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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대선주자, 지구온난화에 관심있나
[김영호 칼럼] 청와대와 대선주자, 에너지 절약과 지구온난화 관심없어
 
김영호   기사입력  2007/03/01 [12:28]

 지구가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태워 열을 받았는지 겨울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따듯한 겨울이 이어지니 아직 가을인가 싶기도 하고 벌써 봄이 왔나 싶기도 하다. 올 겨울 날씨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00년만에 가장 포근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서울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 날이 없단다.

 그 동안 지구온난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다. 자연현상인지, 온실가스 때문인지 두고 말이다.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 2월 2일 IPCC(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가 새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마디로 급속하게 진행되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는 경고였다. 인류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 기온상승에 따라 지구에 재앙이 온다는 내용이다.

 그 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는 끊이지 않았다. 아열대가 온대로 변하고 온대가 아열대로 변하면 동식물 분포에 혼란이 온다. 예기치 못한 질병이 발생하고 작물피해에 따른 식량난이 우려된다. 북극빙하와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 내린다. 해수면이 높아져 해안도시는 침수된다. 식수원도 고갈된다. 그 비관적 예고가 동아시아의 쓰나미, 미국 남해안의 카트리나라는 것이다.  

 1월 10일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교토의정서 기준연도인 1990년에 비해 20%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제안했다. 유럽연합은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가장 앞서왔는데 이번 제안도 획기적이다. 3월 8~9일 열리는 27개국 정상회담에서는 생물연료 사용비율을 2020년까지 최소한 10%로 끌어올리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2012년까지 신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162g/㎞를 130g/㎞로 감축하는 법안도 마련했다.  

 세계 온실가스의 25%를 배출하는 미국은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해왔다. 그 미국에도 상원에 EU의 제안과 비슷한 법안이 네 개나 제출되어 있다. 부시 대통령은 1월 23일 연두교서를 통해 앞으로 10년 이내에 석유소비량을 20% 감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25년까지 현재 석유소비량의 25%를 생물연료로 대체하겠다는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 온실가스 배출감축은 성장억제라고 반발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선진국만의 문제일 수 없다. 중국은 전세계가 보유한 태양열 온수시설의 절반 이상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에너지 효율성을 20% 향상시키기로 했다. 먼저 생물연료의 비율을 2010년까지 10%, 2016년까지 16%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인도는 풍력발전에 앞장서 있고 브라질은 1200억달러 상당의 자동차 연료를 생물연료로 교체했다.

 2월 1일 저녁 7시 55분 파리는 에펠탑을 불야성으로 밝히는 전구 2만여개를 5분간 소등했다. IPCC가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전날 밤의 행사였다. 그런데 서울은 연말연시에 맞춰 가로수에 설치한 무수한 전등들이 에너지 낭비를 자랑하고 있었다. 서울의 하늘을 도배한 대형건물의 전광판, 광고판들이 밤을 잊은 도시로 만들었다. 남의 나라와는 달리 에너지 절약이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고민 따위는 없다는 듯이 말이다. 

 산업논리, 시장논리만 판치는 천박한 나라에서 에너지 절약은 진부한 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절약은 효율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세계 전기의 20%가 조명용으로 쓰인다. 백열등을 에너지 절약형 소형형광등으로 바꾸면 전력을 75~80%나 절약하고 수명도 10배가 길다. 세계최대의 소매상 월마트는 연말까지 소형형광등 1억개를 판매할 계획이다. 필립스는 백열등 생산을 중단한다. 텍사스 인스트루멘츠는 2005년 태양광을 이용한 자연조명으로 공장건축비를 30% 절약했고, 또 조명비용도 80%나 줄였다.

 냉난방이 세계 에너지의 36%를 태운다. 스웨덴에서는 많은 주거용 건물들이 난방시설을 지열로 데운다. 석유업자 출신인 부시 미국 대통령도 텍사스 목장에 지열을 이용한 난방시설을 설치했다. 미스비시 중공업은 1980년대부터 용광로 폐열을 발전용으로 이용하여 에너지를 70%나 절약하고 있다.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 산업분야의 에너지 절약은 어렵다고 치자. 하지만 국제사회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에너지 절약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고민은 있어야 하지 않나? 국가미래를 몰라라하는 청와대와 대선주자들한테 묻고 싶은 말이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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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3/01 [12:2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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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쩌다 2007/06/22 [04:29] 수정 | 삭제
  • 전에 대통령은 차치하고 그 전에 해수부장관될 사람이라면 담당분야에
    상관없이 적어도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뻥을 치고다니기라도 해야지, 안전한 생수물 사먹을 능력되는 사람상대로
    생수장사는 안했을거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내가 신자유주의인지
    자본주의인지 하는 뭔가를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나라도 잘살자가 아닐까요? 아니면 위기는 기회다 마인드로
    생수장사 비슷한 온난화방지 타운분양 선택된 몇분만 모십니다
    사업을 하실지도...
  • 아찌 2007/03/02 [12:11] 수정 | 삭제
  • 현정권은 에너지 위기나 지구 온난화 문제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성장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가 봅니다.

    석유를 독점하고 있는 미국에게 잘 보이고 자원외교만 좀 강화하면
    된다는 안이한 시각으로 세계적 에너지 위기에 접근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지구 온난화 역시 우리와는 별상관없이 세계적인 추세로 발생하는
    문제로 보는 것 같은데, 우리 자신에 대한 반성이 결여되어 있고
    우리가 얼마나 파괴적이고 낭비적인 개발 위주의 정책을 남발하고
    있는지 모르는가 봅니다.

    그러기에 전국적인 개발 정책을 수도 없이 쏟아내어 한반도의
    생태 환경이 회복 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데도 오로지 한미FTA를
    통한 경제 성장만을 외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하겠다는 이 정부하에서는 자연도
    농업도 없고 그 어떤 대안도 없지요. 이게 유연한 진보라는 건지
    자다가도 웃을 일입니다.