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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랑은 붙잡고, 최대표는 밀어내는 가운데 이회창씨 미국으로
이회창 정계복귀추진, 이러지도 저러지도..
 
심재석   기사입력  2003/07/21 [21:20]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팬클럽인 창사랑(http://www.changsarang.com/ )이 최근 이회창 총재의 일시 귀국으로 다시 활성화된 듯 보인다. ‘창사랑’은 19일 종로에서 모임을 갖고 향후 진로 모색을 논의했다. 이 모임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며 1. 창사랑 바르게 알기 2. 창사랑의 정체성 3. 회원확대 방안 4. 2003년 행사 등에 대해 1시간 정도의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전총재의 일시 귀국으로 창사랑의 일각에서는 이전총재의 정계복귀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전국구 1번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전총재의 정계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bbeemer라는 아이디의 회원은 “정계에 다시 복귀하신다면 김대중 전대통령과 뭐가 다르겠”냐며 “(정계복귀는) 대쪽의 이미지에 누를 끼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창사랑이 DJ를 비판했던 가장 큰 내용 중에 하나가 정계은퇴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전총재의 복귀를 추진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창사랑 내부에서도 쉽게 의견을 통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창사랑 회원들은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에게는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에서 최대표가 이전총재를 푸대접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창사랑 회원들은 최대표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js라는 아이디를 쓰는 회원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위해 곁에 있는 사람을 포옹하는듯하다가 밀쳐버리는 객기가 그(최대표)의 품성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yoonjw72라는 아이디의 회원은 최대표가 “(이전총재에게)예우상으로라도 다시 당에 와서 대선 후보 출마해 주십시오”라고 말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전총재의 정계복귀는 최병렬 대표에게도 딜레마다.
최병렬 대표는 이전총재의 복귀가 본인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경선 당시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시고 오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이전대표가 복귀하면 최대표의 당내입지가 약해질 우려가 있다. 서청원 전 대표를 비롯한 친이회창계 의원들이 아직 최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고 홍사덕 총무와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당내 의원들이 지도력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전총재가 복귀하면 한나라당의 무게중심이 급속도로 이전총재 쪽으로 움직일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시점에서 최대표가 이전총재에게 대립각을 세운다면 강력한 당내외의 반발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창사랑’에서도 최근 최대표의 발언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고, 친이회창계 의원들과 충돌한다면 한나라당이 내홍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21일 이회창 전 총재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언제 다시 올지는 확실하게 알려지지는 않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92년 대선에서 낙선하고 은퇴한 후 민주당과 지지자들이 심한 내홍을 겪었던 것처럼 한나라당과 창사랑도 어려움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한국정치의 문제점이었던 ‘1인 보스정치’이다. 정당과 지지자가 한 사람의 보스에 의해 움직이다 보니 보스가 떠나면 갈 길을 잃어 버리는 것이다.

현재 한국정치에 1인 보스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도 당정분리원칙 때문에 민주당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고,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도 당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계기로 이제부터는 보스정치에 대한 향수를 버리고 시스템에 의한 정치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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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21 [21: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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