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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갑부' 장관 내정자들의 해명 들어보니…
내정자 6명 전화 인터뷰 "월급 모아서 샀다" "투기 아니다"
 
윤석제   기사입력  2008/02/22 [10:12]
CBS는 이명박 정부 첫 장관 내정자 15명 가운데 무연고지에 전답과 임야 등 부동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6명(배우자 포함)과 21일 밤 전화 인터뷰를 통해직접 해명을 들어봤다.
 
해명에 나서는 이들 내정자와 배우자들은 인터뷰 동안 대체로 차분히 자신들의 입장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태도였다.
 
▲ 박은경 환경노동부 장관 내정자
 
먼저, 경기도 김포시에 농사를 짓지 않는 외지인이면 구입할 수 없는 '절대농지'를 사들여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박은경 환경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자신의 입장을 상세하게 그리고 친절히 설명했다.
 
- 김포땅 구입 경위는?
 
= 친구들이 저를 보고 굉장히 검소하다고 말한다. 남편이 월급 타는 것을 저 다 주니까 많이 모았다. 친척이 김포 그 근처에 살아서 장만한 것이다.
 
- 절대농지 싶은데?
 
= 절대농지로 알고 있다.
 
- 절대농지는 농사 안 짓는 사람은 살 수 없을텐데?
 
= 그래서 우리 직원이 어떻게 샀냐고 물었는데 땅을 살 때(98년)가 IMF 환란이라 그 때 풀었던 때라고 하더라.
 
- 김포로 주소지 옮기 적이 있나?
 
= 없다
 
- 땅 가격이 많이 올랐을텐데?
 
= 글쎄 잘 모르겠다.
 
- 절대농지라면 김포 땅 구입 이해가 잘 안되는데?
 
= 우리는 평등한 부부(남편은 삼성경제연구소장)인데 저에게 모든 월급을 보내고 있는데 친척이 괜찮은 땅이 있어 산 것이지 절대 투기와는 상관이 없다. 투기라면 가격이 오르고 그럴 때 팔았지 갖고 있겠느냐
 
- 참여정부때 입각제의도 받으신 것으로 아는데?
 
= 매번 있었다. 매번 갈릴 때마다 제 이름이 제일 먼저 나왔다.
 
▲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 내정자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하천과 임야를 갖고 있는 강만수 내정자는 전화 인터뷰 동안 긴장한 듯 약간 말을 더듬었지만 무연고지 땅 구입에 대해서는 '마음대로 생각하라'는 당당함을 보였다.
 
- 광주 땅은 왜 구입?
 
= 미국에 가면서 전세금 받아서 후배의 상호신용기금에 금액을 남기고 알아서 3년 관리해 달라고 했다. 85년에 적당한 것으로 사 등기해 갖고 있는 것이다. 내 손으로 샀다기보다는 그렇게 된 것이다.
 
- 그쪽 지역 땅값이 많이 올랐을텐데?
 
= 워낙 후진 데라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지 않았다. 정확히 모르겠다. 내가 서류를 안 챙겨서. 몇 년 전 내가 돈이 없어 팔려고 해도 팔리지도 않는 땅이다. 4~5년 전에 안 팔렸다.
 
- 여유돈으로 재산증식/재테크 수단 이었나?
 
= 마음대로 생각해라. 마음대로 써도 좋고. 그런게 문제가 되면 인생을 살 수 없는 거죠. 미국 갈 때 전세금을 흙 속에 묻은 건데.
 
▲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
 
현 내정자들 가운데 전국 곳곳에 49억 상당의 땅을 갖고 있는 이춘호 내정자는 회의 중 전화를 받은 탓인지 약간 기분이 상한 듯했으나 질문에는 작고 조용한 목소리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 전화 통화 가능한가?
 
= 회의 중이다. 뭐가 궁금한가?
 
- 땅이 많으시던데
 
= 증여. 상속 받은 것이다.
 
- 제주도에 땅이 많으시던데
 
= 그 땅은 얼마 전에 사별한 남편으로부터 상속 받은 것이다. 기자분께서는 쉽게 묻지만 나에게는 참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다.
 
- 아드님도 제주도에 땅을 갖고 계시던데 그것도 돌아가신 분으로부터 상속 받은 것인가?
 
= 그렇다.
 
▲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
 
경기도 강화에 본인 명의로, 포천에는 배우자 명의로 임야와 땅을 갖고 있는 남주홍 내정자는 본인이 설명할 부분은 본인이 밝히고, 배우자 명의의 땅에 대한 해명은 부인을 직접 바꿔 주는 등 인터뷰에 적극 임하는 모습이었다.
 
- 경기도 강화군에 임야가 있던데?
 
= 150평이다. 콩알만한 거 하나 있다. 그 곳은 언젠가 머리가 아파 내려가 해변을 걷다가 늙어서 오두막이나 질까해서 2천만원주고 산 것이다. 갈대밭 조그만한 거 하나다. 토지 신고대상도 아니다. 300평도 안돼서. 나대지 하난데 괜히 했다 싶다.
 
- 부인명의의 포천 땅은?
 
= 그 땅은 나보다 집사람이 더 잘 해줄거다. 직접 통화해봐라. (이후 남 내정자 부인과 전화 통화) 친정 사촌오빠가 사업하다 잘 안돼서 아버님이 증여해 주셨는데 재기하도록 공장 짓을 수 있게 땅을 한 것이다. 합법적으로 공장허가를 낸 것이다.
 
- (다시 장관 내정자와 통화) 부동산 구입에 대한 입장?
 
= 결론적으로 난 땅투기 한 적 없다. 인생 절반 공직인데 그럴 능력도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언론에서 내정자들에 대해 이런 저런 검증을 하는데 다들 좋은 분들이고 새롭게 열심히 해보려는 사람들이다. 또, 일부 언론에서 내 가족의 국적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던데 청문회에서 정정당당하게 국민들에게 다 설명할 것이다. 청문회 오히려 벼르고 있다.
 
▲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내정자
 
김성이 내정자와는 직접 전화 연결이 안돼 부인과 전화통화를 했다. 부인은 기자의 질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대답을 했다.
 
- 가평 현리에 건물과 대지가 있던데 ? 별장인가?
 
= 그냥 토지이다.
 
- 건물도 있는 것으로 돼 있던데?
 
= 모르겠다.
 
- 구입 경위는?
 
= 직접 물어봐라.
 
- 충북 충주의 땅과 임야는?
 
= 그것도 제 생각에는 조사가 갔을 것이다. 직접 내려가보고 그랬을 것인데 직접 조사했을텐데. (* 인수위 차원에서의 검증 조사를 의미하는 듯) 내 학교 직장이 충주인데 학교에서도 알아보고 그랬을 것이다.
 
▲ 정종환 건설교통부 장관 내정자
 
정종환 내정자도 자택으로 전화했으나 본인이 없어 내정자 부인과 통화.
 
- 충남 서천에 사모님 명의로 임야 여러 필지 있던데 고향이 서천인가?
 
= 우리 부부는 청양 사람이다. 은퇴후 노후에 고향에 내려가서 농장이나 가꾸며 살려고 청양 땅을 알아보는데 적당한 땅이 없었다. 그런데 아는 분이 청양 보다 가격이 싼 서천 땅을 소개해 줘서 샀다. / CBS 노컷뉴스 특별취재팀
박은경 환경부장관 내정자 '절대농지' 투기의혹
 
박은경 환경부장관 내정자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외지인이면 구입할 수 없는 '절대농지'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나 투기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또, 박 내정자 외에도 이명박 정부 초대 장관 내정자들의 3분의 1이 연고가 없는 지역에 전답과 임야 등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인사 청문회에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박은경 내정자는 지난 98년 IMF 환란 위기 당시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에 위치한 논 3,817 ㎡를 구입했다. 그러나 이 땅은 농지법상 직접 농사를 짓지않는 외지인은 가질 수 없는 '절대농지'이다.
 
특히, 박 내정자가 기준시가로 4억6천9백만원으로신고한 김포 땅은 최근 들어 신도시 개발 움직임 등으로 땅값이 크게 오른 지역이다.
 
박 내정자는 C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포에 사는 친척이 좋은 땅이 나왔다며 살 것을 권유해 구입했으며, 절대농지로 알고 있지만 IMF 당시에는 외지인의 농지 구입이 완화돼서 살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 부동산 전문가는 "농지법상 농지는 취득 증명을 제출할 때 농사를 직접 짓는다는 영농계획도 함께 내야 하며 IMF때 농지 구입 과정이 완화됐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구입했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운동가이자 대한 YWCA 연합회 회장인 박은경 내정자는 참여정부 기간에도 대통령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몇 차례 입각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다.
 
▲ 이명박 정부 초대 장관 내정자 1/3, 무연고지 부동산 보유
 
박 내정자 외에도 평균 40억원의 재력가들로 구성된 이명박 정부 초대 장관 내정자들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연고가 없는 지역에 전답과 임야 등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태생으로 서울 강남에 살고 있는 이춘호 여성부장관 내정자는 자신과 연고가 전혀 없는 제주도 서귀포시 일대 5곳에 본인 명의로 된 2만4천여 평방미터의 임야를 갖고 있다.
 
또, 이 내정자의 아들 역시 같은 서귀포 일대 5곳에 2만4천 평방미터의 임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내정자는 이외에 부산 사하구에도 대지와 주차장 등 다수의 부동산도 갖고 있다.
 
이춘호 내정자는 이에 대해 "제주도 서귀포시 일대의 임야는 사별한 남편으로부터상속받은 것"이라고 CBS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경남 합천이 본적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강만수 내정자 역시 지난 1985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관음리에 임야와 하천 2,399 ㎡를 구입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재산 증식용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강 내정자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미국으로 가면서 전세금을 받아 산 것이며 4~5년 전에 팔려고 내놨으나 팔리지 않고 있다"면서 "마음대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또, 부부 모두 충남 청양이 고향인 정종환 건설교통부장관 내정자는 부인 명의로 충남 서천군 문산면 문장리 일대6592㎡의 땅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에 대해 정 내정자의 부인은 "노후에 고향에 내려가 살 생각으로 청양 땅을구입하려 했으나 적당한 땅이 없어 아는 사람 소개로가격이 청양 보다 싼 서천 땅"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성이 복건복지가족부장관 내정자는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 1,149㎡ 의 대지와 건물, 그리고 충북 충주시 일대에 배우자 명의의 밭과 임야를 갖고 있다.
 
이밖에 남주홍 통일부장관 내정자 역시 자신과 연고가 없는 강화군에 임야 496㎡와 배우자 명의로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지현리에 전답 3,950㎡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 내정자는 이에 대해 "강화군 임야는 늙어서 오두막이나 질까해서 2천만원 주고 산 것"이라며 "땅투기는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 CBS정치부 윤석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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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2/22 [10:1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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