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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교수는 죽이고, 파병은 살리고
경향, "파병 전제로 한 정부의 여론떠보기 그만둬야"
조선, "한미동맹 위해 파병 서둘러 결정해야"
 
윤익한   기사입력  2003/10/02 [11:13]

10월 2일자 조선·중앙·동아일보의 사설은 송두율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는 국정원 발표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조선일보가 1일자 사설에서 지적한 KBS의 송교수 관련 특집 프로그램에 대해 동아일보는 사설을 따로 추가했고 중앙일보도 관련 사설에 추가시켰다. 

아울러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노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이 이라크 파병을 전제로 한 여론떠보기를 하고 있다면서 그에 대해 노대통령의 책임을 따져물었다. 반면 조선일보는 지난 50년간 지속된 한미동맹이 지금 가장  위협받고 있다면서 파병안에 대한 조속한 대통령의 결정을 촉구했다.    

조선 "송교수 처리문제, 현정부 이념성향 엿볼 수 있어"
중앙 "송교수 지지한 인사들 입장 밝혀라"
동아 "KBS '의식화방송', 사회갈등 부추긴다"

조선일보는 송교수 처리가 현정부의 이념적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일 것이라고 주장했고, 중앙일보는 송교수를 옹호한 세력들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다그쳤으며 동아일보는 송교수에 대해 검찰이 엄정한 수사에 임할 것을 주장했다.

▲조선일보 사설, 송두율의 거짓과 드러난 얼굴     ©조선닷컴
조선일보는 <송두율의 거짓과 드러난 '얼굴'>제하의 사설에서 송교수가 의혹을 제기한 황장엽씨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고 입국 후에도 모든 걸 잡아떼기로 일관한 태도가 공작원에나 걸맞은 것이어서 더욱 국민의 분노를 자아낸다면서 송교수를 사실상 북한 공작원으로 규정했다.

사설은 "그동안 송씨를 두둔하면서 그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수구 냉전세력'이라며 공격해대던 세력들은 이제 또 어떤 해괴한 주장을 들고 나올지 두고 볼 일"이라면서 송씨 처리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현 정부의 이념 성향까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임을 명심해야한다고 경고했다.

중앙일보는 <반성 필요한 宋斗律씨 후원자들>제하의 사설에서 "친북 해외학자 송두율과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 송두율은 우리에게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이제 본인의 자백에 의해 그의 정체가 확연해진 이상 그를 동정, 지지했던 인사들과 단체들은 당연히 입장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몰아부쳤다.

또 사설은 "공영방송인 KBS가 지난달 29일과 5월 11일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그를 냉전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로만 묘사한 것이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그를 해외 민주인사로 초청한 것에 대해서도 각기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면서 전날 조선일보가 지적한 KBS의 특집 프로그램도 함께 도마위에 올렸다.

동아일보는 <'송두율 처리' 국민 납득할 수 있어야>제하의 사설에서 "송 교수가 30년간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감추고 허위와 기만으로 일관해 온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송 교수는 거듭된 거짓으로 대한민국을 우롱한데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설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공소보류 조치란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에 한해 확실한 사상적 전향과 철저한 자기반성이 공개리에 표명됐을 때에만 이례적으로 적용되어 왔다"고 강조하면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아울러 동아는 <이념편향 KBS 공영방송 맞나>제하의 사설을 내고 "KBS는 국가정보원 조사를 앞둔 송 교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특집을 거듭 내보내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면서 "지금처럼 어느 한쪽만 개혁적으로 부각시키고 다른 한쪽은 개혁대상으로 몰아세우는 '의식화 방송'은 통합이 아닌 사회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송교수 논란이 국정원 발표로 뜨겁게 달궈진 이날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관련 사설을 싣지 않아 두 신문이 송교수가 '거짓말'을 했다는 데 따른 비난여론에 고심하면서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겨레는 1일자 사설에서 송교수가 말을 바꿈에 따라 진보진영이 역공받을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선 "한반도 평화와 안정 지켜주는 기둥, 한미동맹 위협받아"
경향 "파병문제, 정부 에드벌룬 띄워 여론떠보기 그만둬야"

조선일보는 <건군55년·한미동맹 50년, 이라크 파병>제하의 사설에서 과거 50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주는 기둥이자 버팀목이었던 한·미 동맹관계가 지금처럼 위협받고 흔들렸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면서 한미군사동맹 재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사설은 "이라크 파병문제를 정부가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수동적 입장에서 벗어나 대통령이 중심을 잡고 국민들을 납득시키면서 한미관계를 쌍방향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사설, 노 대통령, 파병논의 중심 잡아야     ©한겨레홈페이지
한겨레는 <노 대통령, 파병논의 중심 잡아야>제하의 사설에서 노대통령과 장관들이 파병을 전제로 여론을 몰아가려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국민 앞에 떳떳하지 못하고 설득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일부 고위 관리들이 이런 사실을 왜곡하고 '거부 때의 미국 보복론'이라는 해괴한 논리까지 만들어 파병을 주장하는 데는 노 대통령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면서 노 대통령은 국내외 여론을 폭넓게 들으면서 좀더 신중하고 확고하게 논의의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이라크 파병, 분명히 밝혀라>제하의 사설에서 "이라크 파병 문제를 다루는 정부의 정책 처리방식에서 정교한 손익계산서의 산출이나 광명정대한 여론수렴의 과정을 제쳐둔 채 이 눈치 저 눈치 보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애드벌룬을 띄워 여론을 떠보기보다 확실한 입장을 공개한 뒤 국민을 설득해나가는 정정당당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두율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는 국정원 발표가 나오자 조선과 중앙, 동아일보는 기다렸다는 듯이 송교수와 현정부, 진보진영, KBS 등으로 범위를 확장시켜 가며 부풀리기에 나섰다. 국정원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하더라도 오는 10월 2일 송교수가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만큼 조중동의 오늘자 사설은 송교수의 입장표명을 '변명'이나 '고백'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여론몰이 성격이 짙다.

아울러 노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료들이 파병의 불가피성을 드러내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조선일보는 분위기를 몰아 서둘러 파병동의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고 반면에 한겨레와 경향은 여론떠보기를 그만두고 관련정보를 공개해 국민들과 함께 토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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