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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이생강 명인에게 대금을 배워볼까?
단소, 대금 등 국악 관악기를 배우는 이생강국악교실 열려
 
김영조   기사입력  2012/03/07 [09:50]
대금을 중심으로 국악 관악기는 우리 가슴에 진한 감동을 준다. 그건 즈믄해(천년)를 이어온 만파식적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관악기를 직접 연주하고자 배우는 길은 쉽지 않다. 또 관악기의 명인이 되려면 적어도 수십 년을 갈고 닦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우리는 배우고 싶다. 대금은 아니라도 단소라도 배우고 싶은 것이 우리네 마음이다.

그런데 이제 그 소원을 쉽게 풀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것은 국악 관악기 최고의 명인 이생강 선생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동영상으로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명인은 무려 70여 성상을 관악기에 몸바쳐왔다. 그의 연주야말로 70여 성상의 피땀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것이 아니던가? 그 모든 것을 누구나 쉽게 배우도록 전수해주겠다고 한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 이생강국악교실(단소, 대금) 인터넷 동영상 누리집     ©김영조

이생강국악교실(www.leesaengkang.co.kr)에 들어가 보자. <이생강 단소, 대금 동영상 강좌>는 “단소와 대금을 배우는 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이야기식으로 풀어가는 친근한 강의”라고 말한다. 이어서 사이트는 “어떻게 하면 이생강처럼 대금, 단소를 불 수 있을까 고민하지 마시고, 이생강 선생님의 단소, 대금 동영상 강의를 보시면 이생강 선생님처럼 불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 대금 연주를 하는 이생강 명인     © 김영조
   
그저 따라하면 대금을 불 수 있단다. 여기엔 단소 대금은 물론 피리, 소금, 태평소, 퉁소 동영상 강의도 있다. 국악 관악기 공부는 모두 해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대금은 기초강좌가 7편, 전문강좌가 8편이나 된다. 초보자와 함께 교사처럼 다른 이들에게 관악기를 가르칠 전문가 교육도 가능한 사이트다. 

이 동영상 교실은 우선 맛보기로 무료 동영상강좌도 마련해 놓았다. 그리고 강좌에 들어가면 강좌마다 30,000 원의 비교적 싼 값에 배울 수 있는데 제1강의 아리랑, 제2강의 새야새야ㆍ반달ㆍ도라지 타령, 제3강의 풍년가ㆍ파란 마음ㆍ 뱃노래처럼 1~3개의 노래를 따라할 수가 있게 되어있다. 

그런가 하면 아예 단소를 완벽하면서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게 6달 과정을 10만 원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패키지도 마련해놓았다. 6달 과정을 대금은 20만 원, 피리 15만 원, 소금 10만 원, 태평소 15만 원, 통소 10만 원에 배울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생강국악교실 전체를 배울 수 있는 1년 정액권 30만 원도 준비되었다.

이와 함께 이생강 국악교실에서는 1년 정회원으로 등록하면 단소지도자 시험자격과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전수자 시험 자격을 준다고 한다. 또 지방 회원들에게는 3달 한번 이생강 명인이 직접 그 지역을 방문하여 무료강의를 할 계획이다. 
  
▲ 동영상 누리집과 함께 이생강 명인의 단소 대금 등 국악기 판매 쇼핑몰 <단소랜드>     © 김영조

그뿐만이 아니다. 시중에서 팔리는 악기가 음정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것도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는 가운데 이생강 명인이 직접 감수한 악기를 살 수 있어 금상첨화다. 특히 이생강 명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쉬운 단소와 길이를 짧게 한 것은 물론 지공이 불룩 튀어나오게 하여 유치원 어린이도 쉽게 불 수 있는 병아리 단소까지 갖추어 놓았다. 

이에 더하여 이 동영상교실은 PC지원센터를 두어 동영상을 보면서 공부하다가 갑자기 컴퓨터에 문제가 있을 때 도움을 줄 원격 시스템까지 마련해 두었다. 이생강 명인의 세심한 친절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자 이제 시간이 없다거나, 먼 시골에 있어 단소를 배울 수가 없다는 말은 핑계가 될 뿐이다. 컴퓨터만 있고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얼마든지 이생강 명인의 지도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임진년 새해는 우리도 이제 국악 관악기 하나쯤은 배우는 해로 거듭나보자.

남은 생 몸 바쳐 관악기를 가르치련다
[대담] 이생강국악교실 연 중요무형문화재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이생강 명인

▲ 대담을 하는 이생강 명인     © 김영조
- 동영상 사이트를 연 뜻은 무엇인가?

“나는 70여 평생을 국악 관악기 연주에 몸 바쳐 왔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연주에 집중하다가 사람들을 가르치는 데는 소홀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마지막 생을 바쳐 많은 사람에게 관악기 연주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시간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공부하기 어려운 사람에겐 문명의 이기인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악기 공부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이 동영상 사이트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될 것이다.”

- 배우기 어렵다는 국악 관악기 연주를 동영상만 보면서도 배울 수 있을까?

 “열의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초보자가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일일이 아기들 손을 잡아준다는 심정으로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교사들처럼 다른 이에게 가르치는 사람들도 전문과정을 통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일단 무료강좌도 있으니 해보길 바란다.”

- 관악기를 배울 때 가장 신경 써야할 점은 무엇일까?

“초등학생들에게 소금부터 가르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서양 악기 피콜로와 비슷한 소금은 7음계로 배우게 되어 5음계인 전통음악을 배울 때 무척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국악 관악기는 단소부터 시작하여 마지막엔 대금으로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임하여야 한다.”

명인은 단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관악기 교육에서 크게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고 말한다. 명인은 “우리 음악은 궁중음악과 민속음악이 있다. 그런데 궁중음악을 하는 이들이 단소 운지법을 그동안 민속악에서 이어져 온 방법과 다르게 가르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통적인 방법과는 달리 단소의 맨 아래 지공을 열어둔 채 그 위의 지공들을 막고 여는 것이었다.

그런데 민속악에서의 전통적인 방법은 아래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지공 사이를 가운데 손가락으로 짚고 옮겨가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훨씬 쉽게 운지할 수 있다. 똑같은 음정만 낸다면 그들의 방법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치 그것이 예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방법인 것처럼 가르치는 건 문제다.”라고 분명한 어조로 확인했다.

이때 대담 자리에 함께했던 단소를 배웠다는 최칠순 씨 (종로구 무슨동?)는 조심스레 질문을 한다. 흔쾌히 받아주는 명인에게 최씨는 “내가 공부할 때는 두 가지 운지법을 다 배웠다. 하지만, 말씀을 듣고 보니 선생님의 운지법이 좀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가르치는 선생님이 분명히 짚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명인은 15년 전에 이미 이 사실을 알았지만 괜스레 이 문제로 일을 크게 만들 것 같아 조용히 놔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서 바로잡도록 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 전통의 계승에서 “법고창신”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명인의 생각을 말해 달라.

“나는 이미 오랜 세월 퓨전을 해왔다. 퓨전을 맨 처음 시도한 사람으로 이제 퓨전하면 사람들은 이생강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하려는 노력의 하나이지 기본은 물론 전통이다. 요즘 젊은 연주자들이 기본을 무시하고 쉽게 퓨전만 시도하는데, 이는 전통도 망치도 자신도 헤칠 수 있다. 따라서 퓨전은 필요하지만, 법고창신의 자세로 해야만 한다.”

대담을 하는 동안 격의 없이 소탈한 모습으로 하나라도 성심껏 알려주려는 명인의 마음이 진하게 느껴졌다. 이런 마음가짐이 명인을 명인답게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시대 우리는 그런 훌륭한 명인을 곁에 두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복이 아닐까? 명인의 바람처럼 이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관악기를 배우고 온 나라가 국악의 향기로 그득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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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3/07 [09:5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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