라는 이름으로 올해 총선 전국구 국회의원에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후보측에 따르면 우리당은 온라인상에서 2명의 청년 네티즌을 선출한다. 이중 1명은 전국구 순번 가운데 당선 안정권 내에 배치해 당선을 보장한다. 나머지 1명은 원내 제1당이 되는 것을 전제로 그 경계선에 순번을 배정해 네티즌 참여를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정후보측은 "지난 대선은 네티즌의 가열찬 참여와 열망의 결과"라며 "이번 총선에서도 네티즌의 몫을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보장해줘야 한다"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이밖에 이부영·장영달·허운나 등 유력 후보들도 '네티즌 국회의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장영달 후보측은 "네티즌은 당의 근간이며 진성당원"이라며 "청년 네티즌 1명을 전국구 순번 10위 내에 배정해 당선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허운나·이부영 후보측도 "네티즌 비례대표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의장 후보들의 잇따른 제안은 우리당 내 '국민과함께P'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것이다. '국민과함께P'는 지난해 12월30일 "네티즌 몫 비례대표 국회의원 2명, 중앙위원 3명을 배정하라"는 요구사항을 당의장 후보 전원에게 전달했다. '국민과함께P' 박시영 사무국장은 "30만 네티즌의 열띤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구체적 결과물이 필요하다"며 "비례대표 선출은 오는 3월 중 네티즌 당원들의 온라인 직접투표로 결정하는 민주적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네티즌 비례대표'와 비슷한 발상은 지난해 9월 한나라당에서도 제시됐지만 결국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열린우리당 당의장 유력 후보들이 구체적 방안까지 내놓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과연 4월 총선에서 청년 네티즌이 금배지를 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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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06 [09: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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