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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로 연주한 캐럴 음악의 맛은 어떨까?
[명반순례] “눈이 내리는 풍경”, 이병욱과 둥지, 성바오로미디어
 
김영조   기사입력  2009/12/07 [13:26]
▲ 둥지의 케럴 음반 “눈이 내리는 풍경” 표지     ©성바오로미디어
 
“창밖을 보라 창밖을 보라 흰눈이 내린다 창밖을 보라 창밖을 보라
찬 겨울이 왔다 썰매를 타는 어린애들은 해가는 줄도 모르고
눈길 위에다 썰매를 깔고 즐겁게 달린다 긴긴해가 다 가고
어둠이 오면 오색빛이 찬란한 거리거리의 성탄빛 추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마음껏 즐기라 맑고 흰눈이 새 봄빛 속에 사라지기 전에”

 
위 노래는 성탄절만 다가오면 누구나 즐겁게 흥얼거리는 크리스마스 캐럴 “창밖을 보라”이다. 12월 25일 성탄절을 한 달 앞서서 온 거리는 캐럴 음악으로 넘쳐난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때는 모두가 한껏 들떠 있다. 성탄절 전통과 관습 중에서 가장 즐겁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캐럴을 부르는 것이다.  
 
캐럴은 본래 프랑스말 “carole”에서 온 것으로 주로 중세 프랑스에서 둥근 원을 만들어 춤을 추었던 원무(圓舞)를 일컫던 말이었다. 이 원무는 동지 때 가졌던 축제에서 사용한 이교도들의 춤곡이었다고도 한다. 따라서 캐럴은 춤출 때 부르는 노래를 일컫는 말이어서 캐롤이 모두 크리스마스와 반드시 관계를 갖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캐럴이라면 누구나 크리스마스 캐럴을 떠올리고 노래 하나쯤은 읊조릴 줄 안다. 
 
그런데 이 성탄절 즈음이면 수많은 캐럴 음반이 쏟아진다. 성악가와 대중가수는 물론 개그맨들까지 신이 나서 녹음해낸다. 그래서 어쩌면 캐럴 음반이 이젠 물릴 때쯤 되었는지 모른다. 이때 등장한 한 음반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바로 국악을 최초로 서양에 접목시킨 서원대 이병욱 교수와 가족 악단 둥지가 녹음하여 성바오로미디어를 통해서 내놓은 케럴 음반 “눈이 내리는 풍경”이 그것이다. 
 
▲ 음반 속지에 있는 삽화 작가 강화경 그림 1     © 성바오로미디어
 
▲ 음반 속지에 있는 삽화 작가 강화경 그림 2     © 성바오로미디어

‘창밖을 보라’, ‘징글벨’ 등 널리 알려진 캐럴과 ‘방울카드’, ‘마굿간’, ‘아기 예수 오소서’ 등의 창작 캐럴을 가야금, 거문고 등의 국악기로 연주하며 여기에 어쿠스틱 기타의 협연이 곁들여졌다. 그동안 익숙했던 캐럴과는 다른 맛깔스런 국악기의 연주 그리고 크로스오버의 아름다움은 음반을 산 사람에게 후회하지 않는 선택일 것이다. 특히 음반을 열면 ‘창밖을 보라’에서 가야금과 대금이 절묘하게 넘나드는 경쾌한 선율의 맛이 기막히다.  
 
거기에 더하여 속지에 실린 삽화 작가 강화경의 그림과 황인수 신부의 짧은 성탄 이야기는 이 음반의 맛을 훨씬 배가시켜 주는 덧붙임이다. 
 
이 음반은 가족 실내악단 <둥지>가 녹음한 것으로 아버지(이병욱/서원대학교 교수, 이병욱과 어울림 대표, 마리소리골 대표)가 작곡· 편곡·기타를, 어머니(황경애/중요무형문화재 제 97호 이매방 살풀이 전수자)가 무용·타악을, 아들(이영섭/월드뮤직그룹 바이날로그 대표)이 대금·소금을, 며느리(김복음/이병욱과 어울림 단원)가 거문고를, 딸(이은기/경기도립 국악단 단원)이 가야금·소리를, 사위(이석종/경기도립 국악단 단원)가 장구와 타악기를 맡아 연주하였다.
 
▲ 이병욱과 둥지 연주 모습     ©김영조

물론 이 음반에도 약간의 옥에 티가 있는데, 어떤 곡은 경쾌하거나 장엄해야 할 캐럴 음악과는 좀 거리가 있는 밋밋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렇게 국악기를 통해 서양음악 특히 캐럴을 연주하는 크로스오버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음반의 선택을 미뤄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2009 기축년을 마무리해야만 한다. 이 즈음 조용히 <둥지>의 캐럴 음악 “눈이 내리는 풍경”이 들으며 지난 일을 뒤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수록곡
01. 창밖을 보라 Look Out The Window _Mitchell
02. 징글벨 Jingle Bells _J. Pierpont
03. 북치는 소년 The Little Drummer Boy _Harry Simeone
04. 탄일종이 땡땡땡 Christmas Bells _장수철
05. 화이트 크리스마스 White Christmas _Irving Berlin
06. 루돌프 사슴코 Rudolph, The Red-Nosed Reindeer _Johnny Marks
07. 아름답게 장식하세 Deck The Halls _Welsh Air
08. 마굿간 Stable _이병욱
09. 아기 예수 오소서 Baby Jesus is Coming _이병욱
10. 고요한 밤 거룩한 밤 Silent Night, Holy Night _Franz Gruber
11. 방울 카드 Bang'ul Card _이병욱
12.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Christmas With A Family 

음반구입 문의 : 성바오로미디어(www.paolo.net) (☎02-945-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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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2/07 [13:2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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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iant1951 2009/12/09 [07:37] 수정 | 삭제
  • 소장님의 우리것 사랑이 얼레빗 하루처럼 점점 진솔함으로 다가 옵니다
    감사합니다 황경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