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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한표가 쪽박이 아니라 대박이 됐으면..."
[투표 행사기] 쓰레기 매립장 반대운동 벌어지는 곳, 내 지역 위해...
 
김철관   기사입력  2007/12/19 [16:29]
오늘(19일) 오후 1시 30분쯤 대선 투표를 했습니다. 날씨가 화창해 투표하기에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물론 아파트 음지 곳곳에 예전에 왔던 눈이 아직 녹지 않고 꽁꽁 열어 붙어 쌓여 있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는 주공아파트가 밀집돼 있고 남양주시와 대립하면서 쓰레기 매립장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됐던 마을입니다. 지난 지방의회선거에서 유일하게 쓰레기 매립장 반대 주민들의 도움으로 민주노동당 남양주시의원을 배출시킨 곳이기도 합니다.
 
▲별내면 제4투표소에 길게 늘어선 유권자들     ©김철관
 
현재도 쓰레기 매립장 반대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청학고등학교에 마련된 별내면 4투표소로 향했습니다. 쓰레기 매립장 시위 취재 인연으로 투표를 하려간 사람들이 인사를 건네더군요. 서로 다정스럽게 안부를 물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선거얘기가 나왔습니다. 집에서 투표장소인 청학고등학교까지는 600미터 정도 되는데 400미터 정도를 얘기를 하고 갔습니다.
 
그들은 주로 이명박 후보 BBK 설립 거짓말도 문제지만 정동영은 노무현 당이 탄생시킨 후보이기 때문에 싫다면서 사실 찍을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찍을 요량이니까 투표를 하려간 것이겠지요.
 
그들에게 이곳 쓰레기 매립장 반대 시위는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민주노동당 간부들과 당원들이 많이 도운 것으로고 알고 있다고 했고, 그런 의미에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의원을 당선시켰듯이 이번에도 권영길 후보가 많은 표가 나오지 않겠느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과거 지방선거는 후보자가 열심히 했고 주민 마음에 들어 민주노동당을 주민들이 지지한 것 같고, 오늘 대선은 민주노동당이 급진적인 좌파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찍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청학고등학교 교문에 들어서자 ‘투표 잘하세요’ 라는 말과 함께 교문을 지나쳤습니다. 투표장소가 다른 곳 이었던 모양입니다.
 
청학고등학교 투표장을 들어섰습니다. 고등학생으로 보인한 남학생이 투표소를 안내했습니다. 3-1(3학년 1반 이라는 의미임)이라고 써 있는 표지판 입구를 향한 교실복도에 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별내면 4투표소라는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바로 옆에 심대평 후보와 이수성 후보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했으니 그곳을 찍으면 무효라고 적혀있었습니다. 특히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할 때도 무효임과 동시에 형사고발을 당할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모친과 함께 교회 명예권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웃집 아주머님도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분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습니다. 상냥하게 대했습니다. 평소 지팡이를 짚고 다니지만 걷기도 힘들 정도로 몸이 불편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귀중한 한표를 행사하려 온 것입니다.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식들이 부축을 하고 왔으면하는 바람도 들었습니다.
 
이 분은 저하고 특별한 사이입니다. 얼마전 모친이 교회를 간 사이에 아무생각없이 집 열쇠를 잠그고 출근을 했고, 지인 상가가 있어 그 다음날 집에 들어왔습니다. 모친이 항상 열쇠를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방심했던 것입니다. 그날은 모친이 열쇠를 집에 놔두고 교회를 가 집을 들어오지 못하다가 모친께서 그분 집에가 하루밤을 보낸 특별한 인연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분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도중 한 아주머니가 투표안내문이 집에 도착하지 않았다면서 불만어린 목소리를 자아냈습니다. 나는 그 아주머니를 향해 본인 임을 확인할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투표를 할 수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아주머니는 목소리가 잠잠해졌습니다.
 
근데 투표소를 잘못 찾아 헤맨 30대 남자는 본인의 투표장소를 모르고 이곳에 왔었습니다. 그는 주민등록증을 내보이면서 투표 관련담당자들에게 확인을 요구하면서 항의를 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 결과 이곳 투표소가 아님이 분명하다면서 별내면 공무원이 이곳에 나오지 않아 정확한 투표소를 가르쳐 줄 수 없다고 친절히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인근 별내초등학교 투표소로 가보라고 했습니다. 별내면 담당 공무원들이 배치됐더라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 나의 소중한 한표가 쪽박 아닌 대박이 됐으면...    ©김철관
 
나의 투표 번호는 별내면 제4투표소 ****번이었습니다. 간단히 주민등록증과 투표번호를 불러주니 쉽게 명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명부에 서명한 후 곧바로 투표용지를 받았고, 흰 투표용지를 들고 무심코 기표소에 들어섰습니다. 손으로 볼펜모양의 기표용구를 들고 인주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인주가 없었습니다.
 
선거 때마다 인주가 있었던 탓에 나도 모르게 고정관념이 발동했던 것입니다. 바로 기표대 밑에 인주가 없는 기표용구라고 써 있었습니다. 마음에 든 후보자에게 자신있게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그리고 나와 참관자를 보면서 당당히 투표함에 용지를 넣었습니다.
 
이렇게 해 나의 귀중한 대선의 한 표가 실현된 순간이었습니다. 집에서 출발한지 30여 분만에 모든 투표절차를 끝냈습니다. 이제간 후면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나겠지요. 기왕이면 나의 소중한 한 표가 한 대선 후보의 말처럼 쪽박이 아니고 대박을 터뜨렸으면 하는 소망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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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2/19 [16:2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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