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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한국축구, 변화만이 희망 키울 수 있다
[스포츠의 눈] 축구협회의 시스템, 마인드, 리더십 등 대대적 변화 필요
 
김병윤   기사입력  2008/10/01 [11:19]
한국축구에 기대와 희망이 사라졌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이 같은 위기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일부 뜻있는 축구인과 선수 지도자만이 이를 느끼고 터득한 가운데 한국축구 미래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감을 표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축구 위기 상황은 어느 정도일까? 진정 FIFA랭킹 50위권 수준일까? 주관적 평가는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 한국축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진출도 낙관하기 힘들 정도로 무기력 상태에 빠져있다.

이런 한국축구 현실에 대하여 축구팬과 국민들은, 대표팀 감독 지도능력 부족과 선수기량 미달로만 인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점은 한국축구가 안고 있는 시스템과 마인드, 리더십 결여에 있다.
 
한국축구 시스템은 지역, 단체에 기초한 자연 발생적인 클럽시스템이 아니라 학원을 매개체로 한 타생적인 시스템이다. 여기에서 파급될 수 있는 최대 맹점은 성장과 발전 동력의 한계성이다.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기타 등등이 발전함에 따라 더불어 개인의 삶에 질도 향상된다.

이 삶에 질 향상은 곧 행복 추구를 갈망하고 그 과정속에서 취미, 건강을 위한 여가생활은 필수다. 궁극적으로 여가 생활은 다양하게 전개되는데 그중 스포츠도 빼놓을 수 없는 개인의 권리 중 하나다.

이는 자연스런 클럽 탄생으로 이어지고 결국 엘리트 선수 육성의 단초가 된다. 한국축구는 이 같은 사회적 흐름속에서 학원축구라는 제도적 틀을 탈피하지 못한 채 모순점이 분명한 시스템에 매달려 있다.

▲     © 대한축구협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 인적자원 및 팀 수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선수 인적자원 부족과 팀 수의 감소는, 성장과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축구가 이를 직시하고 시스템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몇 배 더 나쁜 쪽으로 빠질 수 있다.

두 번째는 마인드 결여다. 마인드란? 생각! 즉 축구행정으로 대변된다. 그 대표적 주인공은 한국축구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인적구성원이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대한축구협회 인적구성원의 창조적이면서도 글로벌화 된 마인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축구 행정은 16년 동안 인적구성원의 탁상행정만 요란했을 뿐, 현장에서 발전의 촉매가 될 수 있는 실질적 행정은 펼치지 못했다.

오직 추진된 행정이 있었다면 그것은 ‘모든길은 로마로 통한다.’식의 대표팀 위주에 초점을 맞춘 행정뿐이었다. 대표팀이 한국축구 발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오히려 대표팀 위주 행정과 정책으로 초래될 수 있는 현상은 활성화 및 인프라 구축에 악 영향이다.

또한 아마추어,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 상실이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에 요구되는 것은 인적 구성원의 스포츠경영 전문가 육성이다.

일본의 J리그연맹은 ‘백년대계’를 위하여 전체 구단에서 15명을 선발 1년여 동안 유럽에서 스포츠경영 수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실로 기업 경영과 스포츠 경영을 같은 맥락에서 보고 있는 한국축구로서는 높기 만한 공격적 마인드다.

대한축구협회 인적구성원이 발표하는 정책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축구발전을 위한 현실과 괴리된 공허한 느낌을 준다. 대한축구협회는 성과주의에 집착하면 안 된다.

지나치게 성과주의에 의한 실적 올리기를 추구하면 겉과 속, 명분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내부의 그릇된 모순이 드러날 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축구의 리더다. 대한축구협회가 리더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한국축구는 죽는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16개 시.도 지원금도 고작 연 4800만원에 불과하다.

이 금액으로 시. 도 축구협회가 자생력을 갖고 나름대로 지역축구 발전과 활성화를 꾀하기란 불가능하다. 유소년, 중, 고, 대학, 여자축구연맹에 쏟는 관심도 ‘알아서 해라’ 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6개 시. 도 축구협회와 7개 연맹의 상급기관이다. 조직상 이들 시. 도 축구협회와 각 연맹은 대한축구협회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축구협회는 명목상으로만 관리감독을 행사할 뿐, 사전 관리에 의한 감찰권을 행사하지 않아 조직 운영의 효율성에 의한 발전 약화를 초래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상. 하 조직간 인적 관계가 밀접한 관계를 넘어 사조직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 연맹 1 ~ 2개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인 사업가다. 이들의 의도는 분명하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 핵심인물과의 유대관계에 심혈을 기울인다.

시. 도 축구협회회장도 능력 보다는 이점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리보전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느 필자는 ‘무릇 살아있는 모든 것은 경쟁속에 싸운다. 자신과 싸우고 세상과 싸운다. 싸움속에서 크고 싸움을 통해 자란다.

싸움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그래서 싸움 끝에 죽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싸울 것이 없으면 죽는 것이다.‘라고 했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하여 대한축구협회는 이 말을 되새겨봐야 한다.

과연 대한축구협회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하여 얼마만큼 열정과 비전을 가지고 싸움을 했는가? 한국축구는 16년 동안 싸움을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싸울 대상을 찾지도 않았다,

있다면 그것은 오직 종속관계에 의한 복종 태도뿐이었다. 리더여야 할 대한축구협회가 이런 상황에 빠져 있다는 것은 슬픔이다.

아울러 그 슬픔은 대한축구협회 내에서 한 국가의 대표선수 출신이, ‘당신이 뭐! 알아 ~ 00에게 하라고 해 ~’라는 모욕, 굴욕을 당하는 현실로 까지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한국축구는 이만큼 눈과 귀가 멀고 사고력 역시 땅에 떨어져 있다. 그래서 프로축구는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고 실업축구(N리그)는 명목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원축구는 제도와 정책의 모순으로 지도자와 선수는 노력할 의지를 잃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한국축구와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실로 반문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다 인정하는 글로벌시대다.

유추해 본다면 인적 요원이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한국축구는 축구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시. 도 축구협회 지원금이 일부 회장 개인 통장으로 입금되었던 사실과 특정 연맹 회장이, 대한축구협회 내에서 사기극을 벌여 법정 구속당하는 사태 등은 전적으로 글로벌시대 동참에 역행하는 처사다.

아울러 대한축구협회가 조직 요건에 얼마나 무책임했나!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책임론을 논할 때 대한축구협회는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갖가지 문제 발생 시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는 경우가 없었다.

결국 무 대응으로 시간을 보내고 후에 자리바꿈으로 ‘그 그릇에 그 밥’ 같은 상황을 지속시키므로 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실존 인물의 흉상제막식을 거행하고 패배를 선수에게 전가시키며 또한 대표선수에게, 1970 ~ 1980년대의 정신력만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노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은 대한축구협회가 얼마나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나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2009년 1월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실시된다. 차기 제51대 대한축구협회장은 학식과 경력 및 축구에 대한 식견은 물론이고,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자로 축구인들로 부터도 덕망과 신뢰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인물이 바람직하다.

현 대한축구협회 정몽준회장은 16년 동안 한국축구 수장으로서, 2002년 한. 일월드컵 유치와 한국 4강 달성의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불출마 선언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렇다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이 점을 명백히 하고 현재의 대한축구협회 기득권 세력으로, 차기 대한축구협회 체제를 유지시켜 나가겠다는 의도성까지 불식시켜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몽준 회장의 재임 16년 공적은 자칫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대한축구협회는 굳이 시대적 흐름이 아니더라도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그 이유는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시스템, 마인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축구는 대한축구협회 기득권 세력의 전유물인 가운데 권력단체가 아니다.

4800만 국민 모두가 향유하며 일체감 형성속에 꿈과 희망을 가져야 하는 국민 스포츠다.

그럼에도 2002년 한. 일월드컵 후 꿈과 희망을 앗아간 채 축구인에게는 자부심과 함께 자긍심에 찬물을 끼얹었고, 지도자와 선수에게는 발전을 위한 정책, 제도. 규정 등이 피부에 와 닺지 않으면서 목표 실현에 자신감을 잃게하고 있다.

이래도 대한축구협회는 현실을 깨우치지 못하고 차기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과 방법에 매달려 있다. 이 시점에서 대한축구협회는 판단의 ‘적’이 축구인이 아니라 국민과 축구인, 지도자, 선수 모두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분명 한국축구 발전은 현 대한축구협회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코 성취될 수 없는 심각성이 있어 어느 순간 파장의 파고는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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