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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바른 이해
생명 창조시대의 자기경영 15
 
이동연   기사입력  2003/10/01 [10:37]

수직 통합의 시대에서는 질서와 절차가, 수평 통합의 시대에서는 규모와  상표가 중요하였다. 그러나 가상 통합의 시대에는 진실과 신뢰, 감동이 중요하다.

아직은 가상통합의 시초이지만 몇 년 내에 완벽한 가상통합의 시대가 구현되면 모든 제품을 비교할 수 있게 된다. 겉 모양뿐 만 아니라 그 제품의 원료와 생산과정, 가격형성의 여러 요인들까지 다 병렬 비교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지금까지 브랜드는 주로 '상품과 제조일자'를 소개하여  '소비자의 마음속에 각인된 하나의 상징'이었다. 별 차이 없는 상품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시장에서 다른 대접을 받고있다.

같은 회사에서 납품 받은 똑 같은 성능의 모니터라도 어느 회사의 브랜드를 다느냐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엄청난다. 이 브랜드 가치를 얻기 위해 무엇보다 언론의 힘을 빌려야 했다.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붙든지, 언론과의 공생관계를 만들든지, 어떻게 해서든 소비자들의 눈에 익숙해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야 했다.

한번 어느 분야의 브랜드로 고착만 되면 그 다음부터는 그 브랜드 자체가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강한 구매 권력이 되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였다. 그러나 이미 광고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어디 상품 광고뿐이랴?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조, 중, 동 등 주요 언론에 한번 보도만 되어도 곧 전국의 화제가 되고 인물이 되었었다.

그 덕으로 출세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그럼 왜 이렇게 광고 효과, 즉 보도 효과가 예전 같지 않게 사람들에게 시근퉁해진 것일까?  인터넷 매체가 무수히 생긴 탓도 있겠지만 보다 더 중요한 점은 매체의 수용자들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독자들이 매체에 실린 광고나 보도문 등을 무 비판적으로 수용하던 지난 시절과는 달라졌다. 언론의 보도문에  숨겨진 의도를 간파하기 시작하였다. 화장기술이 내용물에대해 오판하게했음을 자각한 것이다.   

아직도 전통적인 브랜드 관점을 가지고 내용물보다 포장지에 관심을 쏟으며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분이 계신다면 그만 두시라.
그 돈과 시간으로 내용물을 더 충실하게 하여 고객들에게 감동과 신뢰를 얻도록 하여야 한다.  자기 관리도 마찬가지다.  

가상통합의 시대가 사람들로 하여금 포장지보다는 내용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지금 내 컴퓨터  모니터위에 이라크 파병문제, 신당창당, 부동산 문제들 주요한 현안들에 관해 언론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주제별로 병렬 비교해 보고 있다.
 
더우기 지금 주장하는 사람이 과거에는 그 문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피력했는지까지 종, 횡으로 비교가 된다. 가상통합이 가능해진 덕에 그야말로 ' 난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게  된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이처럼 가상통합의 시대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들면서 동시에 생산자의 여러 정황을 비교할 수 있게 까지 만들어 준다.
따라서 전통적 의미의 브랜드는 더 이상 없으며 브랜드라는 용어의 의미자체가  두 가지 형태로 완전히 달라진다  
   
하나는. 전통적 의미에서의 브랜드는 생산자을 위해 봉사하였다면 가상통합 시대의 브랜드는 소비자를 위한 충실한 안내자 역할에 그친다.
예전의 브랜드는 생산자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였으나 지금부터의 브랜드는 철저히 소비자를 욕구를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브랜드는 하나의 포털(portal)기능을 하며 구매자들을 위해 성실히 서비스한다. 로버트 라이시는 '욕망의 진화(The Future of Success)'에서 상품 브랜드가 안내 브랜드로 바뀌는 사례로 디즈니 사를 꼽고 있다.

디즈니는 더 이상 만화 영화만을 제작하는 게 아니고 가족과 관련된 수많은 상품들에 대한 안내자 역할을 하고있다.
 
두번째 전통적인 브랜드는 일종의 간판(trade mark)이었으나, 그 간판의 속을 비교할 수있는 가상 통합시대의 브랜드는 가치 개념(trust mark)이 더 중요하다.

무엇이든 비교할 수 없는 곳에는 반드시  편견이 생긴다. 지도자를 비교할 수 없을 때 맹종하게 된다.

나의 경험도 타인의 경험과 비교할 수 없을 때에 별 볼일 없는 경험인데도 비교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 경험이 되어 버린다.  

쉽사리 비교할 수 없었던 수직통합의 시대에서는 집중화, 대형화가 최고의 브랜드이며 최고의 가치였다. 그러나 인류는 가상통합의 시대에 와서야  뒤늦게 집중화, 대형화가 얼마나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앗아 갔는 지를 점차 깨달아 가고 있다.

미국에게는 소련이 있어야 했다. 그래야 미국은 지금처럼 노골적인 패권주의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하듯이 인간은 권력의 크기, 모임의 크기, 소유의 크기만큼이나 타락한다. 제 아무리 성자라 하더라도 권력과 관심의 집중을 받게 되면 이성에 과부하가 걸려 위선자가 된다.

그렇기에 21세기의 시대정신은 분산이다. 권력도 나누고 돈도 나누고, 명예도 나누려 한다. 지금시대의 최고의 인기 있는 상품은 분산과 소형화이다.
   
이처럼. 비교는 정신의 카타르시스이다. 비교를 통해 우리의 정신은 해방을 경험한다. 이런 분산의 시대, 비교의 시대에서  브랜드는 하나의 경험(experence)이며 관계(relationship)이다.

브랜드는 더 이상 상징이 아니며 하나의 경험이 일 뿐이다. 상징과 경험은 차이가 크다. 상징은 우상과 같은 속성이 있다. 브랜드가 상징이 되면 늘 승자의 자리에 머물 수 있게 된다. 또한 상징이 되지 못하면 영원한 패자가 될밖에 없다.

모든 브랜드가 다 싱징적 지위를 박탈당하고 수 많은 경험중의 하나로 남게 되면서 더욱 치열한 자기 갱신을 통해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경험은 늘 새롭게 재구성해야만 한다.

브랜드를 무시해서도 않되겠지만 브랜드에 너무 치중할 필요도 없다. 이미 브랜드는 더 이상 우상이 아니며 일상에서 경험하는 여러 사건들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 필자는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였고, 현재 인천 한누리 공동체를 이끌며 생명창조의 시대로 접어든 인류 사회의 정신적 좌표와 인류의 상생을 위한 미래신화를 연구하며 방송 강의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강화도 : 미래신화의 원형] 등의 저서를 집필하는 등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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