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구애의 몸짓을 구체화했다. 이 후보는 18일, 서울 남대문에 있는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표와 공동정부를 구성해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4일과 17일 박 전 대표 집을 전격 방문한 뒤에 나온 이 제안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공동정부 구상 핵심은 '昌 외교 통일 - 朴 국정 운영' 이 후보는 왜 박 전 대표로부터 두 번씩이나 만남을 거절당하면서도 구애의 몸짓을 멈추지 않는걸까? 이 후보의 공동정부 구상은 이렇다. 대통령이 되면 자신은 외교안보와 통일을 전담하고 박 전 대표는 그 외의 모든 국정 운영을 책임지고 집권여당을 대표한다는 것. 이 후보 측 최한수 정무특보는 이와 관련,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서의 대표성을 향유하고 정부 수반으로서의 국정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지만 정부수반으로서는 외교안보 및 통일 분야만 직접 관장하고 그외 모든 국정운영은 박 전 대표가 책임지고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집권여당을 대표하는다는 것은 국정운영뿐만 아니라 집권당의 대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회창 캠프 내부서도 반응 엇갈려 이 후보의 공동정부 제안에 대해 캠프내부 반응도 엇갈린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11월 출마때부터 공동정부를 제안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선일 전날 발표하는 것이 과연 박 전 대표에게 진정성을 느끼게 할 수 있느냐는 취지다. 하지만 다른 측근은 "이 후보의 마음이 원래 그랬다"며 "득표율을 따졌다면 거절당할게 뻔한데 두번씩이나 박 전 대표의 자택을 찾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표를 다시 만나러 갈 것이냐"는 질문에 "유세일정이 빡빡해서 딱히 여러분께 시간이나 일정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세번째 방문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근혜, 비공식 일정 소화하며 '묵묵부답'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는 말이 없다. 박 전 대표는 당의 조치에 따라 유세 일정을 잡지 않고 삼성동 자택을 나서 비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공동정부 제안에 대해서도 별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이제 와서 무슨 공동정부냐"며 "(박 전 대표는) 어떤 언급도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와는 의논되지 않은 (이 후보) 본인 얘기가 아니겠냐"며 "5년전과는 참 다른 모습"이라고 촌평했다. 이 측근 의원은 그러나 대선 이후 상황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뒤 박 전 대표를 완전히 안고가면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뼈있는 말을 건넸다. / CBS정치부 박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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