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혜의 영화나들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바울의 재발견,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사람] 예수와 바울의 논쟁 소개, 왜곡된 인식 바로잡으려는 김창락 교수
 
임순혜   기사입력  2007/07/31 [01:48]
바울은 부활한 메시아 예수를 전파한, 기독교의 기틀을 만든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예수의 가르침을 최초로 왜곡시킨 자"(토마스 제퍼슨), "나쁜 소식 전달자"(니체), 심지어 "세상을 위해선 바울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버나드 쇼)이라는 말까지 듣는 사람이 되었다.
 
이러한 바울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으려 한 게리 윌스의 저서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를 최근 번역한 김창락 전 한신대 교수(정년퇴임)를 지난 29일 서대문역에 위치한 한백교회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창락 교수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7월29일, 한백교회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김창락 전 교수     © 임순혜

- 게리 윌스의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를 번역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게리 윌스의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서문을 읽고 바울과 관계된 전체를 개관하고 있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였다. 마침 출판사에서 번역할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했으나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직접 번역하게 되었다."

- 저자 게리 윌스는 어떤 사람인가?

"가톨릭 교인으로 문필가다. 정통신학자는 아니다. 전문 신학자들의 저서를 읽고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 사람이다. 가톨릭과 로마 교황청에 대해 비판을 많이 한 지식인이다.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가 신학전문가의 이야기라면 이해하기 어려우나, 평신도로서 오히려 핵심을 잘 지적하고 있어 평신도들에게 더욱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 바울에 대한 저자의 관점은 어떤가?

▲게리 윌스의 저, 김창락 번역의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돋을새김
"게리 윌스는 역사비평적인 관점에 서 있다. 바울을 연구할 때 '1차적인 자료가 무엇이냐?' 가 중요하다. 초기 자료인가, 후기 자료인가가 중요하다. 저자는 바울의 7개 진정서신에 근거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도행전과 바울서신의 내용은 다르다. 학자들은 사도행전과 바울서신을 혼합하여 이야기 하고 있으나 저자는 바울 서신만 택해 이야기 하고 있어 철저 하다."
 
- 바울에 관한 다른 책과 차별성이 있다면?

"저자는 교리적이고 신학적인 문제보다 초대교회와 바울의 실제적인 역사 맥락, 역학관계에 따라 바울을 보았기 때문에 다른 책들과는 다르다. 예를 들면 빌레몬에 관련해서는, 빌레몬이 감옥에 있는 바울과 접촉했는가를 저자가 상상해서 개연성 있게 잘 설명했다." 
  
-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주목할 부분은 무엇인가?

"번역을 하면서 성서 용어를 사역을 한 점이다. 우리들이 흔히 사용하는 용어 중 그리스도는 메시아로, 교회는 모임이라는 용어로, 자기 나름대로의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래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책 끝부분에 용어 해설을 해 놓았다."
 
- 그렇다면 신학적 해석을 가미한 것인가?

"신학적 해석이라기보다 '초대교회에서 역사적인 역학 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관찰하고 썼다. 바쁜 사람들은 서론만 보아도 문제의 핵심을 알 수 있다. 흔히 예수는 좋은 사람, 바울은 나쁜 사람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바울을 기독교 지식을 왜곡한 사람이라고 바울을 매도하기도 하나, 이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설명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은 부담되지 않은 분량으로 평신도들이 읽기 쉽게 2000년 동안 계속된 예수와 바울의 논쟁을 응축해 놓았다. 신학적 테마로 다룬 것이 아니다. 구원, 죄, 화해 등을 역사적 틀 속에서 바울의 삶과 주장을 재미있게 썼다."
 
- 이 책이 의미 있다면?

"특별히 중요한 것은 성서문자주의나 축자영감설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급진적 진보주의 연구와도 거리를 두고 균형적인 시각에서 잘 정리 한 점이다. 미국에서 2004년 출간하였는데, 종교서적 베스트에 오르기도 했었다"
 
- 역자로서 독자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저자가 바울서신 13개중 7개의 진정서신을 토대로 쓴 점이다. <바울서신>과 <사도행전>속의 바울을 조화시키는 것은 교회를 우민화 시키는 것이다. 바울에 대한 설명을 1차적 소스에 의해 해야지 후기 바울 서신에 의하면 안 된다는 지식을 독자들이 알게 되는 것만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사료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바울의 진정서신에 의해 바울의 삶을 이야기 한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전문 성서학자보다 더 성실한 분이다."
 
▲한백교회 교인들과 함께 성경공부하면서 담소중인 김창락 전 교수     © 임순혜
 
게리 윌스와 김창락은 누구?

게리 윌스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문화 역사학자이자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을 공부한 명한 문학역사가이며 베스트셀러 저자다.

게리 윌스는 22세에 집필활동을 시작하여 30권에 이르는 책을 펴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성 아우구스티누스>(Saint Augustine), <나는 왜 가톨릭교도인가>(Why I am a Catholic?), <교황의 죄>(Papal Sin) 등이 있으며 1993년에는 <게티즈버그 연설, 272단어의 비밀>(Lincoln at Gettysburg)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게리 윌스는 조지아 주에서 태어나 미시건 주에서 성장했으며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나 가톨릭계 학교를 다녔다. 한때 신부가 되려 했지만 고전연구에 전념하여 1961년에 예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북리뷰>의 고정 집필진으로 활동 중인 윌스는 두 번에 걸쳐 전미 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노스웨스턴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게리 윌스는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에서 철저한 신학적,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바울의 진실을 추적, 바울이야말로 진정한 "기쁜 소식 전달자", 즉 복음을 전한 사도라는 것을 밝힌다.

연작 <예수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는 현재 미국 내 기독교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 신앙서적이다.

옮긴이 김창락 교수는 신학박사이며 표준새번역 성서 번역위원이다.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영어영문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독일 Johannes Gutenberg 대학 신학부를 졸업하였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 신학과 교수로 정년퇴임하였으며, 미국 Chicago Theological Seminary 객원 교수, 한신대학교 평화연구소장, 한국신약학회장, 한국민중신학회장을 역임하였다. 현 제3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소장이다.

저서로는 <다마스쿠스 사건 - 무엇이 일어났는가?> <갈라디아서 주석> <성서읽기 / 역사 읽기> <새로운 성서 해석과 해방의 실천>을 비롯해, 바울과 예수에 관한 많은 논문들이 있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7/31 [01:4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